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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마 "불쌍하다"고 말하려 고양이 이용한 김진태의 동물학대

고양이는 낯선 곳을 두려워한다

  • 백승호
  • 입력 2018.10.10 14:56
  • 수정 2018.10.10 15:07

작은 벵갈 고양이가 국감장에 등장했다. 고양이는 숨을 곳도 없는 작은 철창 안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갇혀 있었다.

이 고양이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데려온 것이다. 그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동물을 하나 가져왔다”며 “퓨마 새끼와 비슷한 동물이다”라고 소개했다.

그가 이 벵갈 고양이를 가져온 이유는 정부의 ‘퓨마 사살 사건’을 비난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18일 대전시립동물원에서 관리 중이던 퓨마가 열린 문 밖으로 탈출했다가 4시간 30분 만에 사살된 사건이 있었다.

김진태는 국감장에서 “(지난) 9월18일 사살된 퓨마와 아주 비슷한 거를 가져오고 싶었지만, 퓨마를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서 안 가져왔다”면서 “동물도 아무 데나 끌고 다니면 안 된다. 자그마한 것을 한 번 보시라고 가져왔다”고 했다. 본인 입으로 “동물도 아무데나 끌고 다니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 정작 벵갈고양이는 아무 데나 끌고 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1

 

특히 고양잇과 동물은 영역 동물이기 때문에 낯선 곳을 더 두려워 한다. 실제로 동물단체들도 김진태의 이런 행동에 대해 “퓨마 사살의 부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고양이를 국감장에 데리고 오는 건 말이 안 된다”, ”명백한 학대”라며 반발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평양정상회담 저녁에 대전 모 동물원을 탈출한 퓨마 한 마리가 전광석화처럼 사살됐다”며 ”이날 NSC 소집까지 1시간35분이 걸렸는데 지난해 북한 미사일 발사 때 2시간33분만에 NSC가 열린 것과 비교하면 청와대가 훨씬 민첩하게 움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퓨마는 고양잇과 동물 중에서도 가장 온순하다고 알려져 있고 사람을 공격했다고 보고된 적이 거의 없다”며 ”마취총을 쐈는데 안 죽으니 바로 사살을 했는데 불쌍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1

 

하지만 김진태 의원은 이날 낯선 곳에 끌려온 고양이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는 잘 몰랐던 것 같다. 게다가 그날 NSC가 열렸다는 주장의 사실 여부도 불투명하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제가 NSC 상임위 멤버라서 잘 아는데 그날 NSC가 열렸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김진태의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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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김진태 #퓨마 #국정감사 #국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