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18년 10월 05일 17시 11분 KST

아이들에게 쾌감을 포함해 섹스에 대한 진실 전부를 알려주어야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쾌감을 느끼지 말라는 성교육을 받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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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 배웠던 성교육은 거의 전부 ‘위험’을 강조했다. 성병에 걸린다거나 임신할 위험이 있다는 얘기들이었다. 교사와 부모는 성행위를 결혼 후로 미루면 이러한 결과를 피할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

성적 친밀함이 감정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배우지 않았던 것 같다. 누가 나를 원한다는 것, 내가 동의를 어떻게 확인하고 표현하는지(즉 동의 하에, 원해서 하는 섹스) 배우지 못했다. 내 정체성과 몸을 이해하는 법도, 무엇이 내게 쾌감을 주는지도 배우지 못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쾌감을 느끼지 말라는 교육을 받은 셈이다.

전세계 국가들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교육을 현대화할 방법을 찾고 있지만, 여러모로 볼 때 성교육의 메시지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섹스는 삶의 건강한 일부가 아니며, 결코 즐거워지라고 하는 게 아니라는 식이다. 성교육에서 섹슈얼리티는 위험한 것이라고 가르친다.

쾌감에 초점을 맞춘 성교육이 부족하다. 쾌감은 섹스에서의 즐거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적인 존재로서 우리의 정체성, 타인들과 맺는 우리의 관계를 가리킨다. 즉 섹슈얼리티와 관련된 육체적, 감정적, 심리적 행복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에서 특히 쾌감에 대한 진정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다.

예를 들어 많은 여성은 고통스러운 섹스가 일반적이라고 믿도록 가르침 받으며, 파트너의 쾌감에 비해 자신의 쾌감은 부수적인 것으로 보도록 배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만족스럽지 않은 나쁜 섹스는 너무나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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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 건강 분야에서 일하는 호주 라트로브 대학교의 크리스토퍼 피셔 부교수는 쾌감에 초점을 둔 성교육이 부족하다는 데 동의한다. “연구를 위해 만난 젊은이들은 학교 성교육이 섹스에 대한 진실 전체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특히 쾌감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진실을 전부 알고 싶어 한다.”

라트로브 대학교 연구자들은 1992년부터 호주 중학생들의 성 건강에 대한 전국 설문 조사를 5회 실시했다. 가장 종합적이었던 마지막 보고서에서 학생들의 50%는 12학년(한국의 고등학교 3학년) 또는 그 이전에 성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54%는 노골적인 성적 문자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행위를 하는 학생들의 25%는 원하지 않는 성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50%는 학교의 성교육이 상당히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캐나다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십대의 성적 행동에 대한 다양한 층위가 드러났다. 15~24세의 66%는 성교 경험이 있었다. 16~20세의 40%는 섹스에 관한 문자를 보낸 경험이 있었다. 청소년의 80%는 성적인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젊은 여성은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59%), △만족도가 낮은 경우(48%), △통증을 느끼는 경우(48%)가 많았다.

동의, 젠더 표현, 자위, 섹스 문자 등 쾌감과 관련된 주제들이 끊임없이 토론의 대상이 되는 지금, 우리는 사상이 아닌 과학적 증거를 사용하여 종합적 성교육을 아이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커리큘럼을 가진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네덜란드를 보자. 7세 때 성기의 정확한 이름을 교육하고, 자위는 정상적이며 스스로의 몸을 발견하는 건강한 방법이라고 가르친다. 젠더 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대해서도 알려주며, 사회적으로 학습하는 성적 욕구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규범을 가르친다.

네덜란드 모델에 대한 실증적 연구에 의하면 십대와 청소년들이 섹스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을 더 적게 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더 많이 하게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25세 미만의 네덜란드인이 성병에 새로이 감염되는 비율은 10%에 불과한 반면, 캐나다에서는 클라미디아, 임질, 전염성 매독의 감염률이 이 연령대에서 가장 높다. 네덜란드 십대들은 임신과 낙태 비율도 세계에서 가장 낮다. 게다가 네덜란드에서 성적으로 가장 왕성한 젊은이들은 젠더를 불문하고 섹스가 즐겁다고 말한다(90~94%). 성적 호불호에 대한 대화는 성적 쾌감과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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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종합적 성교육이 이루어질 때 섹스는 더 안전해지며 진정 즐거운 것이 된다는 의미다. 이는 육체적, 정신적 건강과 행복에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피셔 박사에 따르면 성적으로 왕성한 십대 후반의 경우 최근 경험에 대해 긍정적 감정을 가진 사람일수록 성관계 전에 파트너와 임신과 성병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 의논하는 비율이 크게 높았다고 한다. 여성의 경우 즐겁고 행복한 성적 접촉이 주체성을 높여준다고도 알려졌다. 여성이 자신의 성생활에 대한 통제권을 더 많이 행사할 수 있을수록 원치 않는 섹스의 가능성이 작아진다. 젠더와 권력에 대한 논의도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교육을 통해 청소년에게 힘을 주는 것은 젠더 기반 성폭력 감소와 사회의 긍정적 변화에 도움이 된다.

연령에 적합한, 쾌감에 초점을 맞춘 성교육은 사춘기 청소년의 건강과 발달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청소년들의 삶으로 정치 게임 하는 것을 그만두고, 쾌감에 초점을 맞춘 종합적인 성교육 커리큘럼을 받아들여야 할 때다.

 

* 허프포스트CANADA의 을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