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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로 보는 한국 힙합의 두드러진 특징 4가지

입시랑 비슷하다

  • 박세회
  • 입력 2018.09.14 12:28
  • 수정 2018.09.14 12:32

엠넷의 효자 프로그램이자 한국 힙합 부흥의 전도사인 ‘쇼미더머니 777’을 보다 보면 한국 힙합은 참 재밌고 기괴하다. 쇼미더머니를 보면서 느낀 한국 힙합의 특징을 정리해봤다.

1. 엄마가 허락한 힙합이 있다

ⓒmnet/captured

윤병호라는 래퍼가 있다. 무대에서 쓰는 이름은 ‘불리 다 바스타드’. 나쁜 녀석들도 다 무찔러 줄 것 같은 이름의 이 래퍼가 쓰는 가사는 이렇다. 

펌펌 패스. 취해서 거릴 비를 맞으며 무작정 돌아다니고 남과 나를 자꾸 비교하게 돼 또 인스타그램을 보면 모두 행복해 보여 내가 못난 건가 싶어지기는 싫어서 걔가 잘 때 밤새워서 뛰어

이런 가사를 쓰는 속 깊은 래퍼지만 이번 쇼미더머니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다섯 번째 참가했는데 (합격 목걸이) 못 가져가면 엄마한테 등짝 맞습니다”. 아니 그전까지 센 척 강한 척 하 다 하다가 갑자기 왜 ‘엄마’가 나오냐고. 집에 가서 어머니한테 등짝 맞는 래퍼 매력 없다고. 

 

2. 힙합 고시생이 있다

잠깐 스쳐지나가는 화면만 보고 놓칠 뻔했 는데 아래 사진 가운데 있는 래퍼가 누구냐면 ‘슈퍼비’다. 쇼미더머니 시즌 5에서 파이널 무대 최종 3인까지 올라갔던 그 슈퍼비 말이다. 이 친구가 이번에 지원자로 참가했다. 

ⓒMNET/captured

이보다 더한 경우도 있다. 이 래퍼를 보라. 저 손가락이 꺾이는 스웩하며 마이크를 잡는 겸손한 손 하며 화면만 딱 봐도 베테랑 아닌가? 작년 쇼미더머니 시즌 6에 참가한 더블케이다. 더블케이가 누구냐면, 쇼미더머니 시즌 1에서 힙합 꼬꼬마였던 로꼬를 데리고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던 프로듀서다. 초대 우승 경력의 프로듀서가 시즌 6에 평가를 받겠다며 다시 나온 것. 형들이 이러니까 불리 다 바스타드 윤병호가 쇼미더머니에 다섯 번이나 도전했다가 엄마한테 등짝 맞을 뻔한 거다. 

ⓒMnet/captured

3.  쇼미에는 힙합 인맥이 있다

쇼미더머니나 고등래퍼에 이렇게 기를 쓰고 나가는 이유는 대한민국에서 일반인이 살아가며 삼연(학연·지연·혈연)을 쌓으려 기를 쓰는 이유랑 비슷해 보인다. ‘고등래퍼’에서 스윙스랑 만난 인연으로 최하민은 스윙스가 있는 저스트뮤직에 들어갔고, 스윙스가 프로듀서로 참여해 참가자들의 실력을 판가름하는 쇼미더머니 777에 참가했다. 스윙스는 최하민을 설명하며 ”너무 타고 났어요 걔는”이라며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는 섹시함이 있다”고 말한다. 이게 뭔가? 자사 뮤지션 홍보하는 자리인가? 최하민이 훌륭한 래퍼라는 건 알지만, 이정도면 안티 아닌가?

ⓒMNET/captured

4. 힙합 학원이 있다

힙합 고시생이 있다면 혹시나 학원은 없을까? 뭐가 하나 ‘떴다‘하면 학원이 먼저 생기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 아닌가? 그래서 찾아봤더니 정말 대한민국에는 힙합 학원이 있다. ‘랩학원’으로 검색하면 ”강남은 XX 강북은 OO” 라는 대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검색되는 업체도 상당히 많다. 혹시나  DJ 장비를 다루는 곳인가 해서 봤더니 랩 발성부터 랩 메이킹 스킬까지 가르쳐 준다고 한다. 그러니까 혹시 부모님한테 허락받아서 랩 학원 다녀서 쇼미 나가는 게 대한민국 힙합 엘리트가 되는 길인가? 

ⓒmnet/captu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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