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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스스로를 '자수성가 재벌'로 묘사했던 사례들을 모아봤다

트럼프의 부의 원천은 그의 실패한 사업을 여러 차례 지원해준 아버지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을 뉴욕타임스가 찾아냈다.

  • 허완
  • 입력 2018.10.05 15:01
ⓒJonathan Ernst / Reuters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자수성가했다고 수십년째 주장해왔다. 아버지의 재산에서 덕을 본 것이 거의 없으며, 자신의 진취성과 책략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한 폭발적 기사는 이러한 주장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다.

NYT는 수백 건의 기밀 소득 신고서와 은행 기록 등을 근거로 트럼프가 아버지의 부동산 사업으로부터 현재 가치로 4억 1300만달러(약 4700억원)를 물려 받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걸음마를 떼던 시절 시작된 이 부동산 사업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또한 트럼프는 자신의 실패한 사업들을 구제하기 위해 부친으로부터 수천만달러의 돈을 빌렸으며, 1970년대에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하나였던 아버지에게 의존했다고 NYT는 전했다.

백악관이 ”(사실을) 호도하는 트럼프 가문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한 이 기사에는 트럼프와 그 남매들이 어떻게 부모의 수백만달러 규모 탈세를 도왔는지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명백한 사기 사건”들도 포함된다.

1990년대부터 트럼프가 자신이 ‘자수성가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던 8건의 사례를 모아봤다.

 

“아버지는 내게 고작 1백만달러를 빌려주었다.” 

트럼프 대통령: “나는 여러 해 전에 아버지로부터 아주, 아주 소액의 돈을 빌렸다. 나는 그것으로 거대한 제국을 일궜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빌렸던 돈. 그 대출금을 갚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빌렸던 돈이 총 1백만달러였다고 말했으나, 뉴욕 타임스는 6100만달러 가까운 금액이었음을 밝혀냈다.

 

트럼프가 여러 번 반복한 주장은 아버지로부터 1백만달러에 불과한 ”소액”을 빌렸다는 것이었다. 커리어를 시작할 때 빌렸고 이자까지 붙여서 갚았으며, 그 돈으로 ”거대한 제국”을 일궜다고 트럼프는 주장해왔다.

2015년 10월 뉴 햄프셔 타운홀 미팅에서 당시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는 “내 인생은 절대 쉽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나는 브루클린에서 시작했다. 아버지는 소액인 1백만달러를 빌려주었다. 나는 맨해튼에 들어왔고 아버지에게 이자까지 붙여 돈을 갚아야 했다. 그러나 나는 맨해튼에 와서 부동산을 사기 시작했다. 나는 아주 잘 해냈다.”

NYT 보도에 의하면 프레드 트럼프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현재 가치로 최소 1억 4000만달러를 빌려주었다. 대부분은 상환된 적이 없다.

ⓒKevin Lamarque / Reuters

 

“부자들은 나를 덜 좋아할 것이지만, 노동자들은 내가 열심히 일하고, 내가 일군 것이 내가 물려 받은 게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나를 좋아한다.”

그 유명한 1990년 플레이보이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일군 것이 내가 물려 받은 게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노동자들”에게 호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와 같은 주장은 트럼프가 어렸을 때부터 부동산 재벌인 아버지에게 수억달러를 받았다는 보도와는 상반된다.

“3살 때 그는 아버지의 제국으로부터 현재 가치로 연간 20만달러에 해당하는 돈을 벌었다. 그는 8세에 이미 백만장자였다. 40, 50대 때는 매년 500만달러 이상을 받았다”고, NYT는 적었다.

트럼프가 아버지에게 받았다는 돈은 현재 가치로 최소 4억 1300만달러(약 47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New York Daily News Archive via Getty Images

 

내 아버지는 “전형적인 허레이쇼 앨저(자수성가)형이다.”

1987년에 대필 작가를 통해 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서 트럼프는 아버지의 부유한 배경(이 미친 영향)을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려 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부친에 대해 “그는 전형적인 허레이쇼 앨저”라고 말했다. 빈곤한 소년이 부자가 되는 내용으로 잘 알려진 소설 ‘누더기를 입은 딕(Ragged Dick)’의 작가를 지칭한 것이다.

프레드 트럼프가 근면하고 검소했다는 평판이 있었다는 건 사실이지만, 앨저 소설의 주인공처럼 가난한 사람은 아니었다. 도널드 트럼프의 할아버지인 프레드릭 트럼프 시니어는 알래스카 골드 러시에서 큰 돈을 벌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부동산에도 투자했다.

