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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정리] 영국과 EU의 긴 이별 : 브렉시트 날짜는 대체 언제일까?

2019년? 2020년?? 2021년???

  • 허완
  • 입력 2018.10.18 17:41
  • 수정 2019.03.28 14:14
ⓒMateusz Atroszko via Getty Images

업데이트 : 2019년 3월28일

 

그래서 영국은 언제 유럽연합(EU)을 탈퇴한다는 건가?

브렉시트(Brexit)에 대한 뉴스를 접하다 보면 누구라도 문득 이런 의문이 들 법도 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간단한 질문에 답하는 일마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영국이 아직 EU를 떠나지 않았다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

확실한 게 그것 뿐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Pier Marco Tacca via Getty Images

 

영국은 2019년 3월29일에 EU를 떠날 예정이었다. 공식적으로는. 

영국은 2019년 3월29일 자정(CET; 중앙유럽표준시)이 되면 공식적으로 유럽연합(EU)을 떠나게 된다. 1973년에 유럽공동체(EC)에 가입한 지 46년 만이다. 

이 날짜가 정해진 이유는?

2017년 3월29일, 테레사 메이 총리가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하는 ‘역사적인 문서’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영국은 2년 동안 EU 탈퇴를 위한 공식 협상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그해 6월부터다.)

그러나 영국과 EU는 브렉시트 이후 벌어질 약간의 문제들, 이를테면 무역, 관세, 국경, 검역, 비자, 사법권, 분담금 등등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46년 동안 거의 한 몸이 되어 살아왔으니 어느 정도는 예견됐던 일이다.

특히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 문제가 협상 진척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로 떠올랐다. 이 문제는 EU 단일시장 및 관세동맹 잔류 여부와 직접 연결돼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면, 양측이 21개월의 ‘전환 기간(transition period)’을 두자는 데 합의했다는 것. 이건 원활한 이별을 위한 일종의 과도기다. 미처 끝내지 못한 협상이 마무리 될 동안 관계를 완전히 끊지는 말자는 얘기다.  

ⓒPier Marco Tacca via Getty Images

 

영국은 EU를 떠나지만 2020년 12월말까지는 남는다(?)

이 합의문에 따라 영국이 EU와의 관계를 완전히 청산하게 되는 시점은 2020년 12월 말이다. 2019년 3월29일에 브렉시트가 공식 발효되더라도 이 21개월 동안 영국은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도 남게 된다. 

그러나 이 때가 되면 영국은 더 이상 공식적으로 EU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EU의 의사결정 과정에는 참여할 수 없다. 유럽의회에 자국 의원들을 보낼 수도 없다. EU가 캐나다와 맺은 자유무역협정(CETA)처럼 새로 체결되는 무역협정의 적용 대상에서도 배제된다.

그럼에도 영국은 계속해서 분담금을 EU에 납부해야 한다. 또 EU 회원국이 아닌 다른 나라들과 무역 협상을 할 수는 있지만, EU와 합의한 이 전환 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다른 나라와의 협정을 발효시킬 수는 없다.

영국 집권여당 보수당 내 강경 브렉시트파(Brexiteers)들은 ‘EU를 즉각 완전히 떠나야 한다’며 메이 총리가 맺은 이 합의를 비판해왔다. 

한편 이같은 전환 기간은 본협상, 즉 탈퇴 협상이 최종 타결될 때에만 유효하다. 만약 영국과 EU가 협상 타결에 실패해 ‘노딜(no-deal) 브렉시트’가 벌어지면 전환 기간 같은 건 없다는 얘기다.  

ⓒASSOCIATED PRESS

 

영국은 EU를 떠나지만... 2021년 말까지는 조금만 더...(??)

여기에서 문제가 더 꼬이기 시작한 건 영국과 EU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부터다. 앞서 잠깐 언급한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다.

그럼에도 양측은 서로를 향해 ‘새로운 안을 가져오라‘거나 ‘결단은 그쪽에서 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뾰족한 해법이 보이는 것 같지도 않다.

그러자 최근 EU 측 협상대표 미셸 바르니에는 전환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 시작했다. 1년 연장해 2021년 말까지로 전환 기간을 두자는 것.    

메이 총리 역시 협상을 계속하기 위해 전환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화답했다. 메이 총리는 17일부터 브뤼셀에서 개최된 EU 정상회담에서 ”전환 기간 연장을 검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안토니오 타야니 유럽의회 의장을 인용해 메이 총리와 EU 정상들과의 회담 도중 전환 기간을 2021년 말까지(33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양측이 모두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이 방안은 그렇지 않아도 불만을 가득 품고 있는 강경 브렉시트파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 총리의 리더십이 더 흔들릴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더구나 2022년 5월에는 영국 총선이 실시될 예정이다. 브렉시트가 다시 선거 쟁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또 한 번의 ‘브렉시트 선거’라... 아무래도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 

 

4월1일? 5월22일?

시간이 흘러 예정된 브렉시트 날짜(3월29일)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영국은 브렉시트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다. 결국 메이 총리는 EU에 6월30일로 브렉시트를 미뤄달라고 공식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EU는 영국의 요청을 승인했다. 단,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다.

요약하면 이렇다. 메이 총리가 EU와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안(Withdrawal Agreement)을 영국 하원이 통과시키면 영국은 5월22일에 공식으로 EU를 탈퇴한다.

그러나 만약 합의안이 하원에서 부결되면, 영국은 4월12일에 EU를 떠나야 한다. 만약 영국이 브렉시트를 더 미루고 싶다면 EU에 향후 계획을 밝히고 유럽의회 선거(5월말) 참여에도 동의해야 한다. 상당히 오랫동안 브렉시트가 미뤄지는 시나리오다.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EU를 탈퇴하기로 결정하고도 3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 때 EU를 떠나는 게 이렇게 복잡하리라 생각했던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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