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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라니스터가 밝힌 ‘왕좌의 게임 8’의 가설들에 대한 이야기

그린란드에 있는 그와 전화로 대화했다.

ⓒILLUSTRATION: DAMON DAHLEN/HUFFPOST PHOTOS: HBO

‘왕좌의 게임’에서 제이미 라니스터를 연기하는 니콜라이 코스터-왈도와 통화하려고 몇 주 동안 애를 썼다.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 촬영이 끝난 이후, 그는 그린란드 교외의 만년설 위에서 캠핑을 했다. 나는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둔 오픈플랜 사무실 책상에 묶여 제이미 라니스터가 전화해 주기만을 기다렸다. 나는 희망을 품었다. 세상이 온통 겨울이었다.

“그린란드에서 미국으로 전화를 거는 건 꽤 위험한 일인 모양이다.” 이번 달 들어 마침내 제한된 번호를 통해 전화 연결이 되었을 때 그가 내게 말했다.

현실적으로 ‘왕좌의 게임’ 출연자와 언론 종사자가 나누는 모든 대화는 꽤 위험하다. ‘왕좌의 게임’ 줄거리가 조지 R. R. 마틴의 원작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를 추월한 이래 제작자인 댄 와이스와 데이비드 베니오프는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팬들은 베일에 싸인 시즌 8에 대한 작은 정보라도 나오면 군침을 흘린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지금으로선 아무도 모른다. 예전 시즌에 비해 더 영화에 가깝게 만들어졌으리라는 루머만 있을 뿐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덴마크 출신의배우 코스터-왈도는 6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시즌 8이 자신이 참여했던 촬영 중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다. “이게 마지막 시즌이 아니었다면 사람들이 쓰러졌을 것 같다. 다 마치지 못했을 것이다. 북 아일랜드에서 52일 밤을 연속으로 촬영한 적도 있었다. 이런 건 들어본 적도 없었다.”

만년설에서 휴가를 보낼 법도 했다. 제한된 번호로 나눈 대화 내용을 통째로 여기에 공개한다. 최소한의 편집만 거쳤다. 시즌 7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세르세이 라니스터와의 마지막 씬 연기가 어땠는지, 젠드리가 왜 그렇게 빨리 달린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이야기했다.

코스터-왈도는 ‘왕좌의 게임’ 결말을 알지만 우리에겐 말해주지 않았다.

- 7년 동안 제이미 라니스터를 연기한 당신은 이제서야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

그렇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꾸준히 공략했다. (웃음) 아니, 아주 놀랐고 아주 기뻤다.

- 당신 이름이 처음으로 올라간 것을 보는 기분이 어땠나?

그때도 그린란드에 가는 중이었다. 두 딸과 개 두 마리를 데리고 공항에 서 있었다. 항공편이 바뀌었다. 나는 개들을 데리고 나가게 해달라고 경찰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개들이 당장이라도 소변을 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때 (에미상에 대해) 전화를 받았는데 아주 혼란스러웠다. 아주 완벽한 방식으로 그 소식을 들었다. 경찰이 개들을 나가게 해주었다. 개들과 나에겐 아주 기쁜 순간이었다. 이유는 달랐지만 우리는 기쁨을 함께 했다.

- 순수한 안도감을 느꼈겠다.

진정한 안도감이었다.

- 당신의 형제인 티리온 라니스터, ‘핸드메이즈 테일’의 사령관, ‘기묘한 이야기’의 짐 호퍼, ‘홈랜드’의 솔 베렌슨, ‘더 크라운’의 필립 왕자 등 조연상 후보 캐릭터들이 모두 쟁쟁하다. 경쟁이 두려운가?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내가 두려워 해야 하나? 신난다!

‘왕좌의 게임’ 출연진은 정말 손발이 잘 맞고, “우리가 같이 하는 거야”라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나는 (함께 후보에 오른 출연자들인) 레나 헤디와 피터 딘클리지와 같이 출연진을 대표하게 되는 거라 생각한다. 그 자리에 가는 것만으로도 짜릿하다. 조연상 부문의 다른 배우들은 모두 대단하지만, 나는 불안함이나 두려움은 느끼지 않는다. ‘왕좌의 게임’은 후보 지명 22건을 기록했다! 계속해서 성과를 낸다. 믿을 수 없을 정도다.

- 지난 시즌에서 에미상 후보 자리를 굳힌 한 씬이 있었다고 생각하나?

모르겠다. 여러 해 동안 정말 훌륭한 씬들을 정말 많이 연기했고, 시즌 7에서도 대단한 씬들이 몇 번 있었다. 다이애나 리그(올레나 티렐)의 마지막 씬이었는데 그 부분의 대본이 정말 아름다웠다. 그녀 역시 (게스트 여배우상) 후보에 올랐다는 걸 깜박 잊고 말 안 했는데, 충분히 오르고도 남을 만했다. 레나(세르세이 라니스터)와 나의 마지막 씬도 있었다. 일곱 시즌에 걸쳐 거기까지 온 것이니, 정말 멋진 엔딩이었다. 하지만 나는 모르겠다! 나는 그 질문에 징그럽거나 역겹게 들리지 않게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

- 당신 자신의 팬이 되어야 한다, 니콜라이.

