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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가 '트랜스젠더'의 법적 정의를 삭제하려고 한다

‘트랜스젠더’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정부가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허완
  • 입력 2018.10.22 14:59
ⓒASSOCIATED PRESS

미국 트럼프 정부가 젠더의 법적 정의를 크게 좁히려 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인권단체와 LGBTQ 커뮤니티에서 크게 놀라며 분노했다.

22일(현지시각) 오전에 백악관 앞에서 시위가 열릴 예정이며, 21일 오후에는 뉴욕의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 시위대가 모였다. 

우리가 들고 일어났다. 우린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realDonaldTrump, #transgender people #WontBeErased! 트랜스젠더는 삭제되지 않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메모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개인의 성별을 태어날 때의 성기에 따라 정하고 이를 평생 바꿀 수 없도록 제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젠더에 대한 이같은 정의는 ‘트랜스젠더’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정부가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자신을 트랜스젠더로 규정하는 사람은 최소 140만명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이같은 변화는 미국 보건복지부가 주도하고 있으며,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교육 프로그램에서 성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의 연방 민권법 ‘타이틀 IX’에서 젠더의 법적 정의를 새롭게 수립하는 내용이다. 

작가 셀레스티 응은 이러한 급진적 시도가 ‘잔인하다’고 비난했다. 

이 법의 목적은 잔인하게 굴고 시민권을 부정하는 것 뿐이다.

 

LGBTQ 인권 단체 ‘람다 리걸(Lambda Legal)’은 트랜스젠더 인권을 위한 싸움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여러분들의 인권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여러분은 이 비정한 정권에 의해 #삭제되지않을것이다. #트랜스인권이인권이다.” 람다 리걸이 21일에 올린 트윗이다. 

트랜스젠더들에게: 당신은 정당하다. 당신은 중요하다. 당신은 사랑받는다.

우리는 여러분들의 인권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여러분은 이 비정한 정권에 의해 #삭제되지않을것이다. #트랜스인권이인권이다.

 

워싱턴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단체 중 하나인 전국트랜스젠더평등센터는 트위터에서 “분명히 말해둔다, 트랜스는 트럼프 정권에게 직접적으로 공격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 단체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200만명의 삶에 비정한 규제를 가하려는 시도다. 의료, 주택, 교육, 법률에 따른 공정한 처우에 대한 우리의 평등한 권리를 버리는 것과 다름없다. 낡고 독단적인 세계관을 굳히는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분명히 말해둔다, 트랜스는 트럼프 정부에게 직접적으로 공격받고 있다 - 그러나 우리는 #삭제되지않을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있다. 정의를 통해 우리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내일 백악관 시위에 참여해 달라.

 

가수 셰어의 아들 채즈 보노는 트럼프 정부가 “재정의를 통해 내 존재를 부정하려 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정의를 통해 내 존재를 부정하려 하는 정부에 느끼는 분노를 표현하기조차 힘들다. 좁은 마음을 지닌 그의 지지자들을 위한 또 하나의 선물에 불과하다. 그들은 언제나 미국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던 다양성을 두려워한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의 페이스 스트란지오 변호사는 21일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상처받았다는 걸 알고 있다. 나도 그렇다. 우리는 이걸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트윗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상처받았다는 걸 알고 있다. 나도 그렇다. 우리는 이걸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법원은 무섭다. 이 정권은 무섭다. 이 세상은 무섭다. 우리에겐 지금도 도구가 있다. 나는 여기 있다. 나는 당신들의 아름다운 인간성을 본다.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

 

NYT가 입수한 이 메모는 올해 봄부터 보건복지부 내에서 돌았다고 한다. 이 메모는 “성별은 출생 당시 혹은 그 전에 알아볼 수 있는 변하지 않는 생물학적 특성에 의해 남성 혹은 여성으로 정해진다. 처음 발급된 출생 증명서에 명시된 성별은 믿을 만한 유전적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개인의 성별에 대한 확정적 증거가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바마 정부 당시 교육부 인권실을 이끌며 현재의 트랜스젠더 정책 확립에 관여한 캐서린 라몬은 NYT에 이 계획은 “의학계가 환자에 대해 이해하는 것,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반대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미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금지 등 여러 시민권 보호 장치를 폐지하려 시도한 바 있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Activists Blast White House Plan To Eradicate Transgender From Gender Definitio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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