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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역사상 가장 커다란 새'의 무게는 1톤에 육박했다

ⓒSameer Prehistorica

코끼리새가 ‘지구 역사상 가장 커다란 새’ 타이틀을 다시 차지했다. 이로써 100년 넘게 이어져 온 ‘가장 큰 새’ 논란이 일단락됐다.  

신생대 마다가스카르에 살았던 코끼리새는 동물분류학상 ‘에피오르니티대(Aepyornithidae)’과(科)에 속하는 날지 못하는 거대한 몸집의 새로, 2속(屬) 15종(種)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코끼리새라는 별칭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서 마다가스카에 대해 서술하는 도중에 거대한 새의 존재를 언급한 데에서 유래했다.

코끼리새 중 가장 큰 새는 19세기까지 ‘에피오르니스 막시무스(Aepyornis maximus)‘(이하 막시무스) 종으로 알려졌으나, 1894년 그보다 더 ‘에피오르니스 타이탄‘(이하 타이탄)이 학계에 보고되면서 ‘가장 커다란 새’ 논쟁이 시작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논쟁은 좀 더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논쟁의 시작은 ‘가장 큰 새가 막시무스냐 타이탄이냐‘였지만, ‘막시무스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자란 게 타이탄이다‘라는 논란으로 번졌고, 최근에는 2만년 전 호주에서 멸종한 ‘드로모르니스 스티르토니(Dromornis stirtoni)’ 화석까지 발견되면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런던동물학회 고생물학자 제임스 헨스포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타이탄은 독특한 뼈 구조를 가진 새로운 속과 종에 속하는 코끼리새’라는 점을 밝혀내면서 긴 논란이 막을 내리게 됐다. 헨스포드 박사팀은 수천개의 코끼리새 화석을 정밀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헨스포드 박사는 타이탄의 종과 속에 ‘보롬베 타이탄‘이라는 새 이름을 부여했다. 보롬베는 마다가스카르 언어로 ‘큰 새’라는 뜻이다. 보롬베 타이탄은 키는 3m 이상, 몸무게는 평균 650㎏으로 A.막시무스의 두 배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완전히 성장한 기린 몸체와 비슷한 것이다. 보롬베 타이탄의 한 화석은 무게가 860㎏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핸스포드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영국왕립 오픈 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 최신호에 공개했다. 핸스포드 박사의 연구로 인해 코끼리새의 속은 2개에서 3개로 늘었지만 15개에 달했던 종은 4개로 좁혀졌다.

한편, 코끼리새들이 정확히 어느 시점에 멸종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17세기 프랑스의 기록에 ‘마다가스카르 오지에 타조를 닮은 대형 조류가 산다’는 언급이 있지만, 화석상의 기록을 놓고 보면 기원후 11세기에서 13세기 사이에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코끼리새를 다룬 기록에 대해서도 실제 목격담이라기보다는 대부분 과거 코끼리가 실존하던 시절의 이야기가 원주민 사회에서 구전돼 내려온 것이라는 게 학계의 시각이다.

ⓒ파이널판타지6

코끼리새는 대중매체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에피오르니스의 섬’이라는 사이언스 픽션 소설은 코끼리새의 알을 확보하기 위해 여정을 떠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뤘고,  ‘Attenborough and the Giant Egg’라는 다큐멘터리에서도 코끼리새를 다룬 바 있다. 인기게임인 ‘파이널 판타지 6’에서도 에피오르니와 스펠링까지 똑같은 이름의 몬스터가 등장한다. 깃털을 이용한 특수공격을 사용하는데, 이 공격에 피해를 입으면 중독상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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