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8년 09월 17일 20시 16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9월 17일 21시 07분 KST

주취 폭행 당해 사망한 '강 소방경'의 순직은 인정됐지만, 취객의 죄는 '폭행치사'가 아니다

News1

지난 4월 취객에게 폭행을 당한 뒤 뇌출혈로 쓰러져 5월에 숨을 거둔 고(故) 강연희 소방경이 순직 처리됐다. 그러나 강 소방경을 사망에 이르게 한 취객은 ‘폭행취사죄’가 아닌 구급 활동 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북소방본부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공무원연금급여심의회를 열어 심의한 결과 강 소방경의 순직을 인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강 소방경의 사망 후 5개월 만에 어렵게 인정받은 순직이다.  

강 소방경은 지난 4월 2일 오후 1시2분쯤 전라북도 익산시 중앙동 익산역 앞 도로 한복판에서 술에 취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윤모(48)씨를 구급차에 태워 원광대병원으로 옮기는 구급 활동에 투입됐다.

그러나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정신이 든 윤씨가 응급실 앞에서 강씨의 머리를 주먹으로 6대 때리고 ”○○년, XX를 쫙 찢어버린다” 등 폭언을 퍼부었다. 

sobangkr
윤 씨에게 폭행 당하고 있는 강 소방경의 모습. 

당시 중앙일보 보도를 보면 이후 불면증에 시달리던 강 소방경은 같은 달 5일 강씨는 길을 걷다 머리가 어지러워 구토를 하고 쓰러졌으며 병원에서 ”폭행과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자율신경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같은 달 24일에 뇌출혈로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주일인 5월 1일 숨을 거뒀다. 

지난 7월 30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국과수가 밝힌 강 소방경의 사인은 뇌동맥류 파열과 이후 발생한 합병증(심장 등의 다장기부전)이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질환을 말한다.

국과수는 “폭행 및 욕설 등의 자극이 강 소방경이 앓고 있던 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이차적 변화를 초래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강 소방경을 순직 처리한 것은 그가 공무 중에 숨졌고, 뇌동맥류 파열이 직무수행과도 관련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형사적 판단은 공단 측 판단과는 다르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따르면 당시 강 소방경을 폭행한 윤 씨는 4월 19일 구급(소방) 활동을 방해한 혐의(소방기본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국과수 부검 결과로는 윤 씨의 폭행이 강 소방경의 직접적인 사인인지를 알수 없어 ‘폭행치사죄’를 적용하기 힘들다. 

당시 전북 익산경찰서 관계자는 “강 소방경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달 초 대한의사협회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두 기관에 조언을 요청해 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두 기관의 자문 결과가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3~6개월이다. 자문 결과에 따라 공소 내용이 폭행치사죄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