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주요 인사들과 CNN에 배달된 폭발물 소포를 보낸 범인을 찾아내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자신의 입으로 ‘단합’을 강조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그는 언론에도 책임을 돌렸다.

24일(현지시각) 저녁 위스콘신주 모사이니(Mosinee)에서 열린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이나 폭력 위협을 정치적 협박, 강압, 통제의 수단으로 용납하는 그 어떤 국가도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와 같은 행동은 철저하게 제지돼야 하고, 강하게 처벌돼야 한다.”

그는 ”우리는 (정당을 떠나) 모든 측이 평화와 조화 속에 힘을 모으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던 트럼프는 폭발물을 동원한 정치적 위협과 여론 분열에 부분적으로는 책임이 있다며 언론에 책임을 돌렸다.

″분열을 해소하고 사람들을 단합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국가적 노력에 있어서 언론에도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끝없는 적개심과 계속되는 부정적이고도 자주 거짓인 공격과 보도들을 중단할 책임이 있다.” 트럼프가 말했다. ”그들은 멈춰야 한다. 사람들을 단합시켜야 한다.”

이날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민주당 주요 인사들 및 방송사 CNN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송된 폭발 물질이 담긴 소포 때문에 큰 충격에 빠졌다. 

폭발물이 실제로 폭발로 이어지지도, 이로 인해 부상을 입은 사람도 없지만 이 수상한 소포들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해왔던 인사들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선거운동 당시는 물론, 대통령 취임 후에도 끊임없이 언론을 맹렬히 비난해왔다. 기자들을 겨냥한 폭력을 조장하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놀랍게도 이 트윗은 그대로 남아있다.)

지난달 몬태나주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레그 지안포르테 하원의원(공화당)이 2017년 영국 일간지 가디언 소속 기자 벤 제이콥스를 폭행했던 일을 추켜세우며 그가 ”강인한(tough cookie)” 인물이자 ”나랑 비슷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탄핵을 주장했던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을 비판하며 그가 ”매우 낮은 IQ”를 가지고 있다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워터스 하원의원은 이번 ‘폭발물 소포’의 타깃 중 하나가 됐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이나 의원들을 겨냥한 자신의 공격은 언급하지 않은 채 ”정치적 반대편들이 도덕적 결함이 있다고 여기는 것을 중단”할 것을 정치권에 요청했다.

″도덕적 비난과 파괴적인 관례의 언어들, 그와 같은 다툼과 이견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트럼프는 말했다. ”그 누구도 정치적 상대편을 역사적인 악당들과 경솔하게 비교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사람들을 떼 지어 습격해서도, 공공의 재산을 파괴해서도 안 된다. 여러분의 의견을 드러낼 하나의 방법이 있다. 투표 제도라는, 평화적인 (방법이 있다).” 

그러나 단합을 강조한 그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몇몇 민주당 정치인들을 개인적으로 겨냥해 공격했으며, 자신은 ”품위”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태미 볼드윈 상원의원(민주당, 위스콘신)을 언급하며 그가 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사회주의적 탈취”를 원하는 ”급진적인 극좌 경쟁후보”라고 말했다.

″나는 매우 품위 있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트럼프가 말했다. ”보통 나는 소리를 지르겠지만, ’그들은 사회주의적 탈취를 원한다!’”

″그나저나, 내가 오늘 밤 얼마나 품위 있게 행동하고 있는지 봤나? 이런 거 본 적 있나? 우리 모두는 매우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있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Donald Trump Criticizes Media Just Hours After Pipe Bomb Scar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