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10월 19일 10시 57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0월 19일 11시 27분 KST

트럼프가 사우디 카쇼기 기자 사망의 "혹독한" 대가를 예고했다

"이건 나쁜, 나쁜 일이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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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만나 회동할 당시 무함마드 빈 살만(MBS)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모습. 2018년 3월22일.

1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자말 카쇼기 기자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사우디 정부가 주관하는 대규모 투자유치 컨퍼런스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사우디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던 미국 정부의 입장이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에 위치한 사우디 총영사관에 갔다가 실종된 카쇼기는 미국에 머물며 사우디 정부를 비판해왔던 인물이다. 터키 정부는 그가 사우디 정부가 파견한 ‘암살단’ 요원들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됐다고 보고 있으며, 정황 상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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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8년 10월18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뉴욕타임스(NYT) 기자와 가진 짧은 인터뷰에서 ”기적이 벌어지지 않는 한, 나는 그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쪽에서 정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이같은 판단이 정보기관들의 자료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이 사건은 전 세계의 관심을 끌게 됐다”며 ”긍정적이지 않다. 긍정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인터뷰는 사우디와 터키를 급히 방문하고 돌아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문 결과를 보고한 이후에 이뤄졌다고 NYT는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틀 간의 방문 일정 동안 사우디의 살만 국왕, 빈 살만 왕세자, 터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뒤 몬태나주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분명 그런 것(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또 사우디가 어떤 대가를 치를 것이냐는 질문에 ”이건 매우 혹독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 나쁜, 나쁜 일이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배후로 의심 받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나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구체적으로 그 대상을 특정하지는 않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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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브리핑을 마친 뒤 백악관 바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년 10월18일.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눈에 띄는 입장 변화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주 월요일(15일)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왕실의 지시와는 무관한 ”독자적인 살인자들”이 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가 이와 유사한 결론을 담은 조사 결과를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이었다.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의 유죄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해야 한다며 재차 사우디를 두둔했다

카쇼기 기자가 잔혹하게 살해된 순간이 담긴 오디오 내용이 익명의 터키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흘러나오자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오디오를 (달라고) 터키에 요청했다”면서도 ”그게 존재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했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체 조사를 진행중인 사우디에게 며칠 더 시간을 줄 것을 조언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론을 내리기에 ”조금 이른” 단계라면서도 머지 않아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수많은 국가들의 정보기관들과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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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왕위 계승자이자 실질적 지도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의 모습. 2018년 3월20일.

 

한편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다음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릴 투자 컨퍼런스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참석이 예정되어 있던 미국 측 인사들 중에는 최고위급에서 불참 결정이 나온 것이다.

‘사막의 다보스’라는 별명이 붙은 이 행사는 외국 투자 유치를 위해 사우디 정부가 개최해왔던 대규모 국제 행사다. 그러나 카쇼기 기자 암살 의혹이 불거지면서 미국과 유럽의 주요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불참을 선언해왔으며, 그럼에도 참석 의사를 고수해왔던 므누신 장관을 향해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므누신 장관은 트윗으로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불참 이유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과 방금 만났고, 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 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우리는 결정했다.”

다만 므누신 장관은 행사와 별도로 미리 잡혀있던 비공개 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사우디로 떠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