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영화 '퍼스트맨' 속의 우주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이전의 우주 배경 영화와는 다른 느낌의 우주.

  • 강병진
  • 입력 2018.10.19 11:42
  • 수정 2018.10.19 11:46

최근 몇 년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는 여러 형태의 우주를 보여줬다. ‘그래비티‘(2013)는 표류하는 사람의 시점에서 우주를 보여주었고, ‘마션‘(2015)은 화성의 풍경에 이어 우주에 몸을 던진 사람들이 서로를 구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그런가하면 ‘인터스텔라‘는 우주에 있는 여러 행성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런데 이 영화들의 우주와 ‘퍼스트맨‘의 우주를 비교해보면 어떤가. 현재 혹은 근미래가 아닌 1960년대의 달 탐사를 묘사한 이 영화의 우주는 그보다 더 직접적인 공간으로 다가온다.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닐 암스트롱이 우주선 안에서 바라보는 어두운 우주, 그리고 닐 암스트롱의 발이 닿은 달 표면의 질감이 생생한 덕분이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과 ‘퍼스트맨’의 제작진은 영화 속의 우주를 어떻게 만든걸까?

ⓒUniversal

- ‘퍼스트맨’의 몇몇 우주선은 3D 프린터로 만들었다

우주선 발사, 비행, 탐험 장면은 미니어처 모델로 구현됐다. 제작진은 3D프린터로 해당 모델을 조립했는데, 이 과정에서 NASA로부터 제공받은 제미니 계획과 아플로 미션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하지만 3D 프린터로 모든 일을 끝낼 수 있었던 건 아니다. 프린터에서 뽑아낸 각 부분을 다시 조립해서 맞추고, 색을 칠한 후, 그 시대의 질감을 살렸다. 아폴로 11호의 경우 사령선에 메탈 테이프가 감겨져 있던 것을 재현하기 위해 이들은 손으로 미니어처 아폴로에 알루미늄 테이프를 붙여야 했다.

ⓒUniversal

 

- 데이미언 셔젤은 컴퓨터 합성을 하지 않으려 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많은 영화의 배우들은 그린 스크린 앞에서 연기를 해야했다. 촬영 후 그들의 배경을 CG로 만든 우주로 채우는 방식이다. 하지만 데이미언 셔젤은 ”모든 장면을 카메라 앞에서 배우들과 함께 실제로 찍기를 원했다.” 제작진이 선택한 방법은 그린 스크린이 아니라 ‘LED’ 스크린이었다. 우주선 속 인물과 우주선 밖 배경을 합성한 게 아니라, 촬영할 때부터 인물의 배경에 미리 촬영한 영상을 영사시켜 놓은 것이다. 데이빗 스콧을 연기한 배우 크리스토퍼 애봇은 ”우주선이 이륙할 때, 우리는 하늘을 보고 있었다. 구름을 지나 우주로 날아가 회전이 시작됐을때 옆으로 지나가는 지구를 봤고, 태양을 느꼈다”고 말했다.

ⓒHuffpost KR

- 닐 암스트롱이 바라보는 우주는 NASA가 찍어놓은 거였다

LED 스크린으로 영사한 영상도 CG로 만든 게 아니다. 제작진은 NASA가 소장하고 있는 기록영상을 사용했다. 영화 속에서 제미니 8호와 아폴로 11호가 우주에 있을 때 보이는 것들은 전부 NASA가 제공한 것이다. 그것을 LED에 비춰서 다른 질감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이러한 촬영에서 중요한 건, 우주선의 움직임과 LED 스크린 영상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 제작진은 컴퓨터를 통해 LED 판넬과 우주선을 움직이는 장치를 연동시키는 방법을 찾아냈다.

ⓒUniversal

- ‘퍼스트맨’의 달은 사실 채석장이다

‘퍼스트맨‘의 프로덕션 디자인을 맡은 사람은 ‘인터스텔라‘의 우주를 창조했던 나단 크로리다. 그에게도 ”달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는 건 너무나 어려웠다”고 한다. ”뾰족한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지만, 채석장이나 시멘트가 필요하다고 느쎴다. 달 만큼 거대한 곳이어야 했다. 달 표면과 흡사하려면 회색 채석장이어야 했다. 그런데 회색 채석장은 드물었다.” 그래도 다행히 제작진은 회색 채석장을 찾았다. 애틀랜타에 있는 채석 사업장의 도움으로 스톡브리지 남쪽에 있는 ‘벌컨록 채석장’에서 달을 촬영할 수 있었다. 이들은 달 표면과 비슷하게 땅의 일부분을 파내고, 조명을 설치해 달을 만들었다.

ⓒUniversal

- 달 장면은 모두 IMAX카메라로 촬영했다

‘퍼스트맨’은 16mm 카메라와 IMAX 카메라를 함께 사용했다. 달에 착륙하기 이전 상황의 장면들, 즉 우주선 내부에서는 16mm 카메라로 우주선이 흔들리는 모습까치 포착했다. 이후 달에 착륙해서 보이는 장면들은 모두 IMAX 카메라를 사용해 극명한 대조를 이루도록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비좁은 공간에 갇힌 인물들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관객도 함께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영화 속 닐 암스트롱이 달착륙선의 문을 열고 내려가 처음으로 달을 바라보는 장면의 감동이 큰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우주 #nasa #데이미언 셔젤 #퍼스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