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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은 이유

이유가 있다

ⓒNICHOLAS KAMM via Getty Images

2018년 10월 6일에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는 찬성 50표, 반대 48표라는 아슬아슬한 결과로 대법관에 인준되었다. 미국 역사상 전국민 절반 이하(44%)가 찬성하고 다수(52%)가 반대하는데 상원을 통과한 법관은 그가 최초였다.

캐버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고른 두 번째 대법관이다. 트럼프 본인은 일반 투표에서 패배하고도 백악관에 들어간 두 번째 대통령이다. 2000년에 조지 W. 부시는 일반 투표에서 54만 520표차로 앨 고어에게 패했으나 대법원이 플로리다 재검표를 중단시킨 뒤 선거인단 투표 승리로 대통령이 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에게 무려 280만 9197표차로 일반 투표에서 패했다. 그러나 부시처럼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미국 정치 시스템은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지닌 정치적 가치와는 크게 다른 보수 백인 유권자들에게 유리하게 제도적으로 조작되어 있다. 그래서 캐버노는 상원의 인준을 받을 수 있었고, 2016년에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를 예견한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가 최근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높음을 경고한 것이다.

나는 이주를 연구하는 사회학자이다. 이주는 미국 선거 제도와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20세기 동안의 미국내 인구 통계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면 미국 정부가 얼마나 조작되어 있는지, 트럼프가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는지, 2020년에 그가 재선될 가능성이 왜 높은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선거인단 제도의 지지자들은 이 제도가 정보를 갖지 못한 대중의 변덕에서 행정부를 보호하며, 인구가 적은 시골 주와 인구가 밀집된 도시화된 주 사이의 권력 균형을 잡아준다고 말한다. 선거인단 제도가 별로 위험해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이것은 노예제, 차별, 인종차별의 유산과 관련이 있다. 현실에서 선거인단 제도는 도시 지역의 소수집단 유권자를 저평가하고 시골 지역의 백인 유권자들을 유리하게 만든다.

1787년 필라델피아 헌법 제정회의에서 남부 주 대표들은 북부에 비해 남부의 유권자 수가 적어 불리해질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악명높은 3/5 타협(노예 인구의 3/5를 인구로 계산하는 것)이 이루어졌고, 하원에서 남부의 비중이 커졌다.

또한 인구와 상관없이 모든 주가 2명의 상원의원을 갖는다는 타협도 있었다. 즉 상하원 구조는 원칙보다는 남부 주들이 헌법에 동의하게 만들기 위한 현실에 따른 양해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런 타협이 없었다면 제헌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 결과 남부주들은 노예들을 무시했을 때에 비해 33% 더 많은 의원수를 갖게 되었다.

모든 주가 상하원 선거인단과 같은 수의 표를 갖기 때문에, 각 주당 상원의원 2명이라는 규칙은 대선에서 인구가 적은 주에 불균형적으로 큰 힘을 준다.

3/5 원칙은 사라졌지만, 선거인단 제도의 원래 설정은 지금도 남아 시골 주와 도시 주 사이의 깊은 불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이는 제도적으로 백인 유권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미국에서 20세기에 수백만 명이 시골을 떠나 도시로 갔다. 가장 큰 이동 중 하나는 1916년부터 1970년 사이에 수백만 명의 흑인이 남부를 떠난 것이었다. 미국 인구 조사에 의하면 20세기 초에는 흑인의 90%가 남부 시골에 살았으나, 1970년에는 그 비율이 50%도 되지 않았다. 대부분은 버스 앞 좌석에 앉을 수 있고, 학교에 다닐 수 있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사거나 창업을 할 수 있는 곳에 정착하길 원했다. 즉, 흑인들은 보다 진보적이며 대체로 도시화된 지역인 북부로 이주했다.

마찬가지로 인디언 이주지원법(1956) 이후 미국 원주민 다수는 일자리와 안정적 사회 조건을 찾아 보호구역을 떠났다. 세계2차대전 중 정부와 기회주의자들에게 땅을 잃은 아시아계 미국인들 역시 도시로 이주했다.

히스패닉 목장 주인과 농부들도 비슷한 운명을 겪었다. 농장 관련 대출을 얻기 힘들었던 이들도 대거 도시로 떠났다. 그들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소수집단이 대거 시골을 떠난 것은 시골 주들에겐 선거인단 감소라는 타격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러나 상원의원 2명 규칙 때문에 이제 선거인단 제도는 인구가 적은 시골 주의 표를 어마어마하게 과대평가하고 있다. 시골을 떠난 백인 유권자들도 많지만, 소수집단의 대거 이주가 도농간의 이주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

2016년에 시골 주는 주민 39만 3293명당 1표를 가진 반면, 도시 주는 주민 59만 81명당 1표를 가졌다. 2016 미국 커뮤니티 조사에 의하면 시골 주 주민의 81%는 백인이다. 중간 정도인 주의 75%, 도시화된 주의 57%만이 백인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시골, 중간, 도시 주별 인구당 선거인단 표수

 민주당 지지도가 가장 높은 집단은 흑인(2016년 클린턴 지지 88%), 히스패닉(66%), 아시아계(65%)이다. 이들은 인구가 많은 주에 몰려있다. 이들 주의 투표는 인구가 적은 시골 주에 비해 과소평가된다.

 2016년 대선에서 인구의 84%가 백인인 와이오밍은 주민 18만 7875명당 1표를 가졌다. 인구의 62%가 소수집단인 캘리포니아에는 주민 67만 7344명당 1표가 주어졌다. 그러니 만약 누군가 와이오밍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경우, 대선에서 그의 한 표가 갖는 가치는 66% 가까이 떨어진다.

인구당 선거인단 표

선거인단 제도는 백인 시골 유권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금도 그 목적에 충실하여, 소수집단 유권자들의 힘을 계속해서 억누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이 2008년과 2012년의 버락 오바마 만큼 유권자들을 끌어모으지 못해서 졌다고 반박하는 주장이 있을지 모르나, 클린턴의 패배는 백인 유권자들이 많은 일부 주에서 충분히 지지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지 전국 선거에서 진 것은 아니다.

클린턴은 캘리포니아(소수집단 62%)와 뉴욕(소수집단 43.5%)에서 손쉽게 승리를 거두었고, 플로리다(소수집단 42.2%)에서 석패했다. 텍사스(소수집단 56.5%)에서는 오바마보다 더 많이 득표했다. 이 네 개 주는 미국 인구의 33%를 차지하며, 점점 증가하고 있는 소수집단의 비율을 반영한다. 그러나 클린턴은 미시간(백인 75%), 펜실베이니아(백인 78%), 오하이오(백인 80%), 위스콘신(백인 82%)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대선에서 졌다.

이 모든 걸 종합하면 달갑지 않지만 설득력 있는 예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할 것이다.

ⓒThe Guardian

유권자들이 조직하여 선거인단 제도와 상원 제도를 수정하도록(또는 선거인단 제도를 아예 페지하도록) 하지 않는 이상, 미국 헌법은 유색인종 시민을 백인보다 못하게 취급하는 헌법으로 계속 남을 것이다.

다행히 게임의 룰을 조정하는데 필요한 사회적 압력이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 시골에서도 다양성이 커져가고 있으며, 이들 인구는 아직 어리지만, 앞으로 십 년 안에 이들 소수집단이 전국 여러 시골 카운티에서 강력한 투표 세력으로 등장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미국 역사 최초로 민족 및 인종적 소수집단의 손에 의해 미국의 미래가 좌우될 것이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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