자신의 팬이 되어야 하는데 나는, 못하겠다. 난 아니다.

 

ⓒHBO

- 진지하게 하는 말인데 제이미와 세르세이의 그 씬은 시즌 7은 물론이고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최고 중 하나였다. 마지막 대본을 읽으며 제이미가 처음으로 세르세이에게 등을 돌리기까지 얼마나 먼 길을 왔는지 깨달을 때 기분이 어땠나?

이 드라마가 배우에게 어려웠던 점 중 하나는(내 얘기다) 시즌 3까지는 앞으로의 전개를 알고 있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작가들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었다. 대본 말고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그래서 늘 상상력을 사용했고, 시즌이 끝나고 나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계속 생각했다. 스토리라인을 다 구상한 다음 돌아와서 대본을 읽으면 “이걸 어떻게 연기하지? 어떻게 이걸 전달하지?”하는 기분이 든다. 제이미가 (킹스 랜딩에) 돌아와서 세르세이가 왕좌에 앉은 걸 보며 끝나는 시즌 6 이후 나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여러 가지 상상을 했다.

댄과 데이비드는 늘 멀리 내다보고 스토리를 구상하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은 큰 효과를 갖는다. 우리는 내가 (세르세이와) 어떻게 해서 그 지점까지 갈지 열띤 토론을 나눴다. “그들의 아들[토멘]의 죽음에 대해서는 왜 깊이 의논하지 않나?”(라고 내가 물으면) “그들은 우리가 안 보는 곳에서 토론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정말 재미있고 어렵고 또한 힘들다. 하지만 마침내 잘 해낼 때면 그만큼 보람이 있다. 적어도 나로선 그랬다.

ⓒHBO

-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것 같다.

나는 시즌 7의 마지막 장면이 그전에 나올 거라 생각했다. 제이미를 연기하는 나로선 그 대목에서 “마침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내 거절한다. 마침내 그녀에게 맞선다. 정말 비정한 장면이었다. 그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게임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르세이는 왕좌의 게임을 하고 있고, 제이미는 정직한 생존 게임을 하며 자기 남매들도 챙기려 한다. 이게 말이 되려나?

- 시즌 7을 보면 스토리라인에 정말 많은 내용이 들어있어 내가 보기엔 아주 적절했다. 겐드리가 벽으로 혼자 질주하는 것만으로도 다들 놀랐다. 작가들이 예전처럼 조지 R. R. 마틴의 책에 기댈 수 없어서 그랬다고 생각하나?

댄과 데이비드가 만든 드라마니까 그들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다. 엔딩이 어떻게 될 거라 생각하는지 몇 시즌 전에 조지 R. R. 마틴에게 물어봤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소설이 나오지는 않았고, 아이디어가 있다 해도 실제로 쓸 때는 달라진다. 댄과 데이비드는 엔딩을 아주 구체적으로 생각해두고 있었고, 너무 질질 끌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이해했다. ‘왕좌의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둔 이유가 그것이었다. 곧 엔딩이 올 것이며, 질질 끌지 않으리란 걸 시청자들이 알았다.

하지만 겐드리 역의 조 뎀시는 아주 튼튼하고 젊으니 분명 그렇게 빨리 달릴 수 있었을 것이다.

ⓒHBO

- 아주 빨랐다.

정말 잘달린다.

- 조 뎀시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우리와 작년에 인터뷰했을 때 그는 자기가 세르세이의 아들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가설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내 사랑하는 쌍둥이 세르세이는 참 부지런했다. (웃음) 가설이 워낙 많아서 어느 한 가지에 대해 언급하면 진짜처럼 되어버린다. 하지만, 맞다, 내가 듣기로 겐드리는 [말 멈춤] … 조는 자기가 왕좌에 오르고 싶어서 그렇게 말하고 다니는 것 같다.

- 시즌 8을 앞둔 지금은 특히나 스포일러가 드물다. 하지만 시즌 7의 마지막 에피소드 대본에서는 제이미가 이제 ‘홀로 말을 타고 킹스로드를 따라 북쪽으로 가고 있다’고 나온다. 제이미가 북쪽에 있는 형제에게 간다고 봐도 되는 것인가?

북쪽으로 가고 있다. 북쪽에 도착할 거라고 추정해선 안 될 것 같지만, 누가 알겠는가. 북쪽을 향하는 게 나온 건 분명하다. 용에게 잡아먹힐 수도 있다. 아무도 모른다. 아니면 넘어질 수도 있는 거고. 일생일대의 사랑을 만나서 “신이시여, 이제 끝입니다.”라고 할 수도 있고.

