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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 10일 16시 15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9월 10일 16시 17분 KST

'한복착용자 고궁 무료 관람'에 종로구청이 걱정이 많은 이유

'진짜 한복을 가리자'고 제안했다.

뉴스1
2018년 4월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이 제4회 궁중문화축전을 맞아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궁중문화축전은 아름다운 4대 고궁(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종묘를 배경으로 하는 국내 최대 문화유산축제다.

문화재청은 2013년 10월부터 ‘한복 착용자’에 한해 고궁 입장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종로 인근에 한복을 입고 오가는 이들이 늘어난 이유다. 관광객들에게 한복을 빌려주는 대여점도 많이 생겨났다.

문화재청은 2016년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남자는 바지저고리, 여자는 치마저고리’를 입어야 한다는 내용이 논란을 빚었다. 여자의 경우 ‘과도한 노출제외’라는 단서도 추가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당시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남녀가 한복을 바꿔 입고 오거나, 두 사람이 한복 한 벌을 빌려 상·하의를 하나씩 입고는 들여보내 달라고 우기기도 한다. 외국인들이 이런 걸 따라 하기도 한다.”

″무료입장 시행 초기에는 저희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는데, 점점 항의가 빗발쳤다. ‘저것도 전통이냐’ ‘조상들이 본다면 혀를 찰 일이다’ ‘외국인도 많은데 보기에 안 좋다’ ‘문화재청은 왜 보고만 있느냐’ 등 지적을 받았다.”

″고궁 한복 무료입장의 취지는 전통 계승이다. 이런 일은 전통 왜곡이다. 적어도 문화재청은 기본을 지켜야 하지 않겠나”

지난해 12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 가이드라인을 국가인권위원회에 문제제기했다. ‘성별이분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라는 이유에서다.

가이드라인이 빚고 있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무엇이 진짜 한복인가’도 논란거리다.

종로구청은 11일 정부 관계자, 한복 전문가, 한복 대여업체 사장 등을 초청해 ‘우리 옷 제대로 입기’ 한복 토론회를 개최한다.

종로구청은 ”최근 몇 년 동안 화려한 금박과 레이스, 리본으로 장식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이들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한복의 형태는 우리의 전통의복과는 거리가 멀다”라며 ”왜곡된 문화전파가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행사 개최 이유를 밝혔다.

토론회에는 문화재청과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소재 궁궐 관계자, 한복 대여업체, 한복 전문가, 지역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다.

종로구청은 지난해 8월에도 비슷한 워크숍을 열었는데 당시 오간 얘기들은 이렇다. 

‘한복 제대로 입는 법’에 대해 특강을 한 박창숙 (사)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 회장은 대여점에서 빌려주는 한복의 사진을 보여주며 ”디자인이 너무 많이 변형돼 한복인지 양장인지 도무지 모를 정도”라며 ”한복은 문양과 기교로 입는 게 아닌 색깔을 단아하게 해서 입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주는 먼저 ”가게들은 우리 전통한복과 퓨전한복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는데, 손님들에게 고르라고 하면 대부분 퓨전한복을 입는다”며 ”요즘 젊은이들은 전통한복은 불편한 반면 퓨전한복이 촉감이 좋고 시원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2017년 8월13일)

당시 토론에서는 ‘퓨전한복을 입는 사람보다 전통한복을 입는 사람에게 입장료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자’는 대책이 오갔다고 한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10일 허프포스트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우리 구가 한복축제, 한복체험관 등 한복 관련 행사를 많이 하다보니 한복에 대해 구청 차원에서 입장 정리를 할 필요가 있어서 의견 수렴 차원에서 개최하는 토론회다”라고 설명했다. 

구청은 이날 나온 의견을 토대로 문화재청에 ‘진짜 한복’에 관한 내용을 가이드라인에 추가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전통이라는 개념에 대해 너무 완고한 해석을 하는 것 아닌가’라는) 여러 지적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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