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노동자였던, 안희정 성폭력 피해 생존자 김지은입니다”

심경을 담은 글을 기고했다.

ⓒ뉴스1

김지은씨가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통해 민주노총에서 발행하는 ‘노동과세계’에 글을 기고했다. 공대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씨가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일하면서 겪었던 일과 특히 (자신과 같은)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들이 (피해 폭로 뒤)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이 문제를 다 같이 생각해달라는 취지로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노동자 김지은이고 싶습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자신을 ‘금융 채무자이자, 병환의 가족을 부양하는 실질적 가장이었으며, 성과로 평가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였다’고 소개했다. 정부부처의 10개월 단기간 행정 인턴으로 시작한 김씨는 학위를 따야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조언에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기간제 노동자, 연구직을 거쳐 계약직 공무원이 되었고 공공기관에서 6년 정도 일했다.

김씨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안희정 선거 캠프에 들어갔지만 “캠프 안의 분위기는 기대했던 것과 달랐다”고 말했다. “모두가 후보 앞에서는 경직됐고, 후보의 말에 대들지 말고 심기를 잘 살펴야 한다는 이야기를 선배들로부터 수없이 들었다”는 것이다.

김씨는 “(이후) 별정직 공무원으로 도청에 들어가 가장 힘들었던 건 안희정 지사의 이중성이었다”며 민주주의자이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와 실제는 달랐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휴일은 거의 대부분 보장받지 못했고, 메시지에 답이 잠깐이라도 늦으면 호된 꾸중을 들어야 했다. 24시간 자신의 전화 착신, 아들과의 요트 강습 예약, 개인 기호품 구매, 안희정 부부가 음주했을 때 개인 차량 대리운전 등 일반 노동자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주어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재판 중에 노동자로서 성실히 일했던 내 인생은 모두가 가해자의 논리를 뒷받침하는데 좋은 근거로 사용됐다”며 “피해자다운 것이 업무를 외면하고 현실을 부정하며 사는 것인가? 하루하루의 업무가 절실했던 내가 당장 관두고 다른 일을 찾을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다시 노동자가 되고 싶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한 김씨는 ”부당한 지시를 하지 않는 상사와 함께하고 싶고, 어려움을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는 동료들과 일하고 싶다”고 글을 맺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안희정 #김지은 #민주노총 #노동과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