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18년 09월 19일 16시 57분 KST

10살 이상 나이 많은 남성과 사귀어본 여성들이 '힘의 불균형'에 대해 직접 말하다

"한쪽이 나이가 훨씬 많으면 본질적으로 힘의 불균형이 있다고 생각한다." - 샤나(3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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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의 시대에, 남성이 훨씬 더 어린 여성과 사귈 때 생기는 권력의 역학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작가 조이스 메이너드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5일 메이너드는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 J. D. 샐린저와 잠시 사귀었을 때를 회상하는 글을 뉴욕타임스에 실었다. 당시 샐린저는 52세, 메이너드는 18세의 작가 지망생이었다.

메이너드에 따르면 유명한 작가였던 샐린저는 메이너드의 에세이를 읽고 연락해 “대학을 중퇴하고, 나와 같이 살며(아이도 낳고,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함께 공연할 연극도 같이 쓰고), 영원한 파트너가 되라(난 이걸 진심으로 믿었다)”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러브 스토리는 오래가지 않았다. 메이너드는 예일대학교를 다니다 말고 샐린저와 동거를 시작했으나, 불과 7개월 뒤 “샐린저는 내 손에 50달러 지폐 두 장을 쥐여주고, 집에서 내 물건들을 치우고 사라지라고 했다”라고 메이너드는 말한다.

1998년 샐린저와의 관계에 대한 책을 낸 뒤 문학계에서 메이너드에겐 거머리, 기회주의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그 뒤로 20년이 흘렀다. 메이너드는 이 이야기를 지금 발표했다면 사람들의 시선이 달랐을지 의문을 품고 있다. 샐린저가 자신을 이용했던 면이 있는 것일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성과 여성이 사귈 때 어떤 역학 관계가 있는 것일까?

“독자들로부터 수십 년간 많은 편지를 받았다. 나와 무서울 정도로 비슷한 경험을 한 여성들이 있었다. 아주 어렸을 때 권력 있고 나이 많은 남성들이 그녀들의 순진한 믿음과 사랑을 얻고 인생 경로를 바꾸었다는 이야기들이었다.”

우리는 메이너드의 이야기를 생각하며 젊었을 때 훨씬 나이가 많은 남성과 사귀어 본 여성들에게 그 연애가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물었다. 이제 와 돌아보면 상대가 자신을 이용했다고 느낄까, 어떤 후회(만약 있다면)를 느낄까? 그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아스트리드(33세)

 

“나는 19세, 그는 30대 초반이었다. 우리는 6개월 정도 사귀었다. 나이 차이가 났지만 돈과 차를 가진 건 나였다. 그가 일이 끝났을 때 내가 데리러 가야 했던 적이 많았던 게 기억난다.

그러나 그와의 관계에는 명백히 힘의 불균형이 있었다. 나는 섹스에 대해 많이 아는(최소한 많이 아는 척하는) 연상의 남성과 만나며 무력함을 느꼈다. 그는 섹스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말했으며, 그가 원할 때면 언제든 섹스할 필요가 있다고 믿게 만들었다.

나는 그를 잃게 될까 봐 그 말을 따랐다. 그는 내가 어리고 외롭고 취약했다는 걸 알았던 것 같고, 그걸 모두 이용했다. 그는 늘 어린 여자만 만났다.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어린 여성들을 고의로 노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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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나(35세)

 

“11살 때 처음으로 사귄 남자친구는 16살이었다. 잘 아는 사람이었고(내 가장 친한 친구의 오빠였다) 내가 자란 곳에서는 11살과 16살이 사귀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여겨지지 않았다. 십대일 때는 가끔 20대 초반 남성들과 썸을 타고 데이트를 했으며 대학교 때는 30, 40대 남성들을 만났다.

그런데 나는 어머니가 엄청나게 강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좀 이례적인 경우인 것 같다. 내 인간관계에 대해 어머니가 세세히 안 건 아니었지만, 뭔가 이상하다 싶을 때면 늘 머릿속 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내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일을 해야 한다는 압력을 한 번도 느끼지 않았다.

다행히 그런 관계들은 대부분 가벼웠다. 하지만 한쪽이 나이가 훨씬 많으면 본질적으로 힘의 불균형이 있다고 생각한다. 더 오래 살고 더 많은 걸 했으니까. 은밀하고 교활하다. 돌이켜보면 생각보다 내가 더 어리다는 걸 알게 됐을 때 그들의 눈은 번뜩였다. 머리가 돌아가는 게 보였고, ‘아주 성숙해 보이는데’ 같은 말이 시작됐다. 상대에 대한 칭찬인 동시에 자신이 가질 수도 있는 죄책감을 없애는 방법이다.”

