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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우탄의 멸종을 막고 싶으신가요?

야생 암컷 오랑우탄 로사가 나무 위에서 과일을 찾고 있다
야생 암컷 오랑우탄 로사가 나무 위에서 과일을 찾고 있다 ⓒ그린피스
ⓒhuffpost

처음 오랑우탄을 실제로 봤을 때, 전 거의 바지에 오줌을 쌀 만큼 겁을 먹었습니다. 제 머리 위에 나무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더니, 올려다보니까 오랑우탄이 있었어요. 가지에 그네처럼 매달려서, 커다란 접시 같은 얼굴로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더군요.

정말 두려운 경험이었는데, 사실 그게 정상적인 거죠. 이 생명체들은 야생 동물들이고, 우리의 삶은 절대 이들과 밀접하게 얽혀서는 안 되는 게 정상이니까요. 제가 꼼짝하지 못하고 계속 서있자니 오랑우탄이 저를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그 표정이 너무 사람과 닮아서, 금방이라도 말을 건넬 것 같았어요. 만약 진짜 저에게 말을 걸었다면 이런 말을 했겠죠. “잘했어. 아니 사실, 당신네가 창조해 낸 이 엉망진창은 정말로 놀라워… 당신들은 지적인 생명체 아니었어?”

우리는(오렌지색 털에, 긴 팔을 가진 친구와 나) 칼리만탄에 있는 보호소에서 만났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사실 이런 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됐습니다. 이런 보호소는 그나마 운이 좋은 오랑우탄만이 최후에 오는 곳이지만, 이상적인 곳과는 아주 거리가 멀죠. 이들이 생활하는 구역은 보통 오랑우탄의 정상적인 생활 구역보다 아주 많이 좁고 한정되어 있으며, 살아남기 위해 인간들에게 의존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주로 구출돼 오는, 나무도 없는 황무지에 비하면 몇천 배는 나은 곳입니다.

오랑우탄은 멸종 위기입니다

오랑우탄의 주요 서식지인 천연 열대 우림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파괴되고 대규모 팜유 농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가 슈퍼마켓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제품들에 들어가는 저렴한 식물성 기름을 만들기 위해서죠.

집을 잃고 독립성도 잃은, 그리고 가족까지 잃은 경우가 많은 이 보호소의 오랑우탄들은 대단히 헌신적인 사람들에게 보살핌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자원은 아주 부족한 상태입니다. 보호소는 이미 꽉 차서 바글거리고, 구조 작업 때문에 모든 이들은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사육사에게 안겨 있는 오랑우탄
사육사에게 안겨 있는 오랑우탄 ⓒ그린피스

팜유는 우림을 파괴하지 않고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수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이 팜유 공급 과정을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산림을 파괴하지 않고 팜유를 생산하는 업체들에서만 팜유를 구입하라고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한 결과, 업계 전체적으로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 브랜드들은 반드시 약속의 책임을 져야만 합니다.

거의 10년 전, 유니레버나 네슬레, 몬델레즈를 비롯한 전 세계 최대의 기업들이 2020년까지 열대 우림 파괴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그 약속이 실현되기까지 기한은 50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산림 파괴 중단’ 정책을 발표했지만, 대기업들은 여전히 우림을 파괴하는 업체로부터 팜유를 공급받고 있었습니다.(이들은 숲을 밀어버린 자리에 팜유 농장을 만듭니다.)

팜유로 인해 산림 벌채가 일어나고 있다
팜유로 인해 산림 벌채가 일어나고 있다 ⓒ그린피스

대신 이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팜유 생산을 위한 협의회(Roundtable on Sustainable Palm Oil, 이하 RSPO)’에 의존해 ‘깨끗한’ 제품 인증 마크를 받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죠. 하지만 RSPO가 정책을 위반하는 생산 업체나 유통 업체를 눈감아주고 있다는 사실이 몇 번이나 발각됐습니다.

지난 6월 그린피스는 세계 최대의 팜유 유통 기업이자 RSPO 위원이며, 상당수의 브랜드에 팜유를 공급하고 있는 윌마가 파리 2배 넓이의 우림을 파괴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더 이상 이런 식으로 계속돼서는 안 됩니다.

숲은 지구의 허파입니다

지난 16년간 10만 마리에 달하는 오랑우탄이 산림 파괴 때문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부는 급격히 줄어든 숲에서 벗어나 농경지로 들어왔다가 겁에 질린 농부들에게 총에 맞아 사망했죠. 나머지는 서식지를 잃고 굶어 죽거나, 매달려 있던 나무를 불도저로 밀어 버리는 바람에 떨어져 죽거나, 개간을 위해 지른 산불에 질식하고 화상을 입어 죽었습니다.

외딴 나무에 매달려 있는 오랑우탄
외딴 나무에 매달려 있는 오랑우탄 ⓒ그린피스

오랑우탄뿐만 아니라 수마트라 호랑이, 코뿔소, 코끼리도 극적으로 개체 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사람들 역시 고통받고 있지요. 땅을 둘러싼 갈등은 폭력 사태를 불러오기도 하고, 인권 유린이 만연하며 원주민들은 집을 잃고 있습니다. 지난 25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영국 크기만 한 숲이 사라졌습니다. 이는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줍니다.

너무 오랫동안. 거대 브랜드들과 팜유 업계는 이 잔혹한 죽음에서 도망쳐 왔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우리들은 이 문제에 대해 “아이고, 불쌍한 오랑우탄들”이라고 말하면서도 이제 희망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부모를 잃었거나, 죽음을 눈앞에 둔 불쌍한 오랑우탄들의 사진들만을 보아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변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랑탄 비디오를 봐주세요

그린피스가 저에게 오렌지색 사촌들이 처한 문제들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의 힘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애니메이션의 내레이션을 부탁했을 때 저는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캠페인이 이제 막 시작된 것입니다.

500일은 그다지 길지 않아 보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가 함께 목소리를 높이고, 답을 요구하고, 변화를 재촉한다면 이 아름다운 동물을 볼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대신 우리는 이 상징적인 야생 동물이 다시 한번 ‘진정한’ 야생에서 살아가는 것을 목격하고, 제가 그랬던 것처럼 두려움과 매혹이 한 데 섞인 흥분되는 감정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글: 엠마 톰슨(Emma Thomp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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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우탄 #멸종 #산림 파괴 #팜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