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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이 맞힌 막걸리는 3개"라는 문장은 왜 기사에서 사라졌나?

사실관계는 짚고 넘어가자

  • 박세회
  • 입력 2018.10.06 15:23
  • 수정 2018.10.07 00:16

‘백종원의 골목식당’ 지난 9월 12일 방송에 등장한 ’12종 막걸리 맞히기’를 둘러싸고 해당 방송의 조작 여부가 문제가 되고 있다. 

9월 12일 대전 중앙시장 청년구단 편을 보면 전국의 유명 막걸리 10종과 솔루션 신청자 박유덕 사장의 막걸리 2종을 두고 백 대표와 박 사장이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방송의 현장 분위기는 모르지만 편집본을 보면 백 대표와 박 사장이 대결 구도로 되어있다. 아래 캡처 화면의 자막만 봐도 그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 화의 전체 장면을 보면 백 대표가 막걸리를 맞히지 못하는 장면은 단 한 장면도 등장하지 않는다.

실시간으로 이 방송을 봤던 A 씨(33)는 ”방송만 보고는 백 대표가 모든 막걸리를 다 맞혔다고 생각했다”며 ”저게 가능할지 의심은 들면서도 막걸리의 맛이 워낙 개성이 강하니 백종원 정도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방송을 보면 이 장면이 시청자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백종원 대표가 막걸릿집 사장보다 훨씬 막걸리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 

ⓒSBS
ⓒSBS/captured

그러나 이후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이 장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후 한 인터뷰에서 제작진은 편집된 장면이 던지는 메시지와는 확연히 다른 말을 했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작진은 ”백 대표님이 좋아하는 막걸리를 가져왔다. 그리고 전부 다 맞힌 것도 아니고 3개 정도밖에 맞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문장은 지금은 기사에서 사라졌으나 구글 검색과 다른 전재 기사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 

ⓒgoogle captured

특히 네이버 검색 결과를 보면 전재한 기사들이 ”전부 다 맞힌 것도 아니고 3개 정도밖에 맞히지 못했다”고 한 것과는 달리 원 소스인 연합뉴스만 해당 문장을 ”그중 3개를 마셔보고 함께 막걸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수정했다. 어째서 이 문장을 수정했는지 연합뉴스 쪽에 문의했으나 아직 연락이 닿지 않았다.

ⓒnaver/captured

일각에서는 백종원이 3개의 막걸리를 맞혔다는 내용이 이미 방송에 나왔다는 제보가 있었다. 아래와 같은 화면이 방송에 나왔다는 것. 그러나 확인 결과 이 화면은 10월 3일, 공교롭게도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작진들이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가 발행된 방송일자에 나온 장면이다. 백종원이 12종의 막걸리를 다 맞힌 것처럼 편집된 9월 12일 방송 분량이 문제가 되자 20여 일이 지난 시점에 “그때 백종원이 알아챈 건 3종뿐이었다”고 밝힌 것이다.

ⓒSBS/captured

박유덕 사장과 백종원 대표의 논쟁에 정답은 없다. 백 대표가 원하는 달콤하고 새콤한 막걸리도 맛있고 박 사장이 만든 은은하고 밍밍한 막걸리도 누군가에겐 맛있다. 그러나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작진의 행위에는 정확한 판단이 선다. 이들은 백종원 씨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9월 12일 방송에서는 백종원 씨가 막걸리를 거의 다 맞힌 것처럼 내보내고, 이게 논란이 되자 급하게 변명을 하고 있다. 

음식 사업가 및 방송인로서 백종원 씨의 지식·경험·감각은 대단하다. 그런 가치가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빛을 발하고 있다. 그러니 제작진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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