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9월 03일 17시 37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9월 03일 17시 37분 KST

라이언에어 : 승객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그러나) 인기있는 저가항공사

많은 사람들이 '최악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PASCAL PAVANI via Getty Images

활주로에 몇 시간씩 방치되거나, 탑승한 비행기에서 토사물을 발견하거나, 아니면 기내 감압으로 부상을 당하거나. 이건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LLC)인 라이언에어(Ryanair) 탑승객들이 지난 1년 동안 신고한 사건들 중 일부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비행기에 탑승하는 데 성공했을 때의 얘기다.

1980년대 중반 설립된 이래로 라이언에어는 거의 매년 성장해왔다. 그러나 지난 11개월 간의 비판적 보도와 소셜미디어에서 끝없이 쏟아지는 듯한 부정적 피드백들은 이 저가항공사에 대한 영국인들의 열광이 마침내 식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라이언에어가 최근 겪고있는 문제들은 지난해 가을 시작됐다. 하루 평균 50편에 달하는 항공편이 취소돼 40만명에 달하는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고, 그 중 일부는 탑승 직전에야 항공편 취소 사실을 통보받았다. 불과 지난주에는 취소 항공편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됐던 수표가 지급거절당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장식했다.

그러나 라이언에어 탑승객 중 대부분은 ABTA(영국 여행사협회)나 ATOL(영국 민간항공관리국의 금전 보상 체계)의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취소 항공편으로 인한 불편은 단지 시작일 뿐, 보상 절차는 매우 까다로울 수 있다. (이 금전 보상책은 항공사를 통해 직접 예약한 이들이 아닌,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 여행을 예약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된다.) 

지난해 수십편의 항공편이 취소된 와중에 영국 민간항공관리국(CAA)은 보상 절차 과정에서 ”계속해서 승객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이유로 라이언에어를 상대로 제재 조치를 취했다. 벌금 부과가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CAA는 ”승객들의 권리에 관련해 필요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라이언에어를 비판하며 고객들과의 소통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라이언에어는 1만1000명 넘는 승객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스페인 항공사 부엘링(Vueling)과 함께 공동으로 최악의 항공사에 선정되는 불명예 속에 2017년을 마무리했다. 올해 들어서는 다소 잠잠했던 몇 개월을 보냈으나 7월말이 되자 승무원들과 조종사들이 각각 벌인 파업으로 출발 항공편이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CEO 마이클 오리어리는 100만유로의 보너스를 포기했다. 추가 파업을 위협한 아일랜드 조종사들과의 대화는 현재까지 별다른 결과를 내지 못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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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소셜미디어에는 ”다시는 라이언에어를 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여행객들의 선언이 넘쳐나고 있다. 여행에 동행한 지인들과 따로 떨어져 앉아야 했거나, 형편없는 고객 서비스를 경험했거나, 항공편이 아예 취소됐거나, 운이 없을 경우 이 모든 일을 겪은 사람들이다.

헬렌 뎀프스터(30)는 당분간 라이언에어 비행기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지난 5월 뱅크홀리데이 주말을 맞아 친구 두 명과 함께 그리스 테살로니키로 떠났다. 최대한 빨리, 즉 이륙 48시간 전에 온라인으로 체크인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서둘렀고, 일행이 모두 같은 예약내역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뎀프스터와 그의 친구들은 왕복 항공편 모두 각자 떨어져서 앉아야만 했다. ”그들은 기이하게 나란하지만 완전 다른 좌석을 우리에게 배정해줬다.” 그가 귀국 항공편에 대해 말했다. ”우리 세명은 정확히 각각 (앞뒤로) 다섯 줄씩 떨어져서 서로 다른 열, 비행기의 같은 쪽, 가운데 좌석에 나란히 앉았다.”

″좌석을 바꾸려고 하자 좌석당 8파운드(약 1만1500원)를 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가 그렇게 최대한 일찍 체크인을 했는데 (좌석을) 이렇게 배정할 수밖에 없었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뎀프스터는 같은 비행기에 탄 승객 중 상당수가 일행과 떨어져 앉았다고 말했다.

″남편이랑 떨어져 앉고, 어린 자녀와 떨어져 앉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의 증엄이다. ”모두가 자리에 서서 같이 앉고 싶은 사람 옆자리에 누가 앉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이 괴상한 자리 바꾸기 게임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는 ”직원에게 문의하자 그들은 친절하고 호의적이었지만 ‘회사 정책이 그렇다’는 대답을 내놓았는데, 이상한 정책이라고 여겨졌다”고 말했다.

마요르카섬으로 남자친구와 함께 다음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인 그는 ”거의 두배 가까운 돈을 내고” 저가항공사 대신 영국항공 표를 끊었다.

뎀프스터는 ”라이언에어는 더 비싼 항공 티켓을 구입할 여력이 없거나 그럴 생각이 없는 사람들에게 의도적으로 나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내가 가격을 으로 삼기를 거부하는 이유다.” 

″남자친구와 로맨틱한 여행을 떠나는데 같은 비행기 안에서 정반대편에 떨어져 앉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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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또다른 승객은 최근 2주 간의 가족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승객들이 이미 비행기에 탑승한 상황에서 라이언에어가 그의 귀국 항공편을 취소하면서 이 가족여행은 혼란으로 마무리됐다.

