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동물들은 똑똑하다. 인간이 동물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걸까?

얼마나 똑똑할까.

ⓒPaul Starosta via Getty Images

동물은 우리 생각보다 똑똑하다. 상어는 재즈를 좋아하고 벌은 숫자 0을 이해한다. 인간이 이해하기에도 추상적인 개념들을 동물들이 잘 파악하는 것이다. 박수 갈채라도 보내줘야 할 것 같지만, 인간은 동물들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연민, 선함, 고통, 고생 등을 동물에게서 보면 동물이 영리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묘한 위치에 처하게 된다. 동물이 도덕적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면 우리도 더 훌륭하게 행동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동물 행동 연구는 길고 복잡하며 잘못된 인식도 많았다. 한때는 말이 숫자를 셀 수 있다는 믿음이 퍼져있기도 했다. 동물의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과학은 아직 다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긁을 수 없는 가려움처럼 남아있는 숙제다.

동물의 지성을 이야기할 때 보통 학습이 등장한다.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들도 있다. 하지만 동물이 지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의 이해를 막을 수도 있다.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방식이 동물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

“인류가 도구 사용이나 비통함 등의 능력으로 동물을 테스트한다면, 동물들도 다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없다면 오히려 놀랄 일일 것이다.” 지각력 연구소의 제이시 리즈의 말이다.

인간은 도구 사용 능력이 유난히 좋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거나, 듣거나, 친구를 사귀는 등의 인지 능력도 뛰어나다. 그러나 이런 특성 중 인간에게만 있는 것은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침팬지, 코끼리, 늑대, 개코원숭이, 미어캣들에겐 가족 단위가 존재한다. 범고래들은 비통함을 경험한다. 건강한 인간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 이런 특성들의 조합이 다른 위험한 결론, 즉 인간은 예외적이라는 결론을 낳는다.

이걸 너무 깊게 생각하지는 말라. 인간들은 놀라운 생물이다. 우리가 얼마나 특별하다고 느끼는지 보여줄 수도 있다. 우리는 춤추고 리듬을 타고 격하게 몸을 흔들 수 있는데,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꿀벌들도 춤을 출 수 있다. 꿀벌들은 춤을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살사 댄서와 마찬가지로 꿀벌들에게도 파트너가 필요하다. 벌집을 구성하려면 6만 마리 정도의 파트너와 여왕벌 하나가 있어야 한다.

벌은 8자 모양으로 춤춘다. 종에 따라, 각 벌이 어떤 방향으로 꽃가루를 가지러 갔느냐에 따라 춤이 다르다. 이는 벌의 춤이 의미를 전달할 수 있도록 오랜 시간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학습한 언어는 아니다. 진화의 숫돌로 날카롭게 다듬어진 도구이다.

사라 마펠리는 오리건주 포틀랜드 외곽의 비밀 장소에 위치한 벌 테마 에너지 얼라인먼트 휴식처를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벌의 공동체 마음을 경험하게 해 신체를 치료한다고 한다. 그리고 마펠리가 2시간 동안 12000마리의 벌에 뒤덮이는 것을 보여준다. 이곳에서는 모두 흰 옷을 입는다.

“벌들이 보고 위협적이라고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잔디밭에 흰색 접는 의자를 둥그렇게 늘어놓고 모여앉는다. 음악가들이 연주할 준비를 갖춘다. 마펠리는 손님들에게 찾아온 의도를 묻고는 몸을 벌로 덮으러 간다.

“그들은 곧 무서운 이야기들을 털어놓는다. ‘6살 때 벌에 10번 쏘였다.’ 혹은 ‘내 할아버지가 양봉을 하셨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줄어들고 있다.”

마펠리는 집 뒤의 벌집으로 가서 맨 가슴에 여왕벌 100마리의 페로몬을 바른다. 곤충학자가 그녀를 도와 벌집을 열면 벌들이 몰려 나온다. “미국에서 나와 함께 이 일을 해줄 사람은 그를 포함해서 딱 2명이다.”

그녀는 나무처럼 두 팔을 펼치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간다. 붕붕거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총 24000개의 날개를 마구 움직여 대는 벌들에게 덮여있으면 꽤 덥다.

“벌들은 일정 온도를 유지하려 한다.”고 마펠리는 말한다.

벌들은 천천히 마펠리의 눈까지 기어 올라가 그녀를 황홀하게 만든다. 마펠리는 벌들의 날개에서 리듬을 느끼고 벌들과 춤추기 시작한다.

