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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8일 17시 06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0월 29일 10시 33분 KST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 경매 시장에 나왔다

예상가의 40배가 넘었다

huffpost
오비우스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 중 처음으로 경매에 붙여진 ‘에드먼드 데 벨라미’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 ‘경매’에서 43만2500달러(약 4억9400만원)에 팔렸다. 세계 3대 경매사 가운데 하나인 크리스티가 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진행한 경매에서 나온 결과다. 낙찰가는 크리스티가 애초 예상한 7000달러(800만원)~1만달러(1140만원)의 40배가 넘는 고액으로, 경매장 맞은편에 있던 앤디 워홀의 그림과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의 낙찰가를 합친 것보다 2배나 많은 금액이다. 낙찰자는 익명의 전화 입찰자였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제작한 초상화가 경매에 나와 팔린 것은 그림 경매 250년만에 처음이다.

이 초상화는 캔버스의 가운데만 그림으로 채워져 있으며 바깥쪽은 아무런 덧칠도 돼 있지 않다. 특히 초상화의 주인공 얼굴이 희미하게 처리돼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이 인물의 의상은 17세기의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의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의 의상과 비슷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그림의 작가는 파리의 예술공학단체 오비우스(Obvious)의 프로그래머들이 개발한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이다. 이 인공지능은 14~20세기의 그림 1만5천여 작품을 학습한 끝에 이 작품을 그려냈다. 생성자가 이미지를 만들면 판별자가 이것이 실제 사람이 그린 그림인지 아닌지를 평가하는 상호경쟁 방식의 생성적 대립네트워크(GAN) 기술을 사용해 학습했다. 그림 제목은 ‘에드먼드 데 벨라미(Edmond De Belamy)의 초상화’로, 가상의 벨라미 가족 그림 시리즈 11개 작품 가운데 하나다. 오비우스는 이 연작 가운데 한 작품을 지난 2월 한 개인 수집가에게 1만2천달러에 팔았다. 오비우스는 경매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GAN 알고리즘 개발자 이안 굿펠로우 등 새로운 기술의 개척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이 그린 벨라미 가족 연작 시리즈 중 일부

 

컴퓨터가 그린 그림은 창의적인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컴퓨터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학습 경험이 필요하다. 이번 경우엔 1만5천개의 그림을 학습했다. 이는 인공지능의 창의성을 부정하는 증거로 거론된다. 그러나 인간도 그림을 그릴 바탕 재료가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그것을 컴퓨터와는 달리 영감이라고 부른다. 그 영감은 자신의 경험과 다른 사람의 예술에서 얻어진다. 그런 점에선 인공지능이나 사람이나 작품을 만드는 방식은 마찬가지라고도 하겠다. 오비우스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 프로젝트는 1년 전 GAN 기술의 발견과 함께 시작됐으며, 이 기술 덕분에 우리는 기계에도 창의성 개념을 적용해 실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 이 글은 한겨레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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