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10월 25일 12시 31분 KST

빈 살만 왕세자가 마침내 카쇼기 사망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혹과는 거리를 뒀다.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언론인 자말 카쇼기 살해 사건을 ”악랄한 범죄”로 규정하며 범인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은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사건이 벌어진 지 약 3주만인 24일(현지시각), 빈 살만 왕세자는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 정부가 야심차게 개최한 국제투자회의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서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혹과 압박을 의식한 듯, 그는 TV로 생중계된 이날 연설에서 ”이 범죄는 모든 사우디인들에게 고통스러웠으며,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도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것은 정당화될 수 없는 악랄한 범죄다.”

미국으로 자발적 망명을 떠난 이후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글을 써왔던 카쇼기는 결혼 서류를 위해 지난 2일 주이스탄불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 갔다가 살해됐다. 터키 정부는 사우디 왕실이 살해와 사체 훼손 ‘작전’을 지시했다는 여러 정황들을 언론에 흘리며 사우디를 압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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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빈 살만 왕세자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터키 정부와의 공동수사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사우디와 터키의 갈등을 조장하려는 시도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우리는 (사우디와 터키) 두 정부가 범인을 처벌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결국에는 정의가 구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이 고통스러운 상황을 이용해 (사우디) 왕국과 터키 사이의 분열을 일으켜 이득을 보려는 이들이 있다”며 ”나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에 있고 에르도안이 터키 대통령으로 있는 한 그렇게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 앞서 빈 살만 왕세자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전화통화를 갖고 공동수사를 위한 조치들을 논의했다고 두 나라 언론들은 전했다. 두 사람이 이번 사건에 대해 전화통화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 정보 및 국가안보기관은 살해가 우발적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이뤄졌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지시를 내린 사람부터 이를 이행한 사람까지, 그들에게 모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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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사우디 왕실은 카쇼기가 총영사관 안에서 살해됐다는 의혹을 줄곧 부인해왔다. 카쇼기가 정상적으로 총영사관을 떠났다는 것. 그러나 터키 정부가 익명의 관계자들을 통해 ‘잔혹한 살해‘와 은폐 시도의 강력한 정황들을 언론에 공개하자 끝내 그의 죽음을 시인하면서도 ‘우발적 다툼 끝에 벌어진 살해’ 사건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우디 왕실을 두둔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조금씩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서기 시작하면서 사우디 왕실가 궁지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사건과 무관하다’는 빈 살만 왕세자의 말을 ”믿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만약 빈 살만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에는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에 있어 매우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수사결과) 보고서를 봐야할 것이다. 정말 중요한 질문은 그가 처음부터 이걸 알았는가 아니면 알지 못했는가이기 때문이다. 사건이 벌어진 다음이 아니라, 벌어지기 전에. 알겠지만 그들은 고위층, 사우디 최고위층에서는 몰랐다고 강력하게 (부인하는) 입장을 냈다. 나는 그게 사실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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