프레드릭 시니어는 1918년에 사망하며 현재 가치로 50만달러(약 5억7000만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유산으로 남겼다. 그의 아내였던 엘리자베스는 ‘E. 트럼프 앤드 선’이라는 이름의 가족 기업을 시작했다.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나는 운 좋은 정자클럽 중 하나라고 자주 말하곤 한다. 하지만 내가 천부적인 재능까지 타고났나? 그건 아니다.”

트럼프가 자신이 부유한 집안 출신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사례는 많지 않다. 2009년의 책 ‘챔피언처럼 생각하라(Think Like A Champion)’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운 좋은 정자클럽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이전에 그는 이 말이 ”다른 사람의 부”를 물려받은 사람을 의미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아버지의 부동산 재산이 자신의 성공과는 별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나는 운 좋은 정자클럽 중 하나라고 자주 말하곤 한다. 하지만 내가 천부적인 재능까지 타고났나? 그건 아니다. (나의 부는 노력의 결과다.)” 

 

“내가 일군 것은 내가 스스로 만들었다.”

1992년 PBS의 찰리 로즈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무척이나 분명하고 단호한 어조로 스스로를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묘사했다.

“내가 일군 것은 내가 스스로 만들었다.” 트럼프가 로즈에게 말했다. ”나는 오랫동안 열심히, 영리하게 일했다. 다른 그 어떤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내 두뇌를 썼다는 것이다. 정말 빨리 정말 많은 돈을 너무 쉽게 벌어 재미가 없을 때가 있을 정도였다. 사실이다.”

ⓒFred Prouser / Reuters

 

“나는 내 순자산이 자랑스럽다. 나는 대단한 일을 해냈다.”

트럼프가 2015년 6월에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힐 때, 그는 자신의 순자산이 90억달러 정도라며 과시했으며(이에 대한 반박이 있었다), 자신이 열심히 일하고 진취적이었기 때문에 번 돈이라고 주장했다.

“나는 대단한 협상들을 많이 했다. 초반에, 젊을 때 했다.” 소득 신고서를 공개해야 한다는 요청을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던 트럼프가 트럼프타워 유세에서 했던 말이다. ”그리고 이제 나는 전세계를 새로 일굴 것이며,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한다.” 

ⓒRon Galella, Ltd. via Getty Images

 

“내가 광부의 아들이었다면 나는 빌어먹을 광산을 떠났을 것이다.”

트럼프는 1990년의 플레이보이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X-factor(성공에 필수적인 요소)’가 있다고 뽐내며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광부를 비유에 동원했다.

협상에서 어떤 만족을 얻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도전을 좋아하고 광부 아들 이야기를 자주 한다. 광부가 진폐증에 걸린다. 광부의 아들, 그 아들의 아들도 걸린다. 내가 광부의 아들이었다면 나는 빌어먹을 광산을 떠났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광산을 떠난다는 상상력, 그게 뭐든, 그런 게 없다. 그들에겐 ‘그것’이 없다.”

“그건 사업가, 위대한 운동선수, 위대한 작가가 되는 능력이다.” 트럼프가 말을 이었다. ”그건 타고나거나, 그렇지 못했다면 전혀 없거나 둘 중 하나다. 능력을 다듬을 수도, 완벽하게 만들 수도, 방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골프 선수] 잭 니클라우스는 태어날 때부터 그 누구보다 골프를 잘 치는 능력을 타고났다.” 

ⓒJeffrey Asher via Getty Images

 

“내 아버지는 나를 감싸준 적이 없다.”

트럼프는 ‘거래의 기술’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을 ”감싸준 적이 없다”고 말하며, 힘든 상황을 스스로 헤쳐나가야만 했다고 했다.

그러나 NYT 보도는 완전히 다르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의 부친은 계속해서 수백만달러를 빌려주고 망해가는 비즈니스에 수백만달러를 더 쏟아부어가며 트럼프를 재정 파탄에서 구했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반, 애틀랜틱 시티 카지노와 플라자 호텔를 비롯해 트럼프의 여러 사업체들이 그랬던 것처럼, 트럼프의 사업체들이 부도 위기에 처하자, 프레드 트럼프는 현재 가치로 830만달러에 해당하는 돈을 들여 사업체 4개를 구해주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프레드 트럼프는 아들의 채무 상환을 돕기 위해 1990년에 애틀랜틱 시티로 회계 담당자를 보내 카지노 칩 350만달러 어치를 사게 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수법이 밝혀졌고, 카지노는 벌금을 물어야 했지만, 아버지 덕에 트럼프 대통령은 ”채무 불이행을 가까스로 피했다”고 NYT는 전했다.

프레드 트럼프가 아들을 재정 위기로부터 항상 구해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가 아들에게 재정적 ”안전망”을 주려 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는 파산법 제 11장에 따른 파산신청을 6번이나 했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8 Times Donald Trump Claimed He Was A Self-Made Ma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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