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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E 4회] 안 보이는 CEO와 안 들리는 직원들이 만드는 구두 이야기 (영상)

아지오는 청각장애인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 황혜원
  • 입력 2018.12.03 10:27
  • 수정 2018.12.03 12:35

‘아지오’는 10월부로 시즌 2의 문을 연 지 꼬박 1년이 됐다. 유석영 아지오 대표는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노라 일반 기업이 아닌 ‘사회적협동조합’을 선택했고 전국으로 맞춤 구두 실측을 다니며, 시장의 요구에 따라 여성 구두 판매도 계획 중이다. 마케팅 활동에도 열성적이어서 유시민 작가, 뮤지션 유희열과 이효리•이상순 부부까지 아지오의 모델로 섭외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각장애인 CEO와 청각장애인 기술인이 함께하는 아지오는 ‘구두’가 중심이 될 때 지속가능성이 생긴다고 외친다. 사회적 편견과 브랜드 구두의 높은 허들을 뛰어넘고 국민의 구두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인 아지오. 유석영 아지오 대표와 그의 직원들, 유시민 작가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회적협동조합 아지오의 유석영 대표
사회적협동조합 아지오의 유석영 대표 ⓒRISE BY HUFFXSELLEV

*[RISE 4회] 대통령의 구두, 시민의 구두가 되다. 사회적협동조합 ‘아지오’ ①에서 이어집니다.

 

‘아지오’가 ‘사회적협동조합’을 택한 이유

- 아지오는 어떤 기업인지 직접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아지오는 품질 좋은 구두로 국민을 찾아가고 있는 신생 기업입니다. 청각장애인들의 일터이기도 하고,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출발해 지금은 예비 사회적 기업이기도 합니다.

- 협동조합 방식을 선택한 특별하신 이유가 있다면?

= 시즌 1 때는 독자적으로 사업을 하다 보니 위기를 극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협동조합이 된다면 조합원들과 함께 경영의 어려움을 함께 타개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었습니다. 또한 사회적인 공신력이나 신뢰도가 필요한 청각장애인들의 기업으로 공공사업의 형태를 띠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올 7월 1일자로는 예비 사회적 기업 인증도 받은 상태입니다.

*사회적협동조합 소비자, 소상공인, 소규모 생산자 등이 출자해 조합을 만들어 공동으로 운영하는 조직으로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및 소득 증대 등의 사회경제적 사업을 진행.
*사회적기업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재화·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조직)을 뜻함. 
*예비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 인증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 요건을 갖추고 있으나 수익구조 등 일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

- 아지오 시즌 1 때의 폐업 원인이 경영에 있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 네, 구두 만드는 사람은 잘 만들었어요. 파는 사람이 잘 못 팔아서 문을 닫았던 거죠. ‘계획’을 세우지 않고 무턱대고 경영한 것이 가장 문제였습니다.

- 그렇다면 조합원들이 경영에 직접 참여를 하고 있나요?

= 물론입니다. 처음 기업을 세울 때 아지오를 함께 일으키고자 한 사회 명사들이 1백 만원 이상씩 출자했고 조합원이 되셨습니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조합원 정기 총회를 진행하고, 조합원들 중 이사회를 구성해 분기별로 이사회 보고도 하고 있죠.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거나 공장장 임명, 앞으로 판로 등 기타 운영과 관련한 사항들 모든 것이 이사회 안건이 됩니다.

- 최근 안건 중에 가장 인상적인 의견은 무엇이었나요?

= 감사한테 지적을 크게 받았어요. 모두 혼자서 책임지려 하지 말라고요. 경영, 영업, 디자인 등 각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로 자문단을 만들어 사업을 했으면 좋겠다고요. 공장을 사서 고정 비용을 없애자는 의견도 나왔고, 영업 판로 개척과 관련해서 조합원들이 협력할 내용에 대해서도 의논을 했죠.

- 기업 시작 초창기에는 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 지난해 10월경에 ‘크라우드 펀딩’을 모금했었습니다. 당시 유시민 작가님이 모금 관련 글도 써주셨지요. 덕분에 2억 원가량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자금이 필요해 11월에 선주문 방식으로 구두를 판매했었죠. 당시에는 모델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이 믿고 신청해주셔서 약 6천~7천만 원이 모였습니다. 어려웠던 자금 문제가 풀렸고 올 3월, 꽃피는 봄에 약속했던 새 구두를 모두에게 전달 드렸습니다. 모두 국민 여러분의 힘이었습니다. 

 

 

시각장애인 CEO와 청각장애인 직원들의 만남

- 현재 아지오의 구성원과 업무가 궁금합니다.

