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10월 23일 18시 29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0월 23일 22시 45분 KST

미세플라스틱이 사람 몸에 유입된 흔적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예비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Peter Cade via Getty Images

우리는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이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물고기들이 이 작은 플라스틱 입자를 ‘먹이’로 여기고 즐겨 먹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따라서, 어쩌면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도 유입될 수 있다는 소식이 크게 놀랍거나 충격적인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새로 나온 이 연구 결과는 인류의 먹이 사슬 전반에 미세플라스틱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수 있다는 단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주기에 충분하다. 

22일(현지시각) 가디언뉴욕타임스(NYT) 등은 오스트리아 연구팀이 실시한 소규모 예비연구(pilot study) 결과를 소개했다. 이 결과는 22일 비엔나에서 열린 위장병학회 컨퍼런스에서 공개됐다.

연구팀을 이끈 비엔나대 의과대학 위장병전문의 필립 슈바블은 ”이런 종류의 연구는 처음이기 때문에 우리는 (인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예비연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연구에 앞서 실시된 예비연구인 만큼, 샘플 규모는 크지 않았다. 연구 대상은 핀란드,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폴란드, 러시아, 영국, 오스트리아 국적의 8명 뿐이었다. 채식주의자는 없었고, 8명 중 6명은 평소 바닷물고기를 먹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고, 슈바블 박사는 설명했다. 

Milos Bicanski via Getty Images

 

예비연구 결과, 8명 모두에게서 모두 9종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그 중에서도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테레프타레이트가 가장 많이 검출됐다. 플라스틱 병이나 뚜껑에 흔히 쓰이는 물질이다.

평균적으로, 연구 대상자의 대변 10그램마다 평균 2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됐다. 연구팀은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 적외 마이크로분광계를 사용해 8명의 대변을 분석한 끝에 이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자들은 예비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전 세계 인구의 50% 이상의 대변에 미세플라스틱이 있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다만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이번 연구 주제가 아니었다.

미세플라스틱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을 만큼 매우 작은 플라스틱을 뜻한다. 마이크로미터(μm; 1μm=0.001밀리미터) 단위를 기준으로 통상 50~500마이크로미터(0.05~0.5밀리미터) 크기의 플라스틱을 미세플라스틱이라고 부른다.

크기에 따른 분류일 뿐 ‘미세플라스틱’이라는 종류의 플라스틱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치약이나 화장품에 들어가는 작은 알갱이 형태도 있지만, 어떤 종류의 플라스틱이든 시간을 거쳐 매우 작은 크기로 쪼개지면 모두 미세플라스틱 범주에 포함된다. 

슈바블 박사는 ”이같은 종류의 연구는 처음이며, 플라스틱이 궁극적으로 인간의 내장에 이를 수 있다는 우리의 오랜 추정을 이번 연구가 확인시켰다”고 설명했다. 

OLIVIER MORIN via Getty Images

 

다만 그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제 우리는 인체로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유입된다는 첫 번째 증거를 갖게 됐다. 이게 인체 건강에 어떤 의미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미세플라스틱이 어떤 경로로 각각의 사람들에게 유입됐는지는 이번 연구에서 따로 다뤄지지 않았다. 다만 과거 연구 결과들을 보면, 플라스틱병이나 음식 포장지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슈바블 박사는 ”대부분의 연구 참가자들은 플라스틱 병에 담긴 액체를 섭취했지만 또한 생선과 수산물 섭취도 흔했다”며 ”식품 가공의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식품이 플라스틱에 오염됐거나 식품 포장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NYT는 한 연구에 따르면 조개를 즐겨 먹는 사람의 경우 최대 연간 1만1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했을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소개했다. 

인류는 매 1분 마다 100만개의 플라스틱 병과 200만개의 비닐봉지를 소비한다. 이렇게 소비된 플라스틱이 완전히 분해되기까지는 최대 1000년이 걸린다. 주요 국가의 정부는 화장품 등에 들어가는 미세플라스틱은 물론, 플라스틱 빨대나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