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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원이 '김성룡 성폭행 폭로'한 외국인 기사에 한 질문들

"“청바지는 본인의 의사에 반해 벗기가 쉽지 않은 옷으로..."

ⓒ뉴스1

한국기원이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김성룡 전 9단에 대해 조사하면서 피해 외국인 기사에게 ‘2차 가해’성 질문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3일 경향신문은 단독으로 한국기원의 ‘(코세기 디아나-김성룡) 성폭행 관련 윤리위원회 조사·확인 보고서’와 질의서 내용에 대해 보도했다. 이는 지난 6월 1일 작성된 것으로, 보고서 제목에 피해자 이름을 앞세워 가해자 이름을 병렬 표기한 방식으로 작성됐다.

이에 따르면 윤리위는 피해자 코세기 기사에게 ”김성룡이 함께 노래방에 가서 춤을 진하게 추면서 호감을 갖게 됐다고 주장하는데 그런 사실이 있느냐”, ”친구, 김성룡씨와 셋이 다음날 바닷가에 가기로 했으면 이미 그 약속을 한 시점에 김성룡 집에서 숙박할 것을 예정했던 것이 아니냐” 등의 질문을 했다.

또 ”강간을 당한 피해자가 다음 날 가해자와 함께 바닷가에 놀러간다는 것이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인데 그렇게 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도 물었다.

이에 대해 코세기 기사는 ”김성룡이 집으로 초대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해 아마추어 기사 A씨에게 물어봤었다. A씨는 ‘(김성룡이) 요즘 외국인들이랑 일도 하고 문제 없겠지’라고 말해 이를 믿고 갔다”며 ”친구를 기다리다 술을 많이 마셔서 자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또 김성룡과 함께 바닷가에 간 것에 대해서는 ”일이 발생하고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친구 두 명을 따라다닌 것”이라며 ”친구들이 김성룡으로부터 나를 지켜줄 것 같아서 같이 있었다”고 밝혔다.

윤리위의 황당한 질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윤리위는 “청바지는 본인의 의사에 반해 벗기가 쉽지 않은 옷으로 디아나가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탈의에 협조했다는 김성룡 측 진술이 사실일 경우 준강간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경향신문(2018. 10. 23.)

이에 코세기 기사는 ”무슨 옷을 입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윤리위는 코세기 기사의 진술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식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윤리위는 조사 결과를 내며 ”김성룡 측 주장이 상대적으로 일관성 있다”고 판단했다. 윤리위는 김성룡이 코세기 기사를 불러 같이 술을 마시고 성관계를 시도한 것은 분명하지만 ‘성관계를 했는지, 준강간이 성립되는지는 미확인’이라고 결론냈다.

코세기 기사는 질의서와 보고서가 김성룡에 유리하게 작성됐다고 주장하며, 김성룡의 사과와 윤리위의 보고서 재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동료 프로기사 223명도 재작성 요청 서명에 동참한 상태다.

앞서 코세기 기사는 지난 4월, 2009년 6월 김성룡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국기원 프로기사 전용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당시 코세기 기사는 ”외국인 여자기사로서, 그동안 지내오면서 내가 얼마나 힘이 없는 존재인지 실감했다”며 ”누구도 나와 같은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한다”는 내용으로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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