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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그렇게 택시가 많은데 내가 타려고 하면 안잡히는 이유

나만 안잡힘...

  • 백승호
  • 입력 2018.10.18 16:56
  • 수정 2018.10.18 17:26

도로를 보면 온통 택시 천지다. 빨간 불이 켜지고 정지선에 대기하는 차량을 가만히 살펴보면 열중 둘셋은 택시로 보인다. ‘택시만 없으면 정체가 이만큼 심하지 않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그런데 내가 타려고 잡으면 없다. 카카오 택시를 켜고 버튼을 눌렀다 취소하고 눌렀다 취소하고 해도 택시는 오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

지난 15일에 카카오모빌리티가 발행한 리포트를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바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다.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내가 택시를 이용하고 싶은 시간에는 다른 사람도 이용하고 싶어 한다. 주로 심야 시간이나 출퇴근 시간이다. 평소에는 택시 이용을 원하는 사람들보다 운행하는 택시가 더 많은 ‘초과 공급’ 상태이지만 특정 시간대엔 사람이 몰리면서 ‘공급 부족’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은 수도권 지역 시간대별 택시의 수요와 공급이다. 출근시간대인 7~10시, 퇴근시간대인 18~20시, 그리고 지하철이나 버스가 끊기기 시작하는 22시부터 새벽 2시대에는 택시 수요가 공급보다 더 많아진다.

 

ⓒHuffpost KR

 

 

이런 현상은 ‘시간대 별’로만 일어나지 않는다. 계절 특수도 반영된다. 폭염이나 혹한이 기승을 부리는 날, 폭우나 폭설이 내리는 날에도 수요가 올라간다. 특히 폭우가 내리는 날에는 평상시보다 무려 54%나 택시 호출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Huffpost KR

 

특정 지역에서 ‘대형 이벤트‘가 벌어지는 날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진다. 러시아 월드컵 한국 vs 스웨덴 전이 종료된 직후인 2018년 6월 18일 23~24시의 서울지역 카카오 T 택시 호출 수를 보면, 일주일 후 동일 시간대의 호출 수와 비교하여 증가 패턴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 여의도에서 ‘세계불꽃축제’가 열리는 날도 택시 호출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Huffpost KR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우리가 택시를 타고 싶은 날은 저녁 늦게까지 술을 먹거나, 아침에 늦잠을 자서 지각을 하거나, 사람이 붐비는 행사에 참여하거나,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버스를 타기 힘들거나 하는 날이다. 그런데 이런 날에는 다른 사람들도 택시를 타고 싶어 한다. 그래서 수요가 공급보다 늘어나게 된다. 평소에는 택시가 그렇게 많은데 ‘내가 찾는 날’에만 안잡히는 이유다.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개인택시의 운행 성향’도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아래 표를 살펴보면 법인택시는 저녁시간과 심야시간에도 꾸준히 영업을 하고 있지만 개인택시는 주로 주간 시간대인 8시부터 19시까지 집중해서 운행하고 있다. 심야 시간에는 택시 숫자 자체가 부족해지는 상황이다.

 

ⓒHuffpost KR

 

‘택시기사의 노령화’도 원인이다. 카카오에 등록되어 있는 기사 전체 평균연령은 53.4세인데 40대 기사들은 심야시간이나 새벽시간에도 근무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60대 기사들의 근무는 주로 오전과 낮 시간대에 집중되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심야 근무를 기피하기 때문에 밤 시간 택시가 줄어든다고 카카오는 보고 있다.

 

ⓒHuffpost KR

 

카카오 측은 여기에 대한 해법으로 ‘카풀‘을 제시했다. 카카오는 ”택시의 수급 불일치가 전 시간대에 걸쳐 나타나는 것이 아닌 만큼, 특정 시간대에 한해 카풀 서비스를 시행하여 공급을 확대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며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의하면,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 즉 카풀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일반 운전자들의 유상운송이 허용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시민들의 이동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카풀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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