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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12명이 십대를 납치 강간하고, 고문하고, 몸에 강제로 타투를 새기는 사건이 벌어졌다

"여자애가 좀 이상하다"고 주장하는 가해자 부모의 반응이 매우 익숙하다.

문신이 새겨진 팔을 보여주는 카디자의 모습. 
문신이 새겨진 팔을 보여주는 카디자의 모습.  ⓒSTRINGER VIA GETTY IMAGES

모로코 —  모로코에서 남성들이 17세 여성을 납치하여 강간하고 타투를 새긴 사건이 발생해 분노와 비판이 일고 있다.

카디자(Khadija)로 불리는 십대는 최근 지역 TV에 출연했다. 몸에는 조악한 타투와 담뱃불로 지진 자국이 있었다. 남성들은 친척 집에 있던 그녀를 납치해 두 달 동안 고문하고 강간했으며 만자(卍字) 모양 등의 타투를 새겼다고 한다.

이 인터뷰로 모로코에서는 분노가 일었으며 여성에 대한 폭력을 종식하자는 촉구가 이어졌다. 행동을 요구하는 ‘우리 모두는 카디자다’에 75000명 이상이 서명했고, 이 사건 소식은 소셜 미디어를 타고 널리 퍼졌다. 당국은 이번 주에 관련 남성 12명을 수감했으며, 모로코 국내외에서 카디자와 가족들에 대한 지원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보수적인 모로코에서는 강간 피해자들이 반발을 사거나 피해에 대한 책임을 덮어쓰는 일이 잦다. 일부 용의자들의 부모는 카디자의 신뢰성을 해치려는 운동을 펼쳤다.

그들은 카디자의 평판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카디자의 이웃들은 이에 대해 ‘카디자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위한 조직적 시도’라고 허프포스트 마그레브에 설명했다.

한 용의자의 어머니는 지역 미디어에 카디자가 술담배를 하고, “강에서 수영하고”, 마약 딜러들과 데이트를 했고, 자기 손에 담배를 비벼 끄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른 용의자의 어머니 역시 이와 비슷한 말을 하며 모로코의 슈프 TV에 카디자가 “거리를 배회하고, 언제나 남자아이들에게 술, 담배, 마약을 달라고 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비난한다”고 말했다.

왜 실종 신고가 되지 않았느냐는 의문 제기, 카디자가 매춘을 한다는 주장, 이 사건 전체가 날조라는 주장도 있었다.

카디자와 가까운 사람들은 이런 비난에 충격을 받았다고 이웃인 유세프는 말한다.

“카디자가 정말로 매춘을 했다면 그렇게 변변치 않은 살림이 아니었을 것이다.” 유세프가 허프포스트 마그레브에 한 말이다.

울랄 아야드 마을 
울랄 아야드 마을  ⓒAP PHOTO/MOSAAB ELSHAM

카디자의 아버지인 모하메드 역시 딸을 두둔했다. “왜 그들이 그렇게 반응하는지는 이해한다. 그들의 아이니까. 나는 아무도 해치고 싶지 않지만 정의는 이루어져야 하고, 나는 아무도 거짓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

오코로는 당국이 최초 수감했던 14명 중 카디자가 자신을 납치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 2명은 석방되었음을 지적했다.

“카디자가 이야기를 지어내고 말썽을 일으키고 싶었던 거라면, 그들이 무죄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유세프는 지적한다.

카디자의 어머니는 8월 29일 AP 인터뷰에서 딸의 몸을 보았을 때 기절했다고 말했다.

“그 범죄자들이 내 딸을 데려왔을 때, 나는 기절했다 … 그런 모습인 걸 보고 나는 쓰러졌다. 타투, 화상, 명예를 잃은 모습.” 어머니는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익명을 조건으로 말했다. 딸의 이름 역시 카디자라고만 밝혔다.

“그들은 왜 내 아이에게 이런 짓을 했는가? 그들은 짐승인가? 내 딸이 예전으로 돌아올 수 있긴 한 것일까?” 어머니의 말이다. 이들은 모로코 중부 베니 멜랄 인근의 울라드 아야드 마을에 살고 있다. 빈곤하며 문맹률과 실업률이 높은 시골 지역이다.

ⓒAP PHOTO/MOSAAB ELSHAMY

지역 주민들이 뭉쳤다

모로코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널리 퍼져있으나, 상당 부분 터부시되고 있다.

2016년 유엔여성기구가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 및 인근 도시들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41%의 남성은 ‘경제적 지원이 부부 사이 강간을 정당화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50% 이상이 ‘아내를 감정적으로 학대한다’고 밝혔으며, 15%는 ‘여성에게 육체적 폭력을 행사한다’고 답했다.

2월 발표된 이 2016년 조사에서 설문에 응한 남성 중 62%는 ‘여성들은 가족의 단합을 유지하기 위해 폭력을 인내해야 한다’고 답했다.

“우리는 모두 카디자다”를 쓴 작가 겸 영화 제작자 압델라 타이아는 모로코의 강간 문화를 비판하며 정부와 모하메드 6세 국왕이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P에 의하면 모로코 지식인 수십 명이 이에 서명했다.

“우리는 전진할 것이다. 집단적 자극을 일으킬 새로운 사건이 터졌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아직도 성장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회의 모든 대가는 여성들이 치른다.” 타이아의 글이다.

사건 담당을 자원한 변호사 이브라임 하샤네 
사건 담당을 자원한 변호사 이브라임 하샤네  ⓒAP PHOTO/MOSAAB ELSHAMY

판결은 아직 나지 않았다. 지역 및 국제단체, 의사, 변호사, 우려하는 시민들이 카디자를 돕기 위해 나섰다.

심리학자들이 치료를 제공하겠다고 나섰으며 피부과 의사들이 타투 제거를 돕겠다고 밝혔다.

지역 단체들은 카디자가 혈액 검사를 받도록 주선했으며, 복지부 인사가 입원비를 댔다고 카디자의 아버지가 밝혔다.

“오늘 카디자는 다시 미소를 짓는다. 건강 상태는 안정적이다. 단체들의 지원과 우리를 보러 와준 모든 사람 덕택에 카디자는 희망을 되찾았다.” 아버지의 말이다.

납치와 강간 혐의로 용의자 12명이 수감되어 있으며 3명은 아직 수감되지 않았다고 이번 사건 담당을 자원한 변호사 이브라임 하샤네는 밝혔다. 예심 판사가 수사를 명령했으며 심리는 9월 6일로 잡혀있다고 한다.

 

* 허프포스트Maghreb의 기사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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