= 아지오는 총 36명의 조합원과 14명의 직원으로 구성됩니다. 조합은 제가 이사장직을 맡고 있고 아홉 분의 이사와 두 명의 감사가 협력하고 있습니다. 14명의 직원은 각각 경영과 마케팅, 생산직으로 나뉘고 생산직에 근무하는 8명 중 6명이 청각장애인이고, 지체장애인 한 분이 있으시죠. 이렇게 한 식구입니다. 

- 대표님께서는 시각 장애인이신데, 청각장애인인 직원들과 일하기 어렵지 않으신지요? 말해도 듣지 못하고, 수화를 해도 보지 못하는 상황이잖아요.

= 처음 아지오를 시작했을 때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시각장애인이라서 소통하기 어렵다고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죠. (소통이 어려워) 청각장애인들의 사회 진입 장벽이 훨씬 높다는 것도 운영하면서 알게 됐고요. 일반적으로 겉모습이 멀쩡하다 보니 일반 직원들은 ‘장애’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말을 하지 않습니까? 청각장애인들은 절대 알아들을 수 없는데 무의식적으로 잊어버리는 거죠. 또, 청각장애인들의 입장에서는 상대가 얼굴을 찡그리거나 몸을 움직이는 모든 것이 언어이기 때문에 (마음은 아니더라도 부정적인 몸짓으로 인해) 비장애인과의 오해가 생기게 됩니다. ‘농문화’라 하여 청각장애인들끼리만 사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수화 통역사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 회사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사가 따로 있다는 점이 무척 신기했어요.

= 아지오는 청각장애인의 사회 참여 기회를 확장하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그렇기에 청각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함께 일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할 수밖에 없었죠. 소통은 역시 어렵습니다. 표정으로 봤을 때는 어렴풋하게나마 알아들었다고 느끼지만, 아닌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하지만 통역사가 가운데서 이야기를 전달하면 청각장애인 사원들과 절대 오해가 생기지 않더라고요. 참 신기한 것이 오히려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의견을 주고받게 됩니다.

아지오 유석영 대표(오른쪽)와 직원(가운데)의 이야기를 수화통역사(왼쪽)가 전달하고 있는 모습.
아지오 유석영 대표(오른쪽)와 직원(가운데)의 이야기를 수화통역사(왼쪽)가 전달하고 있는 모습. ⓒRISE BY HUFFXSELLEV

- 서로 상쇄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처럼 들리네요.

- ‘안 보이는 CEO’와 ‘안 들리는 사원‘의 사이는 ‘밤에 좁은 길을 걷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서로 더욱 조심하려고 노력한다는 거죠. 조화가 잘 이루어집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훨씬 더 정교한 소통이 가능해져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 직원에는 통역이 따로 없는데 어떻게 함께 일하고 계시는 건가요?

=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수화 통역사 신청을 하는 정부 근로 지원인 제도가 있어요. 시급으로 계산이 되는데 물론 국가에서 제공합니다. 저희는 두 분의 청각장애인들의 근로 지원을 위해 통역사 한 분이 온종일 함께 해주고 계시죠. 공장이 조금 커지면 내부 직원으로 수화 통역사를 배치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아지오는 업무 시작 전 회의를 하면서 모든 동료가 함께 수화로 노래를 배우며 청각장애인의 복지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아지오는 업무 시작 전 회의를 하면서 모든 동료가 함께 수화로 노래를 배우며 청각장애인의 복지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RISE BY HUFFXSELLEV

- 청각장애인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 당연히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일터이니 배려를 할 수밖에 없죠. 제가 업무 고민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침에 답답한 마음으로 출근을 해도 직원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출근 시간’이에요. 출근하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밝은 얼굴로 인사를 나누면 모든 걸 잊고 덩달아 행복해질 정도예요. 일터를 아끼고, 일을 즐기는 모습에 감동을 받게 되고요.

 
 

아지오 직원 이정숙 씨  

- 청각장애인 직원의 입장에서 ‘아지오’는 어떤 회사인가요?

= 아지오는 청각장애인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꿈의 직장’이라고 소문이 났어요. 아지오에서 일하기 전에 일반 식품회사에서 일했었는데, 비장애인이 많아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수화를 쓰지 못하게 하고 억지로 말을 시키기도 했죠. 밤까지 잔업을 하고 일요일도 쉬지 못할 정도여서 몸이 고되 일을 그만둬야 했죠. 그런데 반해 아지오는 농아인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소통에 대한 )부담 없이 일할 수 있어 좋습니다.

 

아지오 직원 정혜숙 씨

- 직장에서 장애로 인한 편견이나 차별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들이 많으셨나요?

