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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애자 남성들은 오르가즘을 느끼게 해주는 방법을 레즈비언에게 배워야 한다

무조건 읽어라.

  • 김도훈
  • 입력 2018.09.07 15:21
  • 수정 2024.03.22 10:30

재미있는 사실: 레즈비언들은 오르가즘을 느낀다. 아주 많이.

동성과 사귀는 여성들이 그 어떤 여성들보다 오르가즘을 더 많이 느낀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5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레즈비언들의 86%가 섹스를 할 때 늘 혹은 보통 오르가즘을 느끼는 반면 양성애자 여성은 66%, 이성애자 여성은 65%만이 늘 혹은 보통 오르가즘을 느꼈다.

섹스를 하는 모든 사람들의 목표가 오르가즘은 아니라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건 문제가 아니다. 무성애자인 사람, 불감증인 사람, 오르가즘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성적 경험에서 다른 것을 얻고, 그건 그것대로 좋은 일이다.

그러나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이 중요한 사람들도 있다. 이성애자 여성과 양성애자 여성들은 왜 레즈비언들에 비해 오르가즘을 덜 느끼는 것일까?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남성의 오르가즘이 주목적으로 여겨진다

거의 모든 이성애 섹스 씬은 남성의 오르가즘으로 끝난다. 남성의 오르가즘이 대단원의 막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여성이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했다면?

여성이 먼저 오르가즘을 느낄 경우 남성이 끝날 때까지 삽입이든 손이나 입으로 하든 간에 계속 섹스를 할 것으로 간주되곤 한다. 그러나 남성이 먼저 끝난다면…?

여성의 오르가즘에 관심을 갖고 오럴 섹스나 바이브레이터 등 필요한 것을 모두 동원하는 훌륭한 남성들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오르가즘으로 섹스가 끝난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더 많은 것이 진짜 문제다.

레즈비언 섹스에서는 오르가즘이 끝이 아니다. 사실, 둘 중 한 명이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서로 오르가즘을 느끼게 할 수 있다. 피곤하긴 하지만 멋진 일이다.

 

삽입에 너무 초점을 맞춘다

우리가 ‘섹스’를 이야기할 때 페니스를 버자이너에 넣는 섹스만을 가리킬 때가 많다. 남성의 오르가즘이 대단원의 막으로 간주되듯, 페니스를 버자이너에 넣는 삽입 섹스가 진정한 성행위로 간주된다. 핑거링, 오럴 섹스, 토이는 전부 ‘전희’로 격하된다.

ⓒBraunS via Getty Images

 

삽입을 통해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는 여성은 25% 정도에 불과한데, 왜 그게 진짜 섹스란 말인가? 우리는 이성애자 여성들이 오르가즘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다른 타입의 섹스에 충분히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한편 레즈비언들의 섹슈얼리티는 오럴 섹스, 핑거링, 토이에 기반을 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의 여성들이 오르가즘을 느끼는데 필요한 클리토리스 자극을 얻는다.

그러나 이성애자 여성도 이 모든 것들을 할 수 있는데, 왜 그들은 필요한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일까?

 

여성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을 요구해도 된다고 느끼지 못한다

나는 말썽을 원하지 않아서 좋지 않은 섹스를 하면서도 즐기는 척했다.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여성들은 귀찮고 성가시게 여겨지는 것을 피하려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요구하지 않도록 사회화된다. 우리의 성적 쾌감은 남성의 쾌감 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선천적으로 가르침 받는다. 섹스는 자신이 쾌감을 느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닌, 파트너를 위해 견디는 것이라고 믿는 여성들도 있다.

그러나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알고 아주 성적인 사람이라 해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당신의 오르가즘보다 파트너의 자아나 감정을 보호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레즈비언 섹스는 평등한 경기장에서 시작한다. 홈 경기라는 이점도 있지만, 보통 파트너들끼리 상대의 오르가즘과 쾌감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는다. 엄청나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자극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성애자 여성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여성의 오르가즘이 ‘신비하다’, ‘규정하기 힘들다’고 묘사되곤 하여 문제가 더 심각하다. 사실은 복잡하지 않다. 레즈비언들의 오르가즘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유니콘이라도 잡으려는 듯 행동해서, 여성 오르가즘을 찾는 걸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오르가즘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얼마나 어려운지는 젠더가 아니라 개인차에 달렸다. 여성들이 입이나 손으로 지겹도록 해주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분명 오르가즘을 느낄 자격이 있다.

 

오르가즘을 연기하기 시작하면 자꾸 하게 된다

섹스가 어색하거나 별로여서, 파트너를 기분좋게 해주기 위해서, 혹은 그저 예의상 오르가즘을 느끼는 척한다. 그러고 나면 상대는 당신이 다음에도 오르가즘을 느낄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다음에도 연기한다. 그 다음에 섹스할 때도 연기한다. 이게 길어질수록 그만두기가 어색해진다.

그래서 당신은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한다. 파트너는 당신이 뭘 원하는지 자기가 안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성애자 여성들이 레즈비언보다 오르가즘을 덜 느끼는 것도 놀랍지 않다.

레즈비언들은 오르가즘을 많이 느낀다. 그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성애자 여성, 양성애자 여성들이 그만큼 느끼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당신의 파트너가 당신의 쾌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당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기회는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보다 정직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고, 페니스를 버자이너에 삽입하는 섹스 이외의 성행위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보다 레즈비언처럼 되어야 한다.

생각을 바꾸자. 전희가 아니라 필수다. 그래야 우리가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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