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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아이콘, 폭스바겐 '비틀'이 단종된다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중 하나다.

  • 허완
  • 입력 2018.09.14 15:34
  • 수정 2018.09.14 15:57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2년식 '더 비틀'(3세대) 언론 공개 행사 모습. 2011년 7월1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2년식 '더 비틀'(3세대) 언론 공개 행사 모습. 2011년 7월11일. ⓒTobias Schwarz / Reuters

지난 80년 동안 시대의 상징과도 같았던 자동차 ‘비틀(Beetle)’이 단종된다.

폭스바겐은 내년 7월부터 멕시코 공장에서 비틀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멕시코 공장은 현재 비틀을 생산하는 유일한 공장이다.

1938년 독일 나치 정권 시절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비틀은 역대 최장수, 최다판매 기록을 세운 자동차 중 하나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2270만대 가량이 팔린 것으로 집계된다.

‘오리지널’ 비틀은 2003년까지 생산됐다. 고유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뉴 비틀’은 1997년 공개됐으며, 현재 판매되고 있는 3세대 비틀은 약간의 디자인 변화를 거쳐 2011년 데뷔했다.

1950년대, 독일 시민들이 비틀을 살펴보는 모습.
1950년대, 독일 시민들이 비틀을 살펴보는 모습. ⓒullstein bild Dtl. via Getty Images
나치 시절, 아돌프 히틀러 독일 총리가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모습. 
나치 시절, 아돌프 히틀러 독일 총리가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모습.  ⓒKeystone-France via Getty Images

 

비틀은 ‘국민차’를 뜻하는 폭스바겐(Volkswagen)의 이름 그 자체이기도 했다. 나치 정권 시절, 아돌프 히틀러는 당시 새로 구축한 독일의 새 도로망을 채울 수 있도록 튼튼하고 저렴한 소형차를 개발해 대량으로 생산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포르쉐의 창립자이기도 한 엔지니어 페르디난트 포르쉐가 이끄는 개발팀의 손 끝에서 그 유명한 ‘딱정벌레차’의 설계가 완성됐다. 이 1세대 비틀은 모두 2100만여대가 판매돼 단일 플랫폼으로는 가장 오랫동안,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로 기록됐다.

1963년식 비틀은 1968년 월트디즈니의 영화 '러브 버그(The Love bug)'에 주인공 '허비(Herbie)로 등장했다. 이후 2005년까지 5편의 후속 작품이 이어졌다. </p></div>
<p>사진은 2003년 단종을 앞두고 멕시코 시티에서 한 관람객이 '허비'의 레플리카 차량을 지켜보는 모습. 
1963년식 비틀은 1968년 월트디즈니의 영화 '러브 버그(The Love bug)'에 주인공 '허비(Herbie)로 등장했다. 이후 2005년까지 5편의 후속 작품이 이어졌다. 

사진은 2003년 단종을 앞두고 멕시코 시티에서 한 관람객이 '허비'의 레플리카 차량을 지켜보는 모습.  ⓒReuters Photographer / Reuters

멕시코 푸에블라에 위치한 폭스바겐 공장에서 막 생산라인을 빠져나온, '파이널 에디션' 비틀. 2003년 7월11일.
멕시코 푸에블라에 위치한 폭스바겐 공장에서 막 생산라인을 빠져나온, '파이널 에디션' 비틀. 2003년 7월11일. ⓒAndrew Winning / Reuters
브라질 상베르나르두두캄프에서 열린 연례 '전국 폭스바겐 비틀 데이' 행사에는 1000여대의 비틀 오너들이 참석했다. 2015년 1월25일.  
브라질 상베르나르두두캄프에서 열린 연례 '전국 폭스바겐 비틀 데이' 행사에는 1000여대의 비틀 오너들이 참석했다. 2015년 1월25일.   ⓒPaulo Whitaker / Reuters
비틀 오너들이 가입되어 있는 '방글라데시 폭스바겐 클럽'이 주최한 행사에서 1960년대 생산된 비틀이 퍼레이드를 벌이는 모습. 다카, 방글라데시. 2001년 1월27일.
비틀 오너들이 가입되어 있는 '방글라데시 폭스바겐 클럽'이 주최한 행사에서 1960년대 생산된 비틀이 퍼레이드를 벌이는 모습. 다카, 방글라데시. 2001년 1월27일. ⓒReuters Photographer / Reuters

 

WSJ은 1970~80년대 미국 베이비부머들 사이에에서 비틀은 전형적인 ‘히피들의 자동차’로 통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1970년대 현대적인 디자인과 최신 기술을 적용한 일본차들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비틀 1세대의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다른 유럽차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려나기 시작했고, 폭스바겐 내에서도 ‘골프’에 소형차 대표주자의 자리를 물려주게 된다.

'뉴 비틀' (1997~2011)
'뉴 비틀' (1997~2011) ⓒReuters Photographer / Reuters
'더 비틀' (2011~2019)
'더 비틀' (2011~2019) ⓒAnindito Mukherjee / Reuters
폭스바겐 멕시코 공장에서 마지막으로 생산된 '오리지널 비틀(Type 1)'. 2003년 7월30일.
폭스바겐 멕시코 공장에서 마지막으로 생산된 '오리지널 비틀(Type 1)'. 2003년 7월30일. ⓒReuters Photographer / Reuters
독일 하노버에서 3500여대가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연례 '비틀 모임' 행사의 모습. 2012년 5월1일. 
독일 하노버에서 3500여대가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연례 '비틀 모임' 행사의 모습. 2012년 5월1일.  ⓒTobias Schwarz / Reuters

 

폭스바겐은 비틀을 단종시키는 대신, 생산비용이 저렴한 브라질과 멕시코 공장으로 생산라인을 옮겼다. 폭스바겐은 2003년 7월 마지막으로 생산된 오리지널 비틀 3000대를 ‘파이널 에디션’으로 꾸몄다.  

이후 오리지널 비틀의 유산을 계승한 ‘뉴 비틀‘과 ‘더 비틀’이 잇따라 나왔지만 옛날의 영광을 재현하지는 못했다. 

폭스바겐 미국법인 관계자는 전기차를 비롯한 다른 모델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단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향후에 비틀을 부활시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절대로라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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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폭스바겐 #비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