= 예전에 미싱사(재봉사)로 일했던 적이 있었는데, 비장애인과 농아인과 차별이 심했어요. 농아인들에게 일을 더 많이 시켰죠. 나이가 들면서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부터 어려워졌고요. 농아인은 위험하다고 취직이 안 되었던 적도 있었어요. 아지오는 나이와 상관없이 일할 수 있게 해주시고, 대표님께서 농아인을 가족처럼 대해주셔서 앞으로도 이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어요.

 

시각장애인 CEO와 청각장애인 직원들의 만남

- 구두제작 과정도 궁금합니다.

= 시즌 2를 출범할 때 ‘무크’라는 회사에서 디자인 재능기부를 받은 약 20종류의 구두 디자인이 있습니다. 고객분이 오셔서 발을 실측한 뒤 그 스무 가지의 디자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제작의 첫 관문입니다. 다음으로 실측한 내용을 바탕으로 가죽을 재단하고 바느질을 하게 되는데 이를 ‘가피(또는 제갑)’라고 합니다. 다음으로 가피를 바닥에 붙이고, 광을 내는 과정을 거치죠. 저희는 규모나 인력 구성상 어려움이 있어 ‘가피’는 수급을 받고 있습니다.

- 실측을 직접 하시잖아요. 사람마다 발 모양이나 특징들이 다를 텐데 특별한 방식이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 요즘에는 실측도 기계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해본 결과 ‘스킨십’을 따라가는 것이 없다고 판단했죠. 발을 직접 보고, 만져본 뒤 변형이 일어난 부분은 사진으로 남겨두어서 좀 더 정확하게 사이즈를 측정하고자 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직접 사람과 면대면으로 만나 하나하나 실측하는 것이 원칙이겠죠.

아지오 직원들이 활짝 웃으며 수화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지오 직원들이 활짝 웃으며 수화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RISE BY HUFFXSELLEV

- 맞춤 구두 제작이 무척 어려운 기술이라고 들었습니다. 구두 기술을 가진 장인들만 모여 있는 건가요?

= 물론 구두 기술자분들이 계시죠. 하지만 아지오는 ‘경과형 일자리’라 하여 구두 기술자가 경험 없는 직원들을 훈련해가며 일을 하는 구조입니다.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애초부터 구두를 하신 분들만 모은 게 아닌거죠.

- 그렇다면 운영에 어려움이 많지 않나요?

= 물론 숙련공들과 함께 처음부터 출발하면 구두의 수량도 늘고 속도도 빨라지겠죠. 하지만 청각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만들자고 시작한 일이에요. 투입되는 비용이 적지 않지만 맞춤 구두 제작자들이 배출된다면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얼마 전 홈쇼핑 방송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가장 반품률이 높은 품목이 바로 구두랍니다.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무척 어렵다는 거죠.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신발 시장이 무너진 지 오래라 관련 전문가들이 거의 없는 상태이니 저희가 앞으로 관련 분야에서 달인들을 많이 배출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 맞춤 구두 제작 기술 훈련도 하시겠네요?

= 발을 재는 ‘실측 기술’을 중점으로 훈련 중입니다.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발의 특징, 생활 습관도 고려해야 하죠. 사람마다 신발 신는 패턴도 달라서 평소 꽉 낀 신발을 선호한다거나 일부러 헐렁헐렁하게 신는지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고요. 종일 구두를 신고 일을 한다는 특이점이 있는지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해서 공부해야 할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요.

- 아지오 구두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 좀 말씀해주세요.

= 정직하다는 것이요. 요즘은 맞춤 구두도 일반 공정은 도급화 되어있어 쉽게 만들어요. 저희는 철저하게 망치질을 하고 손을 다듬어서 구두를 만들고 있습니다. 공장이 커진다면 가피도 직접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요. 그 밖에 최상급의 가죽을 사용하고, 대면 실측한다는 점도 있죠. 특별한 경우에는 직접 완성된 신발을 가지고 소비자를 찾을 때도 있어요. 원시적인 방법이긴 하나 이런 점들이 오히려 일반 회사보다 비해 차별화된 전략이 될 거라고 봅니다. 

 

 

아지오 신발을 신고 있는 유시민 작가와 그와 함께 일하고 있는 이관희 부장(오른쪽).
아지오 신발을 신고 있는 유시민 작가와 그와 함께 일하고 있는 이관희 부장(오른쪽). ⓒRISE BY HUFFXSELLEV

유시민 작가 

- 아지오 구두 마니아라고 들었습니다. 아지오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 기성화에 비해서 ‘편안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새 신을 신어도 어디 아픈 데가 없어요.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구입하는 구두에 비해 소재가 매우 부드러운 편이에요. (소재의 특성상) 벗어놓은 모습을 보면 예쁘게 보이지 않은데 막상 신으면 너무 편안하고 내 발에 꼭 맞는 거죠. 일반적인 수제화의 장점이지만 발 모양이 특이하거나 발이 짝짝이라면 특히 더 좋으시겠죠.