34세인 이 남성은 최근 파트너와 20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스페인으로 2주짜리 휴가를 떠났다. 어린 자녀를 동반했으므로 ”일반적으로 여행은 다소 혼란스럽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저렴하게 비행기표를 끊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결국 수하물, 우선 탑승, 연석 좌석 예약 등을 위해 170파운드(약 24만원)를 더 내야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모든 승객이 탑승한 상태에서 뇌우 때문에 이륙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그는 ”우리는 비행기 안에서 세 시간이나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30분이다가 그 다음에는 ‘한 시간 더 걸리겠군’, 그리고 또 한 시간, 또 한 시간.”

″그리고는 이륙에 대해 관제사들과 이야기를 할 거라고 하더니만 항공편을 취소해버렸다.”

그는 날씨 때문에 이륙하지 못한 게 라이언에어의 잘못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그들이 문제를 처리한 방식 때문에 불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해 새 항공편을 직접 다시 찾아야 했으며, 다음날 떠나는 항공편을 예약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항공편 취소로 인한 숙박과 추가 비용 지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데스크에서 한 시간 넘게 줄을 서야 했다.

그가 앞으로 가족여행에서 라이언에어를 타지 않겠다고 결심한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지 모른다. ”문제는 추가비용, 추가비용, 추가비용이다.” 그가 말했다. ”어떤 가격의 항공편을 찾아냈는데 탈 때쯤에는 가격이 거의 두 배가 되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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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도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했던 여러 라이언에어 승객들은 허프포스트UK에 그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 중 하나는 바르셀로나를 거쳐 발렌시아에서 이스트미들랜즈 공항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이 “4시간 전에” 취소됐다는 내용이었다.

파트너와 함께 여행을 하던 이 승객은 예기치 못하게 24시간을 더 스페인에 머무는 동안 발렌시아로 향하는 기차표, 숙박비, 식비 등을 지출해야만 했다. 그는 라이언에어로부터 어떤 사과도, 보상 신청 절차에 대한 어떤 설명도 안내 받지 못했다.

또다른 하나는 9월10일 금요일 ”두 시간 전에 취소된” 항공편에 대한 보상을 신청하는 중이라는 한 승객의 사례다. ”오늘 밤 온라인 채팅을 시도했는데 역대 최고로 도움이 안 되는 사람(고객서비스 상담원)이었다.” 

이런 일화들은 라이언에어의 시대가 끝났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게 전부인가? 탑승객 숫자를 보면 얘기가 다르다.

지난 7월, 라이언에어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이 20%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건 탑승객 수가 감소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라이언에어는 2018년 5월~7월에 전년동기 대비 7% 늘어난 3760만명의 승객을 태웠다. 라이언에어는 유가 상승, 타격이 컸던 파업을 이익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 때문에 주가가 떨어지긴 했지만 6주 만에 원래 수준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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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경험담들에도 불구하고 여행객들은 여전히 수백만명씩 라이언에어 홈페이지로 몰려들어 항공편을 예약하고 있다. 왜 그럴까? 라이언에어가 꾸준히 경쟁자들을 압도해온 게 하나 있다. 바로 가격이다.

스코틀랜드인 알리 샤임(28)은 스페인에 거주하며 아일랜드 더블린에 본사가 있는 회사의 지브롤터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대략 두 달에 한 번씩” 출장 및 개인적 용무 때문에 영국과 아일랜드를 오간다.

언론에는 항공편 취소와 지옥같은 대기시간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지만, 그는 한 번도 그런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말한다.

″두 개 항공사가 있다면, 나는 그게 설령 라이언에어일지라도 언제나 저렴한 걸 선택한다.” 샤임이 허프포스트UK에 말했다. 

 ”나는 그저 제일 싼 걸 고른다”고 그는 말을 이었다. ”’편안할까? 어떤 좌석이 좋을까? 이런 걸 걱정할 필요가 없다. 라이언에어를 타고 세시간 넘게 이동해 본 적이 없다. 그 시간이면 유럽(의 어지간한 목적지들)을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샤임은 또 ”파업이든 날씨 때문이든, ‘라이언에어가 그럴 수도 있고, (경쟁 저가항공사인) 이지젯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날씨로 인한 결항을 결정하는 건 관제사들이고, 나머지는 공항 직원들의 몫이다.”

많은 사람들이 불평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샤임의 이런 느긋한 태도를 취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저렴한 비행기표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될 위험을 감수할 의지가 있는 이들이다. 이들은 단지 소셜미디어에서 목소리를 높이지 않을 뿐이다.

지난 2013년, CEO 오리어리는 부정적 보도가 잇따른 이후 가졌던 한 인터뷰에서 특유의 자신감을 선보인 적이 있다.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만 아니라면, 부정적인 언론 주목을 받는 게 긍정적인 관심을 받는 것보다 더 많은 좌석을 팔아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부정적 관심은 엄청나게 많은 공짜 홍보효과를 가져다 줘서 더 많은 비행기표를 팔아준다.”

어쩌면 그의 말이 맞았는지도 모르겠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K의 Ryanair: Is The UK’s Love Affair With The Budget Airline Finally Over?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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