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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폭발물 소포' 용의자가 트럼프에게 끌렸던 이유 : 분노, 상실감

사회 부적응자, 외톨이, 아웃사이더.

  • 허완
  • 입력 2018.10.27 14:36

 

미국 민주당 인사들에게 동시다발적으로 발송된 ‘폭발물 소포’ 사건의 용의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서 정서적인 위로를 얻었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건에서 그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는 CNN 인터뷰에서 부친에게 버림 받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어왔던 용의자가 ”도널드 트럼프에게서 아버지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56세 남성인 시저 세이약은 26일 체포됐으며, 5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해왔던 민주당 정치인과 CNN 등 12곳에 폭발물 소포 14개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거주했던 것으로 보이는 밴은 친(親)트럼프 구호 스티커들로 가득했다.

그의 가족 전담 변호사로 일해온 론 로위는 이날 밤 CNN 앤더슨 쿠퍼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길을 잃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사건에서 세이약을 변호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필리핀계 부친과 이탈리아계 모친에게서 태어난 그가 ”부친에게서 버림 받았”으며, 간절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이든 찾고 있었으며, 트럼프에게서 아버지를 찾았다”고 생각한다고, 로위 변호사는 말했다. 트럼프가 대선에 출마하기 전까지는 세이약이 한 번도 정치적 활동에 관여한 적이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Twitter/Cesar Sayoc

 

″내 의견은, 그가 트럼프라는 신앙의 ‘손길’에 끌렸던 것 같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와 같은 아웃사이더들, 미국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트럼프가 손을 내밀었고, 그들에게도 자리가 있다고 말해주고, 분노해도 좋다고 말해줬다.” 로위 변호사의 말이다. ”나는 그게 범행 동기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대통령을 전적으로 탓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 않다. 이건 아픈 사람이다. 사실 나는 우리 모두를 탓하고 싶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변하기 전에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사전에 이들을 치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신호가 발견되어도 이들을 사회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 우리에게는 소외된 이런 사람들을 위한 사회화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꼭 비싼 심리치료사나 의사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지역사회의 개입이 필요한 일이다.”

ⓒStringer . / Reuters

 

로위 변호사는 또 과거 세이약과 대화를 나눴을 때 ”그가 (평균보다) 낮은 IQ, 심각한 정서적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인의 몸을 가진 14세와도 같았다. 그는 평범한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그는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많이 아픈데도 도움을 받지 못해 외톨이가 되었으며, 그러다가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수용하고 받아들인 것처럼 (자신이 겪고 있는 불행의) 원인(돌릴 대상)을 (외부의 적에게서) 찾아낸 누군가의 슬픈 결과”라고, 로위 변호사는 덧붙였다.

또 로위 변호사는 세이약의 가족들이 오랫동안 그에게 정신적 치료를 권했지만 그는 이를 거부했으며, 본인의 의사에 반해 정신과 치료를 강제할 수 없다는 플로리다주 법률 때문에 치료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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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로위 변호사는 세이약이 폭발물 소포를 혼자서 기획할 만큼의 지적 수준을 가진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일을 하도록 부추기고 독려했던 사람이 있다거나, 혹은 이 폭발물들이 너무 조잡하게 만들어져서 실제로는 절대 작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세이약의 가족은 ”망연자실”한 상태이며, 그들은 ”평범한, 평판이 좋은 근면한 중산층”이라고 로위 변호사는 설명했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Cesar Sayoc ‘Found A Father In Trump,’ Family Attorney Tells Anderson Cooper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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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