두 번째는 ‘소비의 특별한 가치’를 맛볼 수 있다는 거예요. 집사람이 사준 구두에 비해서 디자인은 좀 덜 멋질지 몰라도 신을 때마다 신발을 꿰매고 재단했던 청각장애인들이 여기서 나오는 수입으로 당당한 사회인의 위치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느껴지는 만족감이 좀 있어요. 그것이 장애인 기업에서 제품을 소비할 때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효용이랄까요. 어차피 신발은 신어야 하는 거잖아요.

- 시즌 1 때와 비교해보셨을 때 장애인 제품과 관련한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체감하시나요?

 = 옛말에 ‘쌀독이 차야 인심이 나온다’, ‘의식(衣食)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는 말이 있잖아요. 우리나라가 밥을 먹고 산 지가 이제 한 30~40년 정도밖에 안 됐기 때문에 장애인 기업이 활성화돼 있는 나라들에 비해 아직 미약하긴 하지만, 그 대신 우리는 빨리 배워요. 그래서 이 분야에서도 빠르게 진전이 이루어져 왔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보건복지부에서 일할 때 UN이나 국제장애인 단체에서 모니터링하러 한국에 정기적으로 오는데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장애인 휠체어 보급 사업’이나 ‘활동 보조인 제도’ 같은 게 빠르게 발전되고 있어 놀랐다고요. 이런 제도의 차원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의식이나 가치관 또는 연대 행동 면에서도 저는 우리 사회가 빠르게 발전에 가고 있다고 봐요. 아지오도 거기에 희망을 걸고 있죠. 신발을 신을 때마다 왠지 좀 좋은 일을 한 것 같은 그런 뿌듯함을 느끼는 것이 소비의 즐거움 중의 하나일 수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앞으로) 참 괜찮아요, 아지오. 

 

 

결국 우리의 이야기는 ‘구두’ 

- 아지오가 어떤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라시나요?

= 아지오 식구들은 ‘대통령이 신은 구두’에서 ‘우리 모두의 구두’ 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신을 신고 대통령이 되셨듯, ‘좋은 신발’은 ‘좋은 곳’에 데려다준다는 등식이 맞아 들어갈 수 있도록 아지오는 품질 좋은 구두, 멋진 구두, 국민들이 사랑해주는 구두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여성들을 위한 구두도 만나보실 수 있으니 여성분들은 서운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품질과 기술로 아지오가 일반 시중의 구두와 당당히 겨뤄서 오래오래 온 국민이 아지오를 신는 그 날까지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자리매김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아지오는 정확하게는 ‘구두 만드는 풍경’이란 회사의 브랜드 이름이다. 유석영 대표가 청각장애인들의 정성을 들여 구두를 만드는 동작과 모습이 하나의 풍경처럼 구두에 녹아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이었다. 그래서 소비자가 구두를 볼 때마다 아지오의 직원들이 구두를 정성껏 만드는 모습을 떠올리기를 바란다. 

소비자가 직접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진열된 샘플 구두
소비자가 직접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진열된 샘플 구두 ⓒRISE BY HUFFXSELLEV

- 그렇다면 아지오의 목표는 무엇인지요?

= 1차 목표는 ‘1만 명의 고객 확보’입니다. 1만 명의 구전 마케팅을 통해서 또 다른 고객들을 만들게 되면 더욱 더 좋겠죠. 먼 훗날에는 청각장애인들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사회적 지위를 갖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아지오가 청각장애인들의 전통적인 산업이 되어 장애가 있고도 좋은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그 이후에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연락을 못 받았습니다. 이제 다시 만들게 됐으니 꼭 연락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출고 전 구두를 포장하고 있는 모습
출고 전 구두를 포장하고 있는 모습 ⓒRISE BY HUFFXSELLEV

*인터뷰 답변은 명료성을 위해 요약, 정리되었습니다.

 
 
 

# RISE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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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제주도 사람들과 수십년 동안 인연을 맺고 있는 아일랜드 출신 신부(神父)들: 성이시돌법인 임피제·이어돈 신부의 이야기(인터뷰 기사 보기)

4회. 대통령의 구두, 시민의 구두가 되다. ‘안 들리는 CEO’와 ‘안 보이는 직원들이’만드는 구두이야기(첫 번째 인터뷰 보기)

 

ⓒHUFFPOST KOREA/SELL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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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E 4회. 사회적 협동조합 ‘아지오’ 편

촬영/ 강한(sellev.), 이윤섭

영상 구성, 편집/ 강한(sellev.), 김지현(sellev.)

영상 디자인 / nature(sellev.)

대담/ 김지현(sellev.), 황혜원 

정리/ 황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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