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18년 10월 19일 10시 23분 KST

첫눈이 오자 바른미래당은 청와대에 약속을 지키라고 말했다

18일, 설악산에 예년보다 이른 첫눈이 내렸다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서 일하고 있는 탁현민 선임행정관은 임용 초기부터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그의 저서 때문이었다.

그가 2007년에 출간한 책 ‘남자마음설명서‘에는 ‘콘돔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는 표현과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당하는 기분이다‘, ‘파인 상의를 입고 허리를 숙일 때 한손으로 가슴을 가리는 여자는 그러지 않는 편이 좋다’ 같은 표현이 있었다.

2007년에 펴낸 대담집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는 ”(첫 경험 상대가)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짓을 해도 별 상관없었다”며 ”얼굴이 좀 아니어도 신경 안 썼지. 그 애는 단지 섹스의 대상이니까”라고 말한 뒤 다른 대담자의 ”그녀도 친구들과 공유했던 여자”냐는 질문에 ”응, 걘 정말 쿨한 애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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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이어지자 탁 행정관은 사과했다. 그러나 사퇴 요구에 응하지는 않았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가 물러날 때”라고 답했다.

사과 이후에도 탁 행정관에 대한 비판은 계속 됐다. 그는 결국 올 7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었고, 편치 않은 길을 너무 많이 걸었다”며 사의를 내비쳤다.

하지만 청와대는 탁 행정관의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탁 행정관의 사의 표현 다음날, “임종석 실장이 탁 행정관에게 ‘가을에 남북정상회담 등 중요한 행사가 많으니 그때까지만이라도 일해 달라. 첫 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아직 중요한 일정이 많으니 그때까지 일을 더 같이 했다면 좋겠다는 표현이었다.

탁 행정관도 기자들에게 “사직 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지난 평양 공연 이후”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부터 평양 공연까지로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임종석) 비서실장님이 사표를 반려하고 남북정상회담까지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에 따르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급격히 날이 추워지자 탁 행정관의 거취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늘어갔다.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날씨가 추워졌네요. 첫눈 오면 탁현민 행정관 청와대 나오는 거 맞죠? 임종석 실장께서 첫눈 오면 보내준다던데”라고 언급한 뒤 ”첫눈 올 때 청와대 나서면 제가 붕어빵 사서 기다릴게요, 근데 설마 잊은 건 아니죠? 약속 지켜야 해요”라고 올렸다.

그리고 지난 18일 드디어 설악산에서 첫눈이 관찰됐다. 18일 오전 9시 20분 기준, 설악산 중청봉대피소에는 7cm, 소청봉 대피소에는 4cm의 눈이 내렸다. 작년보다 무려 16일이나 빨리 내린 첫눈이다.

 

 

첫눈이 내리자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18일, ”오늘, 설악산에 첫눈이 내렸다”며 ”청와대는 약속대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을 놓길 바란다”고 논평했다.

바른미래당은 측은 ”입에 담기조차 힘든 여성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부적절한 인사를 청와대가 계속 품고 있다는 것은 여성정책 포기 선언이나 다름없었다”며 ”수많은 여성들과 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눈을 감은 탁현민 행정관은 그간 청와대의 보호 하에 버티느라 참 수고하셨다는 말씀드린다. 첫눈이 온 오늘, 탁 행정관의 표현처럼, “쿨”한 청와대 인사명령을 기다려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