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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 27일 15시 52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9월 27일 15시 59분 KST

드랙퀸의 외출 : 성소수자 여기에 있다(화보)

huffpost

올해 서울 퀴어문화축제에는 총인원 12만명이 다녀갔습니다. 인도에서는 10여 년 간 지속된 법정 싸움 끝에 동성애 처벌법이 폐지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만 들으면 성소수자의 삶이 많이 나아진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몇 주 전에 열린, 혹은 열려야 했던 제 1회 인천 퀴어문화축제의 상황은 너무나도 달랐고 끔찍했습니다. 퀴어 당사자이자 퀴어 예술인으로서 응원과 연대를 보태고자 인천을 찾았던 저는 살아 생전 한국땅에서 본 적 없는 혐오와 폭력을 목격하고 돌아와 가슴을 부여잡고 울었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무지갯빛 예술 작품, 굿즈, 의상, 깃발을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동인천 북광장을 찾은 성소수자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이들이, 이웃을 돕고 사랑을 전파해야 할 “기독교 신자”들에 의해 폭행과 탄압의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무지개 깃발은 빼앗겨 부러졌고, 퍼레이드 차량은 펑크가 났으며, 공연 무대는 점거 당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성소수자들과 인권단체 사람들은, 제 친구와 지인들은 밀쳐지고, 잡아당겨지고, 맞고, 할퀴어졌습니다.

이 “기독교 신자”들은 갓난 아이들과 초등학생 자녀들까지 시위에 이용해 혐오를 일삼았습니다. 고용된 용역으로 보이는 이들 또한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수백에 달하는 경찰이 출동하였고, 그들은 가만히 서있었습니다. 밤을 새가며 행사를 기획하고, 공연 준비를 한 수많은 사람들이 다쳤고, 울었습니다.

그래도 그들은, 아니 우리들은 똑같이 폭력으로 맞서 싸우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인천 사태를 성소수자의 “패배”라고 보지 않습니다. 인간다움을 저버리고 법을 어겨 “반칙”을 일삼은 이들과 그걸 묵인하는 공권력 앞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사랑할 권리”는 결코 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인천 사태 이후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갯빛 피켓과 다양성을 의미하는 형형색색의 가발, 화장, 의상과 함께 “드랙퀸”의 모습으로 오랜만에 거리에 나서 일인 시위 겸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집에서 수염을 다듬고 속눈썹을 붙이며 나갈 준비를 하는 과정과 광화문, 시청, 홍대 등의 장소들에서 성소수자의 가시화라는 메시지를 평화로운 방식으로 전달하고자 한 저의 작은 노력을 천영술 사진작가님께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사진에 담아내 주셨습니다. 사진들은 제가 덧붙인 약간의 코멘터리와 함께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저는 동성애를 비롯한 성소수자 관련 개념들이 서구에서 만들어져 우리나라에 수입되듯 들어온 것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퍼포먼스에 한복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한국사회에서 그만큼 더 숨어 지내야 했고, 우리에 대한 이해와 대화가 자유로이, 그리고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우리는 늘 여기에 있었습니다. 아, 교회는 안 내는 세금도 꼬박꼬박 내면서 말이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이 날, 광화문에서는 평화, 새로운 미래라는 주제로 사진전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 새로운 미래에 우리 성소수자들도 포함이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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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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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에 보이는 경찰관님이 집회 시위 법에 해당사항이 없는 합법적인  1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던 제게 다가와 무엇에 관한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제가 성소수자 인권이라고 대답하자 “퀴어문화축제도 끝났는데?” 라고 말하셨고 저는 “인권은 축제하는 하루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예요”라고 대답해드렸습니다. “알았으니 빨리 하고 가라”라고 덧붙이시더군요.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뒤로 보이는 남북 정상회담 성공 기원의 메시지. 지난 19일, 15만 명 가량의 북한 주민들 앞에서 “민족”이라는 단어를 정말 많이 사용하신 문재인 대통령님. 대선을 앞두고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말씀하셨던 그 대통령님. 그 “민족”안에도 우리 성소수자들이 늘 존재해왔음을 인정하시는지, 그리고 우리는 찬성이나 반대의 대상이 아님을 깨달으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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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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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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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 퍼포먼스 히지양, 포토그래피 천영술

About 천영술
제 퍼포먼스를 사진을 통해 멋진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주신 천영술 작가님은 지금은 이태원을 본거지 삼아서 사람을 주제로 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고 계십니다. 성소수자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를 비롯해 많은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이신 작가님은 인간의 다양성에 대한 탐구를 하고 계신 듯 합니다. 남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셨던 작가님은 지금은 한남동에서 남미의 동물인 라마가 로고인 FILM CAFE BRADANA 라는 카페와 작업실을 동시에 운영하며 상주하고 계십니다. 작가님은 영화 애호가이시기도 한데요, BRADANA란 ‘the brightest light in the darkest night’의 줄임말로 영화 바벨(Babel)에서 따오셨다고 합니다. 작가님의 사진들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인스타그램 @sansam_film을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작가님과 연락을 원하신다면filmcafebradana@gmail.com으로 이메일을.

About Heezy Yang (Hurricane Kimchi)
저는 서울 출신의 퀴어 아티스트로 2013년 부터 서울 및 지방 퀴어문화축제에 예술과 공연으로 참여해 오고 있답니다. 일러스트레이션, 포토그래피, 퍼포먼스를 주된 매체로 활용하지만, 그래픽 노블과 소설 등을 통해 이야기 창작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허리케인 김치라는 이름의 드랙퀸으로 또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서울 드랙 퍼레이드의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의 30인의 아티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인스타그램 @heezyyang 또는 @hurricanekimchi을 통해 저의 작품 및 활동 내역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저에 대한 더 구체적인 사항을 웹사이트인 www.heezyyang.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