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18년 10월 08일 18시 00분 KST

여성에게 오르가즘을 선사하는 행위를 '전희'라고 축소하는 걸 그만두라

남성에게 최고의 쾌감을 주는 삽입은 섹스에 당연한 듯 포함돼 있으나, 여성에게 쾌감을 주는 오럴섹스는 '특별 메뉴'로 분류되다니.. 이런 게 바로 가부장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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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여름, 친구 두 명이 내게 스킨십의 ‘진도’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키스, 애무, 성기 만지기, 그리고 삽입, 이른바 ‘섹스’가 있다는 것이었다. 가장 친밀하고 즐거우며 중요한 성행위는 ‘버자이너에 페니스를 넣는 것’ 같았다.

잡지들에서는 끝없이 ‘체위’ 기사를 쏟아내며 이 사실을 재확인한다. 손가락으로 만지거나 오럴 섹스를 하는 체위는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삽입 섹스’만 등장한다.

나는 ‘처녀성을 잃는다’는 게 처음으로 버자이너에 페니스가 들어간다는 뜻이라는 걸 배웠다. 다른 모든 행동은 마치 그 중요한 순간을 위한 준비에 불과하다는 듯 말이다.

전희는 사전에서 ‘성관계에 앞선 에로틱한 자극’이라고 나와 있었다. 그 자체로 중요하지는 않은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성행위를 하는 초기 몇 년 동안은 내 버자이너에서 새로운 신경 말단이 언제 돋아날까 생각하며 보냈다. 파트너들과 나는 전희를 대충 넘겼고, 삽입 섹스 중 별다른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내게 결함이 있는 게 아닌가 느꼈다. 잡지에서 혼이 빠질 정도의 오르가즘을 준다고 한 체위를 시도해 봐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나에게 감정적 장애가 있는 것 같다 여겼으나, 지금의 파트너는 내가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음을 가르쳐 주었다. 그 비밀은? ‘전희’였다. 그는 전희를 나를 흥분시키는 방법이 아닌, 나를 절정에 다다르게 하는 방법으로 대했다.

처음에는 내가 그보다 두 배를 받는 것 같아 죄책감을 느꼈다. 그는 내게 오럴 섹스나 손가락 섹스나 삽입 섹스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버자이너 삽입 섹스에서 내가 별로 느끼는 것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그나저나 버자이너 섹스란 말은 내가 느끼기엔 이상한 표현이다. 쾌감을 얻는 여성의 시각에선 모든 섹스가 버자이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버자이너 삽입도 좋았지만 그건 주로 그를 위한 것이었다. 우리는 사실 아주 공정하게 섹스하고 있었다. 섹스하는 시간의 절반은 그를 위해, 절반은 나를 위해 썼다. 우리는 돌아가며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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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이제 전희와 섹스를 나눠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은 삽입을 전희로 대할 때도 있다. 그러고 나면 내 차례가 돌아왔을 때 더욱 짜릿해진다.

나에게 가장 쾌감을 주는 행위를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마치 남성들이 내 몸에 들어오기 전에 지불하는 입장료 정도로 여겼다는 게 한동안은 불편했다. 우리가 여성의 쾌감을 남성의 쾌감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 단계에 불과하다고 가르친다는 게 불편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오르가즘을 느끼려면 전희에서 하는 것 같은 클리토리스 자극을 필요하다. 엘리자베스 로이드의 ‘여성 오르가즘의 경우’(The Case of the Female Orgasm)에 나오는 32건의 연구에 대한 메타 분석에 따르면 삽입을 통해 늘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는 여성은 4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이 연구에 등장하는 여성 중 상당수는 삽입 중 클리토리스 자극을 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실제 수치는 이보다도 낮을 것이다.

섹스 리서치 저널의 한 연구에서는 여성들이 느끼는 최고의 오르가즘은 오럴 섹스에서, 남성의 경우 삽입에서 온다고 밝혔다.

남성들에게 최고의 쾌감을 주는 것은 섹스에 당연한 듯 포함되어 있지만 여성들에게 쾌감을 주는 것은 특별 메뉴로 분류된다니… 이런 게 가부장제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로리 민츠 박사는 ‘Becoming Cliterate’에서 “남성의 오르가즘이 ‘그냥 전희’이고 여성의 오르가즘이 제일 중요한 세상은 어떨까?”라는 물음을 던졌다.

남성이 여성보다 오르가즘을 더 많이 느끼는 ‘오르가즘 격차’의 가장 큰 원인은 우리가 삽입을 주요 행위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민츠 박사는 말한다. 전희로 간주되던 것들까지 포함하도록 섹스의 정의를 넓힌다면 여성도 남성들 못지않게 오르가즘을 많이 느낄 것이다. (솔직히, 더 많이 느낄 것이다. 토이를 꺼내서 삽입 중 다른 오르가즘을 즐기지 말란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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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입을 다른 성행위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지극히 이성애 중심적이기도 하다. 페니스를 가진 사람과 버자이너를 가진 사람의 섹스가 가장 중요하고 이상적인 것이라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어떤 한 가지 행위를 하면 다른 사람이 된다는(그러나 다른 행위는 그렇지 않다는), 순결에 대한 해로운 생각을 키우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전희’라는 단어를 쓰지 말 것을 요구한다. 섹스엔 다양한 종류가 있을 뿐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행동과 순서가 있지만, 그중 옳거나 그른 것은 없다.

당연한 듯 삽입만을 지향할 것이 아니라, 당신과 파트너가 좋아하는 섹스가 어떤 것인지 시간을 들여 알아내 보라. 그것이야말로, 당신의 섹스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로 취급될 자격이 있다.

 

* 허프포스트CANADA에 실린 을 번역 편집했습니다. Bellesa.co(NSFW)에 최초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