동물 행동의 대부분은 진화에 의해 일어난다. 인간을 유인원과 구분하는 것은 학습에 의한 행동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크고 좋은 뇌를 갖도록 진화한 우월한 종이지만, 그것으로 도덕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동물 권리의 아이콘 톰 리건은 원하고 선호하고 믿고 기억하고 기대하는 모든 동물은 삶을 경험하는 주체이며 인간의 생각과는 무관한, 그들에게 중요한 자신만의 행복이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쥐들이 우울함을 느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항우울제 테스트에 쥐를 이용한다.” 리즈의 말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연구하는 동물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위해 쥐들에게 감정이 없다고 부인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고 리즈는 말한다.

“동물이 느낄 수 있는지 알기 위해 뇌를 도려낼 필요는 없다.” 제인 구달과 함께 ‘동물에 대한 윤리적 대우를 위한 생태학자 모임’을 만든 생물학자 마크 베코프의 말이다.

우리 인간들이 이를 인정하기란 쉽지만은 않다. 이것을 나쁜 쪽으로 믿는 문화라고 부르자. 우리 개개인이 이 문화에 어느 정도에 젖어있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인간들은 이를 스스로에게 주입한다.

“인간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우리는 좋은 사람이 못된 악당에게 맞선다는 식의 흑백논리로 세상을 설명하고 싶어한다. 단순함을 원하다 보니 우리는 동물을 추상적 개념을 담은 육체적 존재로 생각하게 된다. 지적인 올빼미, 다정한 개, 괴물 같은 상어, 이런 식이다.” 리즈의 말이다.

TV에 빠져사는 사람들에겐 지금도 상어는 물 속에 숨어있다가 공격해 배를 가라앉히고 사람 다리를 물어뜯는 존재다. 미국에서 늑대는 사냥 당해 멸종 직전까지 몰렸다. 세계에서 가장 카리스마 있는 동물들도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인간의 문화는 인스타그램에서 멋져보이는 일부 동물들에게만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1900년대 초반에 베를린 외곽에서는 숫자를 셀 수 있다는 이유로 ‘영리한 한스’라는 이름을 얻은 말이 있었다. 영리한 한스는 동물의 영리함에 대해 인간에게 귀한 교훈을 주었다.

한스는 발을 굴러서 수학 문제에 정확히 답했다. 프러시아 교육부 장관과 작센코부르크고타의 통치자, 동물학자들, 프러시아 군대는 모두 진지하게 관심을 가졌으며 한스가 수학 문제를 맞추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교사 출신이었던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문제를 낼 때도 한스는 정답을 맞추었지만, 그건 속임수였다.

한스는 자기가 정확한 횟수로 발을 굴렀을 때 질문자가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입술을 아주 조금 움직이는 것도 신호가 될 수 있었다. 시간을 두고 발을 구르다 보면 정답에 다다르게 되고, 관객들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한스는 자기가 정답을 맞춘 순간을 알아차렸을 뿐, 정답을 정말로 알았던 것은 아니었다.

영리한 한스가 주는 교훈은 셈하기가 아닌, 실험자의 투사에 대한 것이다. 작센코부르크고타 통치자부터 은퇴한 교사까지, 한스를 연구한 모든 인간들은 동물이 숫자를 셀 수 있다는 것에 흥분했다. 뉴욕 타임스조차 이 이야기를 퍼뜨렸다. 그러나 당신이 키우는 개나 동물원에서 우스운 표정을 짓는 원숭이와 마찬가지로, 한스는 사람들이 자신에게서 무얼 원하는지만을 이해했다.

인간의 행동에 보이는 동물의 반응이 전부 자발적인 것은 아니다. 짖는 것은 자발적이지만, 하품은 그렇지 않다. 개의 뇌에서 어떤 부분이 무언가를 보고 계속 하품을 하게 하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영리한 한스와 하품하는 개에서 우리가 배운 것은 동물 행동에 대한 가장 간단한 설명이 아마 옳을 것이리라는 점이다. 개는 인간에게 감정이입해서 하품하는 게 아니다. 말은 숫자를 셀 수 없다. 하지만 벌은 춤을 출 수 있다? 마펠리는 그건 잘못된 의문이라고 말한다.

“대상을 절개하지 않고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벌을 포함한 모든 것들은 언제나 다르게 느껴진다고 마펠리는 말한다. 지금 벌들은 강하고 생동감이 있으며, 마펠리는 벌들을 따라해야 한다는 것을 이젠 깨우쳤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동물 #과학 #곤충 #생물학 #지능 #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