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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 경찰의 흑인 주민 사살 사건 수사가 엄청난 욕을 먹고 있는 이유

왜 피해자에게?

  • 박세회
  • 입력 2018.09.17 11:28
  • 수정 2018.09.17 11:29
사건이 발생한 댈러스의 고급 아파트 단지 '사우스 사이드 플랫츠'.
사건이 발생한 댈러스의 고급 아파트 단지 '사우스 사이드 플랫츠'. ⓒCNN/captured

다른 사람의 집을 자신의 집으로 오인해 들어간 후 거주민을 강도로 착각해 사살한 텍사스주 댈러스시의 경찰 ‘앰버 가이거’ 사건 수사가 ”피해자 흙탕물 묻히기”에 들어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현지 경찰은 보탐 쉠 진의 추도식이 있던 날, 피해자의 아파트에서 마리화나 그라인더와 10.4g의 마리화나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유족 측 변호인은 ”댈러스 경찰은 그의 명예를 실추할 정보를 찾는 일에만 특히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26년동안 이 땅에서 티 없이 살아온 보탐 진은 댈러스 경찰의 총에 맞아 죽고 나서 갑자기 범죄자가 됐다”고 밝혔다. 경찰의 해당 문서를 보면 마리화나와 마리화나 그라인더가 누구의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힌 바가 없다. 

사건을 생각하면 유족 측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보탐 진은 지난 6일 밤 자신의 아파트에 있다가 들이닥친 경찰의 총을 맞고 사망했다. 가해자인 댈러스 경찰 앰버 가이거의 설명을 보면, 가이거는 근무를 마치고 자신의 아파트인 ‘사우스 사이드 플랫츠’의 4층에 차를 세웠다. 당시 가이거의 집은 3층이다. 

다른 층 자신의 집 위치에 있는 아파트에 사는 26세 흑인 남성 보탐 쉠 진의 아파트로 들어간 가이거는 ‘거대한 실루엣’을 보고 강도라 생각해 ”구두 명령”을 내렸으나 이를 무시해 소지하고 있던 권총 두 발을 쐈다. 앰버 가이거가 911을 호출했고 도착한 응급대원들이 진을 병원으로 호송했으나 사망했다. 경찰의 발표를 보면 가이거가 쏜 두 발 중 한 발이 진의 몸에 맞았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보탐 진은 자신의 아파트에 있다가 영문도 모른 채 총에 맞아 사망한 것이다. 지난 16일 CNN이 공개한 현장 공개 영상을 보면 보탐 진의 아프트 안에는 아직도 우유에 섞인 시리얼 그릇이 놓여 있다. 피해 당시 상황의 일상성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사건에 결정적인 증거를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사건 직후 가이거가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고 증언해 논란이 되었다. 

경찰이 9일에 발표한 가이거의 증언을 보면 ”그녀는 전기 칩이 들어간 특이한 형태의 아파트 키를 구멍에 꽂았고, (진의) 집 문이 그녀가 도착하기 전부터 살짝 열려 있어서 키를 넣는 힘에 밀려 완전히 열렸다”고 되어 있다. 

이들이 사는 사우스 사이드 플래츠는 고급 주택단지로 아파트의 모든 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시스템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페이스북에서는 지난 10일 사우스 사이드 플랫츠에 사는 사용자들이 ”우리 아파트 문은 자동으로 닫히는 문”이라며 올린 영상들이 돌고 있다. 영상을 보면 한번 열었던 문이 자동으로 닫히고 대부분의 전자 도어락이 그렇듯 자동으로 잠긴다.

ⓒCBS NEWS/captured

 

이에 대한 추가 증언이나 설명 없이 진의 아파트에서 마리화나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것이 경찰이 어디에 수사 중점을 두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것. 특히 미국 사회에서 마리화나가 일상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비판을 받는다. 트위터에는 이를 비꼬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 난 그의 집 찬장에 접시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 냉장고엔 우유도 있다지? 심지어 그가 약품함에 있는 타이레놀을 먹었다는 루머도 돌고 있어!”

″그는 마리화나를 가지고 있었지. 미국인의 절반이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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