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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위원장이 밝힌 '게임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될 수 없는' 이유

그는 전직 펜싱선수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포함됐다. 개인 경기로는 클래시 로얄, 스타크래프트 II, 하스스톤, 위닝 일레븐 2018, 팀 경기로는 리그오브레전드, 아레나오브발러가 채택됐다.

아시안게임에만 국한된 이야기도 아니었다. 지난 2016년, 2024 LA 올림픽 유치위원회는 “e스포츠의 세계적인 인기와 기술의 발전은 올림픽을 향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활용될 수 있다”며 2024 올림픽이 LA에서 열린다면 e스포츠를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Kai Pfaffenbach / Reuters

 

하지만 IOC의 입장은 다른 것 같다. AP통신은 이달 초,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올림픽에도 ‘게임’이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는지 물었고 바흐는 ”올림픽에는 폭력과 차별을 조장하는 E-스포츠가 포함될 수 없다. 사람을 죽이는 게임은 올림픽 정신과 모순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점이 생긴다. 올림픽에는 복싱이나 태권도 같은 격투 스포츠가 있다. 게다가 바흐 위원장은 전직 펜싱선수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바 있다 . 칼로 상대를 겨누어 쓰러뜨리는 스포츠를 해온 사람이 E-스포츠를 두고 ‘폭력과 차별을 조장한다’고 말하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AP통신도 이를 지적했다. 그리고 토마스 바흐는 그 답으로 ‘문명화(civilized)’를 꺼냈다. ”모든 전투적인 스포츠는 인간 사이의 폭력에서 기원했지만 스포츠는 이를 문명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반면에 E-스포츠에서는 당신이 직접 누군가를 죽이기 때문에 이는 올림픽의 가치에 맞지 않다”고 답했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말을 종합하자면 그가 모든 E-스포츠를 반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어떤 게임이 게임 속 상대 캐릭터를 ‘죽이는’ 과정이 포함되면 올림픽 정신에 배치된다고 그는 생각하는 것 같다.

 

ⓒUSA Today Sports / Reuters

 

문제는 상당수의 게임에 무엇을 ‘파괴’ 하거나 ‘죽이는’ 과정이 포함된단 점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을 기준으로 누군가를 죽이지 않는 게임은 축구게임인 ‘위닝 일레븐‘과 카드 게임인 ‘하스스톤’ 정도다.

게다가 토마스 바흐의 말도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물리적 폭력이 실제로 벌어지는 격투스포츠와 모니터에 구현된 상대 캐릭터를 파괴하는 게임 사이에 어떤 ‘문명적’ 서열이 존재할 수 있는지 더 설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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