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벌어진 사우디 언론인 실종 사건에 사우디 정부가 개입됐을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견을 밝혔다.
11일(현지시각) ‘폭스 앤 프렌즈’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를 매우, 매우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나는 이게 마음에 안 든다”고 말했다. ”미국인이 관계된 건 아니지만, 이 사건의 경우,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나는 마음에 안 든다. 이건 끔찍한, 끔찍한 사례다.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터키 정부는 실종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사우디 총영사관 내부에서 살해됐다고 보고 있다. 전날(10일)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보당국의 도청 자료를 인용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카쇼기를 사우디로 ‘유인’하는 작전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WP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해왔던 카쇼기는 사우디의 외교 정책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왔던 인물이다. 미국에서 ‘자발적 망명’ 생활을 해왔던 그는 결혼 관련 서류를 위해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에 위치한 사우디 총영사관에 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열흘 가까이 실종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곳에 수사관들을 보냈고 터키와 협력하고 있으며, 사우디와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기를 원한다. 그는 (총영사관으로) 들어갔는데 나온 것 같지는 않다. 분명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그러자 진행자 브라이언 킬미드는 이번 사건으로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계는 훌륭하다고 말하겠다”면서도 동맹국인 사우디를 겨냥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매우 부유한 나라다. (...) 미국 없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보호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대가를 받아야 한다. 우리는 사우디를 보호해주는 데 수십억 달러를 쓰고있다. 나는 살만 왕에게 ‘미안하지만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가 지목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그렇다면 매우 슬픈 일이 될 것이고, 아마도 곧 우리는 (진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에게는 이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는 훌륭한 사람들, 훌륭한 재능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