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10월 19일 16시 43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0월 19일 16시 45분 KST

사우디가 빈 살만 왕세자 측근을 '카쇼기 살해' 배후로 '검토 중'이다

사우디의 '각본'이 곧 나올 모양이다.

ASSOCIATED PRESS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마침내 ‘희생양’을 찾아낸 걸까?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측근이자 정보기관 수장을 맡고 있는 인물에게 자말 카쇼기 기자 살해의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앞서 보도된 내용들과 일맥상통한다. 사흘 전(15일) 미국 언론들은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사우디 정부가 ‘개인의 일탈이자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라는 쪽으로 사건을 종결 지으려 한다고 일제히 보도한 바 있다.

사건의 배후로 강하게 의심 받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가 이런 방법으로 사건을 무마할 수 있을 것인지, 미국 정부가 이를 용인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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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대변인이었던 아메드 알-아씨리 장군의 모습. 2014년 3월26일.

 

NYT에 따르면, 사우디가 아직 자체 조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책임을 뒤집어 쓸 인물로 이미 ‘내정’된 건 바로 아메드 알-아씨리 장군(소장)이다. 그는 예멘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대변인을 지냈던 인물로, 빈 살만 왕세자와 직접 소통할 만큼 그와 가까운 측근이라고 NYT는 전했다. 

사우디 정부가 검토중이라는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도 기사에 언급됐다. 아씨리 장군이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사우디로 데려와 카쇼기 기자를 심문하기 위해 그를 체포하라는 구두 명령을 받았으나, 아씨리 장군이 이같은 명령을 오해했거나 지시 범위를 이탈해 카쇼기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빈 살만 왕세자가 카쇼기 기자를 살해할 것을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다는 게 핵심이다. 

아씨리 장군의 지위나 빈 살만 왕세자와의 관계도 치밀하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아싸리 장군처럼 왕세자와 가깝고 고위 직책에 있는 인물이 지시했기 때문에 당시 살해 작전에 투입된 총 15명의 사우디 요원들이 별다른 의심 없이 이를 ‘왕세자의 지시‘로 받아들이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는 ‘각본’이 완성되는 것.   

ASSOCIATED PRESS
사진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만나 회동할 당시 무함마드 빈 살만(MBS)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모습. 2018년 3월22일.

 

그러나 이에 따르더라도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지도자들에 대한 공개적 비판을 했다는 이유 만으로 미국 거주민에 대한 납치를 지시했다는 얘기가 된다”고 NYT는 지적했다.

또 아씨리 장군의 높은 직책을 감안하더라도 빈 살만 왕세자가 완전히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아씨리 장군을 진급시킨 것도 빈 살만 왕세자이며,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방문했을 때도 동석할 만큼 아씨리 장군이 고위 측근이라는 점에서다. 

사우디를 두둔하고 나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둘러산 파문이 확산되자 18일(현지시각) 한 걸음 물러서는 듯한 말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적당히 덮고 넘어가기 어려울 만큼 파문이 커졌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번 파문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크게 생기를 얻었기 때문에” 이 사건이 현재 자신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이 사건은 전 세계의 관심을 끌게 됐다. 긍정적이지 않다. 긍정적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