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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이 "여성들의 불안, 해소되지 못했다"며 15만 경찰관들에게 부탁한 것

"여성 대상 범죄,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주길 바란다"

ⓒChung Sung-Jun via Getty Images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제73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15만 경찰들에게 ”사회적 약자의 고통과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주기 바란다”며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엄단을 촉구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경찰은 ‘여성 대상 범죄근절 추진단‘을 설치하고, ‘사이버 성폭력 특별단속’을 실시해 왔다. 불법촬영자와 유포자 1천여명을 검거하고, 해외 서버 음란사이트 50여곳을 단속하는 성과도 거뒀다”며 ”그러나 아직 여성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불안과 공포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여성의 삶과 인격을 파괴하는 범죄들을 철저히 예방하고, 발생한 범죄는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5월 1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몰카 범죄, 데이트폭력 등은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 범죄”라며 ”수사 기관들이 좀 더 중대한 위법으로 다루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문 대통령은 ‘몰카’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나, 이번에는 ‘불법촬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게 눈에 띈다.

아래는 이날 ‘경찰의 날’ 기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전국 15만 경찰관 여러분,

제73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을 이곳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치르게 되어 참으로 뜻깊습니다. 99년 전인 1919년 8월 12일,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에 취임했습니다. ”임시정부의 문지기”가 되겠다는 각오로 대한민국 경찰의 출범을 알렸습니다.

‘매사에 자주독립의 정신과 애국안민의 척도로 임하라‘는, ‘민주경찰’ 창간호에 기고한 선생의 당부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경찰 정신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그의 후예들이 전국의 치안현장에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안위보다 국민의 안전을 우선하는 ‘현장의 영웅’들을 보며, 김구 선생도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은 또한 ‘독도의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 영토의 최동단을 수호하고 있는 경북지방경찰청 독도경비대 여러분에게 각별한 격려의 인사를 보냅니다.

명예로운 경찰관의 길을 뒷바라지해오신 경찰 가족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순직·전몰 경찰관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 여러분께 추모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경찰관 여러분,

지난 1년, 경찰은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지켜주었습니다.

올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은 ‘평화올림픽‘이자 ‘역대 가장 안전한 올림픽’이라는 세계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연인원 29만 명의 경찰관이 살을 에는 혹한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해준 덕분입니다.

4월 판문점에서 열린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도 치밀하고 빈틈없는 경비로 성공을 뒷받침해주었습니다.

드러나지 않게 국민의 염원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온 경찰의 노고를 치하합니다.

지난 1년은 우리 경찰이 국민의 경찰로 거듭 나기 위해 전력을 다해온 시간이기도 합니다.

경찰은 정부 출범 후 가장 먼저 개혁위원회를 발족해 330개의 세부개혁과제를 마련했습니다. 실천에 있어서도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제복 입은 시민”이라는 새로운 경찰상을 정립하는 데도 힘을 쏟아왔습니다.

지난해 촛불혁명에서 경찰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정신과 함께했습니다. 국민의 앞을 막아서는 대신, 국민의 곁을 지켰습니다.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의 길을 열었습니다.

이제 경찰은 집회시위 대응 방식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시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습니다. 집회·시위 참가자들의 목소리와 요구를 현장에서 경청하는 ‘한국형 대화경찰관’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분명히 약속합니다.

더 이상 공권력의 무리한 집행으로 국민과 경찰이 함께 피해자가 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경찰관 한명 한명이 국민이 내민 손을 굳게 잡을 때 민주주의와 평화는 더 굳건해질 것입니다. 국민의 경찰로 완전히 거듭나려는 경찰의 노력에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경찰관 여러분,

경찰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더욱 높습니다.

사회적 약자의 고통과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주기 바랍니다.

지난 8월 경찰은 ‘여성대상 범죄근절 추진단‘을 설치하고, ‘사이버 성폭력 특별단속’을 실시해왔습니다. 불법촬영자와 유포자 1천여 명을 검거하고, 해외 서버 음란사이트 50여 곳을 단속하는 성과도 거뒀습니다.