 

앤(22세)

 

“우리는 섹스 파트너에 가까운 커플이었다. 나는 19살, 그는 42살이었다. 슈거 베이비 사이트를 통해 만났다. 당시 나는 동성애자로 나 자신에게 커밍아웃하기 시작할 때라, 굉장히 힘들었다. 그때 내가 했던 생각은 ‘나랑 같이 섹스해줄 남성 한 명만 찾으면 최소한 양성애자라고는 말할 수 있겠지’였다.

권력의 불균형은 물론 있었다. 하지만 흔히 생각할 법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젊은 여성과 즐길 수 있다는 걸 아주 좋아했지만, 나는 스스로에게 나의 섹슈얼리티를 설득하려던 중이었다. 오해는 말길 바란다.

그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다. 그는 나를 존중했고 내가 리드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일 때마다 내가 리드하게 했다. 그는 읽어주길 바랐던 신호를 읽고 내 경계를 존중했다. 나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우리가 무거운 대화를 나눈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그는 나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는 내가 스스로 받아들이고 가족에게 커밍아웃할 수 있도록 정신적으로 격려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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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레사나(70세)

 

“우린 멘사 미팅에서 만났다. 나는 29세, 그는 46세였다. 우리가 만나는 동안 그는 다른 여성 5명에게 구애했다. 그는 우리 중 3명에게 자기와 동거하자고 말했고, 그중 한 명과는 실제로 동거했다. 1년 정도 사귄 다음 내가 물러났던 것 같다. 물론 권력의 불균형은 있었다. 그에게만 소득이 있었다. 그는 내 젊음, 높은 지능과 교육이라는 공통점에 끌렸던 것 같다.

그래도 그와 사귀었던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와 지내며 낙태를 한 번 했던 것이 슬펐지만, 그 아이에겐 그보다 더 나은 아버지를 가질 자격이 있었다. 나는 그를 만나며 사람을 전적으로 신뢰하면 안 된다는 걸 배웠다. 유용한 교훈이었다.”

 

커트니(28세)

 

“나는 18살 때 J를 만났다. 그는 33살이었으니 15살 차이였다. 그는 당시 12살, 8살 아이를 둔 이혼남이었다. 나는 대학교 신입생이었고, 그는 바텐더였다.

우리는 5년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다. 분명히 권력 불균형이 있었다. 그는 내 첫 경험 상대였고, 그는 계속해서 자기가 원하는 변태적인 것들을 하고 싶어 했다. 그는 나를 조종했고 자신이 원하는 걸 하게 만들려고 황당한 거짓말들을 했다.

그가 하는 말은 뭐가 진실인지 알기가 아주 힘들었고, 내내 가스라이팅했기 때문에 내 인생의 그 기간은 거의 꿈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있었던 일과 그가 지어낸 일을 구분하기가 힘들었다.

마지막으로 듣기론 그는 자기 딸의 친구 하나를 사귀고 있다고 한다(그 딸은 나보다 6살 어리다.) 그는 이혼한 이후(2005년쯤인 것 같다) 30살 이상의 여성과 사귄 적이 없다.”

 

에밀리(33세)

 

“나는 거의 평생 연상의 남성들과 사귀었다. 십대 때는 20, 21, 22… 심지어 27세, 38세도 사귀었다. 이혼 후(결혼은 동갑 남성과 했다. 이상한 일이다) 다시 연상 남성들을 만나기 시작했고, 그 이후 쭉 같은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나이차가 많이 나는 사람은 25살 연상이었다. 직장에서 만났다. 내가 별거와 이혼을 하던 중 그와 다시 연락이 닿아 1년 반 정도 사귀었다. 끌리긴 했지만, 길게 봤을 때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타입이 아니었다.

권력의 불균형은 없었다. 우리는 상당히 대등한 사이였다. 어쩌면 내가 젊어서(그리고 예뻐서, 주관적인 거지만) 그의 에고를 북돋아주었기 때문에 우리 관계에서는 내가 아마 더 권력이 컸을 것이다.

그는 겉으로는 꽤 터프한 척할 수 있었지만, 속으론 그다지 터프한 사람이 아니었다. 내 감정을 세심하게 대했다. 그 이후 다른 연상 남성들과 사귈 때도 권력 불균형은 느끼지 않았고, 지금 사귀는 남성과도 마찬가지다(그와의 나이 차이는 13살에 불과하긴 하다).

누구나 다른 속도로 성숙해지고, 누구나 삶의 경험에 영향받는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33년 동안 살며 나는 많은 경험을 했다. 나는 나이보다 훨씬 더 독립적이고 성숙한 여성으로 성장했다. (시간이 허락할 때면 지금도 20살처럼 신나게 놀 수도 있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사귀는 남성과 대등한 권력을 가지지 못했다고 느끼지 않는다.”

 

인터뷰는 명확성을 위하여 편집을 거쳤습니다. 성(姓)은 요청에 따라 기재하지 않습니다.

 

* 허프포스트US의 기사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