- 북쪽에 가서 브리엔을 만나길 바란다! 진정한 당신 일생일대의 사랑 아닌가.

흠, 글쎄, 누가 알겠는가. [웃음] 난 어떻게 끝나는지 알지만… 아니, 그 얘기는 하면 안 된다.

ⓒHBO

- 당신은 제이미가 다음 시즌에 수염을 기른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한동안 이동했으니까. 시간이 좀 걸리는 곳에 가는 거라 털이 자란다. 올해는 트리머를 안 가지고 왔다. 늘 작고 간편한 여행용 트리머를 가지고 다녔지만, 급히 떠나느라 이번엔 두고 왔다.

- 세면도구를 다 깜빡했군.

그렇다. 기본적인 걸 다 두고왔다.

- 제이미란 캐릭터의 오랜 팬으로서, 좋은 사람들과 싸우길 빈다. 과거에 발리리아 강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제이미는 발리리아 강철로 만든 무시무시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 백귀들과 싸워야 한다면 유용하리라 생각할 것이다.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 혼자 여행 중일 때 백귀를 만나지 않기만 빈다.

그에겐 발리리안 강철이 있다! 금 대신 발리리안 강철로 의수를 만드는 게 좋았을 것이다.

- 아주 영리한 방법이었겠다! 드래곤글라스는 어떨까.

바로 그거다!

- 발리리안 강철 무기를 가진 제이미, 브리엔, 존, 샘, 아리아가 ‘어벤져스’처럼 전부 모여서 백귀들을 소탕하면 멋지지 않을까?

음, 멋지겠다. [웃음]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지 그냥 기다려 보자. 정말 흥분된다.

- 심각한 이야기를 다시 하자면, 세르세이를 떠나는 것은 뱃속의 아기도 떠나는 것인데...

100% 연결된 것들이다. 제이미는 세르세이에게 “우리가 이 위협을 무찌르지 못하면 우리 아이를 위한 미래는 없다”고 말한다. 그가 옳은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고 그는 약속도 했지만, 인류의 미래, 자신과 세르세이의 미래가 위험에 처해있기도 하다.

- 세르세이에겐 아이가 셋 뿐일 거란 예언이 있다. 당신 생각은 어떤가? 제이미의 아이인가? 유론 그레이조이의 아이인가? 세르세이가 당신을 속이는 걸까?

[웃음] 정말 우울하군!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유론 그레이조이…

- 그 사람은 다들 싫어한다.

그렇다.

- 시즌 8에서 제이미 등의 캐릭터들에게 분명 큰 변화가 일어날 것 같다. 마지막 시즌 대본을 읽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하나라도 말해줄 수 있나? 이 세계의 팬으로서 만족스럽던가?

나는 다 읽고 나서 작가들에게 “이 이야기의 결말을 이보다 더 잘 낼 수는 없을 것 같다.”라고 썼다. 내게 있어서는 아주 만족스러운 동시에 아주 놀라웠으며 내가 바라던 모든 것들이 이루어졌다. 앞뒤가 잘 맞는다. 살인자가 마지막에 밝혀지고 “오! 이건 예상 못 했네.”하는 식의 드라마가 아니다. 작가들이 아주 잘 해냈다.

- 그리고 당신이 마지막 시즌까지 등장한다!

그렇다! 놀랐다. 맙소사, 새 대본을 받을 때마다 “OK, 아마 이걸로 끝이겠군.”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라니스터 아이들이 끝까지 나온다.

- 마지막 시즌인데, 마침내 이 캐릭터와 작별하는 기분이 어땠나?

맨 마지막에는 좀 울컥했다. 시즌 내내 우리는 눈물 흘리며 이별하고 환송 식사를 열었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내가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게 이번 시즌 니콜라이 마지막 장면이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 공기 중에 수분이 좀 있었던 것 같다. 내 눈 근처에만. [웃음] 하지만 끝이었다. 그렇게 끝났다.

- 출연진, 제작진들과 함께 맥주든 칵테일이든 술 한 잔 했겠다.

그랬다. 상당히 마셨다. 함께 출연할 때도 안 할 때도 시즌 거의 전체를 벨파스트나 주변에서 찍었기 때문에, 여러 해 동안 작업하면서도 처음으로 거의 모든 출연진이 내내 함께 있었다. 함께 놀고 시간을 보내는 게 정말 재미있었다. 우리가 경험한 것, 이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어 얼마나 행운인지를 이야기했다. 이 드라마가 성공한 것은 멋진 일이지만, 벨파스트에서 그들 모두를 만난 것도 정말 좋았다. 시즌 1부터 끝까지 같은 제작진이다. 특별한 일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 중에는 ‘개자식’이 하나도 없었다. 이것도 정말 대단한 일이다. 1천 명이 넘는 일터인데 개자식이 한 명도 없었다.

*허프포스트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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