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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세 직장암 말기 환자가 집에서 혼자 생을 마감 하기로 선택한 이유

어떻게 죽을 것인가?

  • 박세회
  • 입력 2018.09.06 12:37
  • 수정 2018.09.06 13:54
ⓒBenjamin Leow / EyeEm via Getty Images

말기 암 판정을 받았다면, 어떻게 살아야 좋을까? 살기 위해 고통스럽게 싸워야 할까? 항암제가 듣지 않는다면? 호스피스 케어를 받아야 할까?

요미우리신문의 의료 소식 매체 요미닥터(ヨミドクタ-)는 규슈에서 61세에 혼자 생을 마감한 직장암 말기 환자 다나카 유지(가명) 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후쿠오카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대학에 진학. 백화점 근무 후 인터넷을 통해 작은 사업을 시작한 다나카 씨는 40살을 넘겨 결혼을 한번 했으나 이혼했다. 처자는 없고 부모님과 함께 여생을 보내기 위해 ‘마지막 집’이라는 마음으로 2012년 이층집을 세웠다.

폐와 림프샘으로 이미 전이된 직장암 ‘스테이지 4’ 진단을 받은 것은 그로부터 불과 2년 후다. 암 치료의 마지막 단계는 죽음을 기다리는 일이다. 지난 2월 다나카 씨는 의사로부터 ”더 이상의 치료는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음식물을 목으로 넘기기도 힘든 상태. 이 상태로는 ‘호스피스 케어’를 받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나카 씨는 바라던 마지막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다 죽고 싶다”는 소원. 처자는 없고, 고령의 부모는 요양시설에 입소했다. ”앞으로 몇 달을 더 살지 모르지만, 이곳에서 살고 있다”. 그렇게 다나카 씨는 자신의 집에서 마지막을 보내기로 선택했다.

적당한 시기에 다나카 씨는 ‘시미즈 클리닉’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각각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을 인정하고 지지한다. 지켜보는 것이 의무다”라는 신념으로 20년 가까이 암 환자를 자택에서 병간호해온 의사다. 3월부터 시미즈 씨가 주 1회 방문해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를 하고,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간호 스테이션과 계약해 주 2회 방문을 신청했다.

요미닥터에 따르면 지난 6월 5일 방문간호사가 다나카 씨의 집을 찾았을 때 현관에는 이중으로 자물쇠가 잠겨 있었다고 한다. 전화도 받지 않아 경찰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다나카 씨는 장관의 대량 출혈로 혼자 있던 공간에서 세상을 떠났다.

다나카 씨의 누나는 동생이 월드컵을 손꼽아 기다렸으나 일본의 활약을 보지 못하고 떠났다며 ”혼자라도 정말 좋아하는 집에서 지낼 수 있어서 동생에겐 다행이 아닐까요”라고 밝혔다.

아직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층집. 요미닥터는 야구와 축구 잡지, 무선조종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프라모델 등 다나카 씨의 취미 생활이 그가 떠난 거실에 가득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은 2016년 이후 연간 130만명이 사망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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