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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 17일 14시 20분 KST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의 업무수첩에 적힌 ‘대’(大)자의 정체

'대'법원장의 '대'와 같은 한자다

한겨레

‘양승태 사법부’가 저지른 사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달 결정적인 증거를 입수했다. 

핵심 역할을 도맡은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수년 치 업무수첩을 임의제출했기 때문이다. 수첩에는 윗선의 지시 내용 등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측돼 ‘스모킹 건’으로 불렸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 전 위원 업무수첩에 ‘대’(大)라고 쓴 소제목 아래 누군가의 지시사항이 빼곡히 적혀 있다고 한다. 검찰은 ‘대’가 대법원장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대’가 지시한 내용은 고스란히 대외비 문건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이 전 위원 업무수첩에는 ‘대’(大)자와 함께 △헌법재판관에 ‘급 낮은’ 판사를 추천해 헌재 결정의 권위를 하락시키고 △법원 출신 헌법재판관을 다시 대법관으로 임명해 법원의 입장을 꾸준히 대변하게 하는 방안 등이 담겨 있다.

이 내용은 2015년 10월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과 양형위원회가 만든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방안’ 문건에 고스란히 담겼다. 내용은 물론 목차까지 상당 부분 일치했다.

이 전 위원의 업무수첩은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고 김영한 수석의 업무수첩과 성격이 비슷하다. 고 김 수석은 수첩에 ‘장’(長)이라고 쓴 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를 깨알같이 적었다.

이 수첩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심 재판을 제외주요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증거능력을 인정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