그러나 아직 여성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불안과 공포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습니다. 여성의 삶과 인격을 파괴하는 범죄들을 철저히 예방하고, 발생한 범죄는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주길 바랍니다.

경찰은 국민 곁에 가장 가까이 있는 정의로운 이웃입니다. 지역의 어린이들, 장애인과 어르신들이 더욱 안전하고 편안할 수 있도록 한걸음 더 뛰어주길 당부합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응한 ‘스마트 치안’에도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첨단 장비와 과학수사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범죄 예방과 해결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에 따라 경찰의 조직 문화도 보다 합리적이고 유연하게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 경찰이 가진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경찰 내부의 민주적인 소통도 강화해 줄 것을 당부합니다.

국가 안보에 있어서 경찰이 해야 할 몫도 매우 큽니다. 안보가 튼튼해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향해 내딛는 국민의 발걸음이 더욱 굳건할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정부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국정원의 대공정보능력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정보에서 수사로 이어지는 공조체계를 튼튼히 구축해주기 바랍니다.

특별히, 안보수사의 전 과정에서 인권 보호 장치를 마련할 것을 당부합니다. 안보사건의 피의자·피해자·참고인 등 수사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인권이 보호돼야 합니다. 안보수사를 통해 평화를 지키는 일과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는 일은 하나라는 것을 끊임없이 되새겨주길 바랍니다.

경찰관 여러분,

지금까지 여러분이 이뤄온 개혁의 성과만큼 국민의 믿음도 커졌습니다.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검경수사권 조정안’은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경찰과 검찰이 한편으로 긴밀히 협력하면서 한편으로 서로를 견제하면 국민의 인권과 권익은 더욱 두텁게 보호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경찰은 수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합니다. 국민들이 수사과정과 결과의 정당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엄정하고 책임있는 수사 체계를 갖추기 바랍니다.

지난 9월에는 ‘자치경찰제‘의 구체적 실현 방안이 담긴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중앙에 집중된 경찰권을 지방으로 분권하고, 지역의 특성과 지역주민의 요구에 맞는 생활안전과 치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경찰이 앞장서주기 바랍니다.

15만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을 자신의 사명이자 천직으로 여겨왔습니다. 경찰관의 노고에 합당할 수 있도록 처우개선과 치안 인프라 확충에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경찰의 일상이 된 ‘격무‘도 해소해나갈 것입니다. ‘경찰관 2만명 충원’ 목표에 따라 경찰인력을 꾸준히 증원할 것입니다. 경찰조직에 역동성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위직에 편중된 직급구조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해마다 평균 16명의 경찰관이 순직하고, 1천800여명이 부상을 당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위한 경찰의 희생과 헌신에 반드시 보답하는 국가가 될 것입니다. 경찰관의 부상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비 확충에도 더욱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랍니다.

경찰관의 정당한 법집행이 위축되거나 경찰관 개인에게 부당한 책임이 주어지는 일이 없어야 국민의 안전이 더욱 철저히 지켜질 수 있습니다. 경찰이 당당하고 공정하게 법집행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경찰관 여러분이 쉼 없이 뛴 시간만큼 국민이 안전해졌습니다. 국민은 사랑과 신뢰로 화답해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찰관 여러분,

경찰관의 제복에는 ‘애국안민의 정신’이 배어있습니다. 민주, 인권, 민생 경찰의 길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부터 시작된 자랑스러운 경찰의 길입니다.

제주4·3 당시 상부의 민간인 총살 명령을 거부하고 수많은 목숨을 구해낸 문형순 성산포서장,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딸로 독립투사였다가 해방 후 경찰에 투신한 안맥결 총경, 80년 5월 광주, 신군부의 시민 발포명령을 거부한 고 안병하 치안감이 명예로운 경찰의 길을 비춰주고 있습니다.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경찰, 따뜻한 인권경찰, 믿음직한 민생경찰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경찰의 날을 축하하며, 경찰 가족 모두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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