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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 10일 11시 33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9월 10일 11시 34분 KST

양승태 대법원이 특정언론사에 기획기사 의뢰했고 그대로 실렸다

기사가 실리고 난 뒤, 계획에 없던 구독료가 지급됐다

하루가 멀다하고 밝혀지는 사법농단의 의혹이 또 터져나왔다. 이번엔 양승태의 대법원이 특정 언론사에 기획기사를 의뢰했고 별다른 수정 없이 실렸다는 의혹이다.

 

 

한국일보 등 여러 언론사의 보도 내용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016년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대법원을 비판한 박한철 당시 헌법재판소장을 깎아내리는 기사를 직접 작성해 한 언론사에 제공해 준 사실을 파악하고 정확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검찰이 확보한 문건은 2016년 3월에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신문 기사 초안’ 이다. 여기에는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 3명을 지명하도록 하고 있는 현행 헌법에 대한 박한철 당시 헌재소장의 발언을 비판하는 내용이 실려있다. 이 문건은 한 언론사에 건네진 뒤 며칠 뒤 별다른 수정 없이 지면 기사로 보도되었다고 한국일보는 말하고 있다.

 

뉴스1

 

허프포스트코리아의 취재결과 대법원이 기획하고 의뢰한 글은 법률신문의 2016년 3월 25일자 기사 ”박한철 헌재소장, 거침없는 발언에 법조계 ‘술렁’으로 보인다.

″박 소장은 지난 18일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 3명을 지명하도록 하고 있는 현행 헌법에 대해 ”솔직히 자존심 상한다”며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지 못한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 3명을 지명하는 것은 헌법재판관의 민주적 정당성을 희석시키는 일”이라며 작심한 듯 발언했다.

22일 한 부장판사는 ”양 대법원장이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과 달리 박 소장은 헌재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대법원을 무차별 공격했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부장판사도 ”사석에서나 할 법한 이야기인데, 공식석상에서 공개적으로 한 것은 너무 경솔해 보인다”며 ”만약 재판소원을 허용하면 헌재는 마비될 것”이라고 했다. ”

이는 지난 7월 말에 공개된 문건, ’조선일보를 통한 상고법원 홍보전략’ 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돈을 주고 정책 홍보성 기사를 게재한 정도가 아니라 국가예산을 사용해 타 부처 수장을 폄훼했다는 사실이 된다.

검찰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기사가 나간 그해 이 언론사에 구독료 명목으로 예산 7,000만원 가량을 집행했고, 이듬해인 2017년에도 이 언론사에 대해서만 1억3,000만원 대 예산을 투입했다. 검찰은 이 돈이 국제 유가 하락으로 기름값 부담이 줄면서 남은 예산을 사용했다는 진술에 따라 불법적인 예산전용이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법원행정처의 대필 기사 작성과 언론사 구독료 예산 증액 모두 당시 고영한 법원행정처장(대법관)과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했다고 검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