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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가 트럼프의 '핵 조약 파기' 선언을 비판하며 꺼낸 말

조약 서명 당사자인 고르바초프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

  • 허완
  • 입력 2018.10.23 20:27
  • 수정 2018.10.23 20:28
ⓒAssociated Press

미하일 고르바초프(87) 전 소비에트연방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를 파기하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위대한 사람의 작품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핵 군비 축소와 핵무기 제한을 목적으로 한 모든 협정은 보존되어야 한다. 지구상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고르바초프가 21일 러시아 인터팩스 뉴스에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1987년에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중거리핵전력조약을 협상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사거리 500∼5500km의 육상기지발사 중·단거리 탄도 순항미사일의 보유, 생산, 시험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었다. 레이건은 이 조약이 세계 평화를 향한 역사적 단계라고 했었다. 이 역사적인 조약은 냉전을 종식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Historical via Getty Images

 

20일 트럼프는 러시아가 조약을 어겼다며 이를 파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떤 위반을 범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러시아는 이 조약을 존중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 조약을 파기할 것이고 탈퇴할 것이다.” 트럼프는 네바다에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말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조약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조약을 파기하고 무기를 개발할 것이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는 트럼프의 계획이 “아주 이상하다”고 인터팩스에 말했다고 CNBC가 번역하여 보도했다. “워싱턴에서는 이게 어떤 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정말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가?”

고르바초프는 이런 행보가 “소련과 미국의 지도자들이 핵 군비 축소를 위해 했던 모든 노력들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러시아는 조약을 위반했다. 여러 해 동안 위반해왔고 왜 오바마 대통령이 협상하거나 탈퇴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독일, 미국 민주당, 미국 일부 공화당원들이 트럼프의 발표를 비판했다.

상원외교위원회 소속인 랜드 폴 상원의원(공화당-켄터키)은 2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경솔하게 이 역사적 조약에서 뛰쳐나가는 건 큰 실수”라고 말했다. “우리는 핵 탄두 미사일을 6만4000기에서 1만5000기로 줄였다.”

폴은 트럼프의 이번 발언이 매파 국가안보고문 존 볼턴이 “미국 대외 정책에 조금이라도 관여해서는 안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미국 대외 정책에 존 볼턴이 조금이라도 관여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이것이다. 이는 레이건 시절부터 양당 모두 수십 년 동안 노력해왔던 군축을 수포로 돌아가게 할 것이다. 우린 이러면 안 된다. 조약의 문제가 있으면 고치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Trump’s Planned Nuclear Pact Withdrawal ‘Not The Work Of A Great Mind,’ Says Gorbachev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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