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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남북 정상이 마침내 백두산 천지에 오른 역사적 순간

하늘도 마침 화창했다.

  • 허완
  • 입력 2018.09.20 14:43
  • 수정 2018.09.20 14:46
ⓒPyeongyang Press Corps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지요.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하고.”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백두산 천지에 함께 올랐다. 파격과 초유의 일들로 가득했던 2박3일 간의 3차 남북정상회담(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마지막 일정이다.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함께 오른 것도, 한국 대통령이 백두상을 방문한 것도 모두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일찍 평양을 떠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공군 2호기 편으로 삼지연공항에 도착해 자동차로 갈아타고 9시33분 백두산 천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군봉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도 동시에 도착했다. 

ⓒPyeongyang Press Corps

 

남북 정상 내외는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위치로 이동해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이 먼저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합니다.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 내려갑니다. 우리는 내려갈 수 있습니다”라고 운을 떼자 문 대통령은 ”(중국과의) 국경이 어디입니까?”라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국경 위치를 설명했다.

대화의 화제는 백두산의 사계절과 한라산으로 옮겨갔다. 전날 있었던 문 대통령의 5.1능라도경기장 연설도 화제에 올랐다.

ⓒPyeongyang Press Corps

김정은 국무위원장 : ”백두산에는 사계절이 다 있습니다.”

리설주 여사 : “7~8월이 제일 좋습니다. 만병초가 만발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 ”그 만병초가 우리집 마당에도 있습니다.”

리설주 여사 : ”네.”

김정은 국무위원장 : ”(백두산은) 꽃보다는 해돋이가 장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 이렇게만 돼 있어서 좀 가물 때는 마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 ”(옆에 있는 보장성원에게)천지 수심 깊이가 얼마나 되나?”

리설주 여사 : “325m입니다. 백두산에 전설이 많습니다. 용이 살다가 올라갔다는 말도 있고, 하늘의 선녀가, 아흔아홉 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서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는데, 오늘은 또 두 분께서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지요.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하고.”

리설주 여사 : ”연설 정말 감동 깊게 들었습니다.”

ⓒPyeongyang Press Corps

 

이어 문 대통령은 백두산에 오르고 싶었던 ”소원”에 대해 말했고, 김 위원장은 다가올 ‘미래’를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 : ”제가 위원장께 지난 4.27 회담 때 말씀드렸는데요. 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서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많이 갔습니다. 지금도 많이 가고 있지만, 그때 나는 중국으로 가지 않겠다, 반드시 나는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 그렇게 다짐했었습니다.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어요. 그래서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으니까.”

문재인 대통령 :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 ”오늘 천지에 내려가시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 : ”예. (웃음) 천지가 나무라지만 않는다면 손이라도 담궈보고 싶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 ”(웃음) 내려가면 잘 안보여요. 여기가 제일 천지 보기 좋은 곳인데 다 같이 사진 찍으면 어떻습니까?”

남북 정상은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촬영에 임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올렸다.  

ⓒPyeongyang Press Corps
ⓒPyeongyang Press Corps

 

이어 남북 정상 내외와 남측 공식수행원, 북측 고위관계자들도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가졌다. 이 때 김 위원장은 호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 ”대통령님 모시고온 남측 대표단들도 대통령 모시고 사진 찍으시죠? 제가 찍어드리면 어떻습니까? (수행원들, “아이고 무슨 말씀을….”라고 말하며 크게 웃음)”

ⓒPyeongyang Press Corps
ⓒPyeongyang Press Corps

 

천지로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타러 가는 도중에도 대화는 계속됐다. 남측 수행원들은 ‘한라산 답방’ 얘기를 꺼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습니다. (웃음)”

문재인 대통령 :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해야겠습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습니다. 우리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서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일동 웃음)”

리설주 여사: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김정숙 여사: ”한라산 물 갖고 왔어요.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겁니다.”

ⓒPyeongyang Press Cor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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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 내외는 천지로 내려가는 케이블카에서도 같은 칸에 탑승했다. 4인용 케이블카에 부부끼리 나란히 마주 앉은 것.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문쪽에 자리를 잡았다.  

곧 천지 쪽 승강장에 도착한 남북 정상 내외와 일행들은 300여미터를 걸어서 물가로 이동했다. 기념사진 촬영이 다시 이어졌고, 김정숙 여사는 500ml 생수병에 백두산 천지 물을 채웠다. 

ⓒPyeongyang Press Cor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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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 내외와 일행은 10여분 간 천지에 머문 뒤 케이블카에 올라탔다. 사상 최초의 남북 정상 백두산 방문이 이렇게 끝났다. 

더 많은 사진은 아래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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