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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사우디 카쇼기 사망 사건은 "역대 최악의 은폐"라고 했다

미국은 사우디에 대한 첫 제재 조치도 단행했다.

  • 허완
  • 입력 2018.10.24 15:45
ⓒASSOCIATED PRES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쇼기 살해 사건은 ”은폐 역사상 최악의 은폐” 사례라고 23일(현지시각) 말했다. ‘우발적 살해’라는 사우디 정부의 공식 발표를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살해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직접 비판하는 대신, ‘암살 작전’에 연루된 사우디 요원들을 겨냥하는 듯한 말을 했다.    

″그들의 애초 계획은 매우 형편 없었고, 형편 없이 시행됐으며, 은폐는 은폐 역사상 최악의 은폐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각하지 말았어야 할 형편 없는 처리였다. 누군가 완전히 망쳐놓았다. 그리고 그들의 은폐는 최악이었다”며 ”그런 구상을 생각해낸 게 누구였든 그는 곤경에 처했을 것이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공식 설명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카쇼기가 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살해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으로 자발적 망명을 떠난 이후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글을 써왔던 카쇼기는 결혼 서류를 위해 지난 2일 주이스탄불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 갔다가 살해됐다. 터키 정부는 사우디 왕실이 살해와 사체 훼손 ‘작전’을 지시했다는 여러 정황들을 언론에 흘리며 사우디를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처음으로 사우디를 공개 압박한 지 몇 시간 뒤에 나왔다. 의혹 초기 사우디를 두둔하는 듯한 말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조금씩 발언 수위를 높여왔다. 미국 의회에서는 사우디에 대한 경제제재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서 나오고 있다.

ⓒASSOCIATED PRESS

 

이날 미국 국무부도 사건에 연루된 사우디 정부 관계자 21명에 대한 비자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 이후 미국이 사우디를 겨냥해 내놓은 첫 번째 제재 조치다.

뉴욕타임스(NYT)는 제재 대상 21명 중 살해 작전에 투입된 15명의 요원을 비롯해 사우디가 지난주 경질한 정부 관계자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 중 일부는 빈 살만 왕세자와도 가까운 인물이라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같은 처벌이 이 사건에 대한 미국의 마지막 경고는 아닐 것”이라며 ”미국은 폭력을 통해 언론인인 카쇼기의 입을 막으려는 이같은 무자비한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고 말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도 빈 살만 왕세자가 살해를 직접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나도 대통령도 이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다”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공유된 전략적 이해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대한 경제 제재 등은 의회 논의에 맞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와 맺은 무기 수출 계약을 취소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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