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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이제 시작입니다."

  • 허완
  • 입력 2018.09.19 08:49
ⓒPyeongyang Press Corps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협력은 대륙을 가르며 러시아와 유럽에 이르고 바다를 건너 아세안과 인도에 이를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을 것입니다.”

올해들어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첫째날 일정을 마무리하는 환영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도 (정상회담의) 중요한 의제”라며 ”항구적인 평화와 협력의 시대를 여는 큰 걸음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거듭 비핵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완전히 새로운 길인만큼 여러 가지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다”면서도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과 나에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습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Pyeongyang Press Corps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환영사에서 ‘비핵화’를 직접 언급하는 대신 ”역사와 민족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을 더욱 절감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평화의 새시대, 민족번영 새역사를 흔들림 없이 이어나가려는 굳은 마음”을 추켜세운 뒤, ”이제는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는 민족화해와 평화 번영의 새시대로 당당히 들어서게 된 데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 역시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난관’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물론 우리의 전진 도상에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고,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북과 남이 서로 손을 맞잡고 뜻과 힘을 합쳐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때 길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스스로 주인이 되는 새로운 시대는 흔들림을 모르고 더욱 힘 있게 전진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이것이 소중한 자산입니다.

나는 그러한 마음으로 의지를 다지고,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선언을 계승·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입니다.”

ⓒPyeongyang Press Corps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은 밤 11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끝났다. 남측에서는 공식·일반·특별수행원 200여명, 북측에서는 수행원 50여명 가량이 참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환영사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그리고 남측의 손님 여러분, 꽃피는 봄 계절인 지난 4월과 5월에 판문점 상봉에 이어 풍요한 가을에 이렇게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여러분과 희망 (안 들림) 만나게 돼 참으로 기쁘고 감회가 깊습니다.

나는 먼저 민족 앞에 약속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노심초사하시며 평화의 새시대, 민족번영 새역사를 흔들림 없이 이어나가려는 굳은 마음을 안고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분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지난 시기 온 겨레에 평화번영의 꿈과 기대를 한껏 부풀게 했던 역사적인 6·15와 10·4선언이 있었던 평양에서 더 없이 감개무량하고, 한편으로는 어깨가 더 무거워짐을 느끼게 됩니다. 

나는 지난 4월 새로운 역사의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쏘는 심정으로 판문점 분리선을 넘었으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신뢰와 우의를 두터이 하고 역사적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그때로부터 불과 몇 개월 사이에 극적인 변화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우리들이 함께 깔아놓은 새로운 평화의 궤도, 통일의 궤도에서 역풍을 이겨내며 멈춤 없이 달려왔습니다. 나는 우리가 판문점에서 시작한 역사적 첫 출발이 온 겨레를 불신과 대결의 늪 속에서 과감히 벗어나 화해와 평화번영에 접어듦은 물론 이제는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는 민족화해와 평화 번영의 새시대로 당당히 들어서게 된 데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려 남모르는 고충을 이겨 내며 이러한 새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 문재인 대통령께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박수)

우리가 마음과 뜻을 합쳐 북남관계에서 전례 없이 풍요한 (안 들림)을 안아온 지난 몇 달을 보면서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갖게 됐고, 역사와 민족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을 더욱 절감합니다. 우리들은 좋게 출발한 평화번영의 새 역사를 지속해 나가며 북남관계에서 꽃피는 봄날과 풍요한 결실만이 있기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물론 우리의 전진 도상에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고,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과 남이 서로 손을 맞잡고 뜻과 힘을 합쳐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때 길은 열릴 것이며, 우리 스스로 주인이 되는 새로운 시대는 흔들림을 모르고 더욱 힘 있게 전진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이것이 소중한 자산입니다.

나는 그러한 마음으로 의지를 다지고,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선언을 계승·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입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쌓은 신뢰가 있기에 평화롭고 번영하는 조선반도의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과 남에 굽이치는 화해와 단합의 뜨거운 열기를 더욱 고조시키기 위한 데 아낌없이 노력하겠습니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이 뜻깊은 상봉이 북남관계 발전과 우리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온 겨레에게 다시 한 번 크나큰 신심과 기쁨을 안겨주는 역사적인 일로 되리라 확신합니다. (박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건강을 위하여,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한 남측의 귀빈들과 여러분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 잔을 들 것을 제의합니다. 국민과 여러분 모두를 위하여 건배를 제안합니다. (참석자들 일동 기립해 각자 잔을 들고 건배. 박수)

 

문재인 대통령 답사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님, 그리고 귀빈 여러분, 긴 겨울을 이겨내고 함께 맞았던 봄에 ‘가을이 오면 다시 만나자’고 우리는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 그 대로 나를 평양으로 초대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신 김정은 위원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수) 오가는 거리마다 뜨거운 환영을 보내주신 북녘 동포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모든 분들께 남녘 동포들이 전하는 각별한 안부 인사를 전합니다. (박수)

오늘 도착해보니 평양의 발전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대동강변을 따라 늘어선 고층 건물과, 평양 시민들의 활기찬 모습이 아주 인상적 입니다. 과학과 경제를 발전시켜 주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과 성취를 알 수 있었습니다. 남북이 서로 자유롭게 오가며 서로 돕고 함께 발전한다면 온 세상이 깜짝 놀라게 될 것입니다. 지난번 판문점에서 우리는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불과 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꿈같은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에서 카누 여자 단일대표팀이 첫 금메달의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여자 단일 농구대표팀도 은메달이었지만, 만리장성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대동강과 한강에서 흘린 땀과 눈물이 하나가 될 때 우리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희망과 기쁨을 온 겨레에 안겨주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는 우리 민족의 자랑이자 세계적으로도 소중한 유산입니다. 금속활자 실물이 그동안 남과 북에 각 한 글자씩 있었는데 3년 전 남북이 공동 발굴 조사한 개성 만월대에서 세 번째 실물이 발굴되었습니다. 북에서는 ‘사랑스럽다’는 ‘전’, 남에서는 ‘아름답다‘는 ‘단’으로 읽는 글자였습니다. 우리가 함께 이룬 성과를 축복해 주는 듯 했습니다. 다음 주부터 개성만월대 공동 발굴이 재개됩니다. 아주 뜻깊고 반가운 소식입니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우리 민족의 역사를 되살려 낼 것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협력은 대륙을 가르며 러시아와 유럽에 이르고 바다를 건너 아세안과 인도에 이를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을 것입니다.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내실 있는 발전을 이루고,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겠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도 중요한 의제입니다. 항구적인 평화와 협력의 시대를 여는 큰 걸음을 시작하겠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길인만큼 여러 가지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과 나에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습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귀빈 여러분, 나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여기 목란관을 찾은 세 번째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김정은 위원장과는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만남입니다. 김 위원장과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함께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왔던 사이입니다. 우리의 도보다리 대화는 그 모습만으로도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남북의 정상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치 않고 언제든지 편하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남북 간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마침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명절인 한가위 추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처럼 온 겨레의 삶을 더 평화롭고 풍요롭게 하는 만남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의 만남이 북과 남의 국민 모두에게 최고의 한가위 선물이 되길 기원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건배를 제의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위하여”라고 화답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분의 건강과,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과 북 8천만 겨레 모두의 하나 됨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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