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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박탈 위기에 처했던 머스크가 테슬라 CEO 자리는 지켰다

일단 '최악'은 면했다.

  • 허완
  • 입력 2018.10.01 11:24
  • 수정 2018.10.01 11:25
ⓒPETER PARKS via Getty Images

″누가 일론 머스크를 감독하고 싶어할까?”

3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합의에 도달한 사실에 대한 분석 기사 첫 문장을 이렇게 적었다. 머스크는 테슬라를 ‘상장 폐지’하겠다는 트윗으로 투자자들을 호도했다는 혐의(증권사기)로 SEC에 고발됐으며, SEC는 그의 경영권 박탈을 법원에 요청했었다.

SEC는 29일 머스크 및 테슬라와 합의를 맺었다고 밝혔다. 이틀 만에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CNBC는 ”역사상 가장 신속한 SEC 합의”라는 칼 토비아스 리치몬드대 법학 교수의 말을 전했다. 

합의에 따르면, 머스크는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으며, 대신 CEO 직책은 유지하기로 했다. SEC는 또 머스크의 상장 폐지 트윗과 관련해 법에 따른 정보공개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테슬라를 기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합의는 법원의 승인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Spencer Platt via Getty Images

 

SEC는 머스크와 테슬라가 자신들에게 제기된 혐의에 대한 ”수긍 또는 부정 없이” 기소 합의를 맺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머스크는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며, ”독립적인 의장”이 선임된다. 머스크는 향후 3년 간은 의장으로 선출될 수 없다. 

또 테슬라는 총 2명의 독립적인 이사진들을 이사회에 선임해야 하며, 이와는 별도로 독립적인 이사들로 구성된 새로운 기구를 설립하고 머스크의 커뮤니케이션(트윗 등)을 감독할 추가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머스크와 테슬라는 각각 2000만달러(약 220억원)의 벌금을 납부해야 하며, 이 돈은 법원 승인을 거쳐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에게 배분될 예정이라고 SEC는 설명했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SEC의 고발 다음날인 28일, 테슬라의 주가는 하루 동안에만 13.9% 하락했다. 특히 머스크의 경영권이 박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창업자이자 주요 주주, 이사회 의장, CEO인 머스크는 어떤 면에서 테슬라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WSJ은 테슬라가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는 제목을 붙였다. 머스크의 존재가 테슬라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크게 좌우하는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이유에서다. ”테슬라 내에서 머스크의 막대한 역할을 감안했을 때, 단기적으로 이건 분명 주주들에게 큰 승리다.”

반면 새로 선임될 이사회 의장 앞에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놓여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머스크의 문제적인 충동”을 통제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고위 임원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고 있는 이유를 찾아 해결해야 한다는 것. 

머스크가 회사를 경영해왔던 ”변덕스러운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도 새 이사진 앞에 주어진 숙제라고 WSJ는 전했다. “SEC와의 합의는 테슬라 역사에서 추한 부분(ugly chapter)를 매듭지었다. 월요일은 주가에 좋은 날이 되겠지만 진짜 과제는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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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테슬라 #일론 머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