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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 없는 얼굴엔 이유가 있다

ⓒsaulgranda via Getty Images
ⓒhuffpost

소리 내어 짐승같이 울고 싶을 때도, 서운한 마음 감출 수 없어서 뾰로통하고 있어도,억울하고 화가 나도. 기분 좋고 설레더라도. 그 어떠한 감정도 살갗에 드러내지도 않고, 입 밖으로도 드러내지 않을 때 사람의 생기는 자연스레 없어지기 마련이다.

살아있는 사람의 생동감은 희로애락의 여러 가지 감정들을 표현함으로써 발현되기 때문에. 그리고 생명체가 없는 물건과 구별되는 점. 즉, 살아있는 생명체로 느껴지는 것은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살아 숨쉬기는 해도 살아있는 사람 같지 않을 때 곁에서 보기 참 딱하고, 답답하기 그지없다.

감정을 느낀다는 것. 그게 어떠한 감정이든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감정이 동요되고 마음이 흔들린다는 것을 몹.시.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감정적으로 변질될 그 상황을 피하거나 혹은 이성의 역할을 키워서 그 상황을 인지적으로 이해하고 정서적 거리감을 만들려고 한다.

그러한 행동 이면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이는 감정을 느끼는 것을 무섭게 여긴다. 그들이 감정적인 상태가 되었을 때, 누군가가 같이 견뎌주고(holding) 그들을 진정시켜준 적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 그 감정을 알아주고, 수용해주며, 그 감정을 해소할 수 있게끔 적절한 안내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감정을 느끼는 게 무서운 거다.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감정 덩어리가 마치 폭탄 덩어리처럼 느껴져서 그것이 뚜껑을 열고 튀어나와 터져버릴까 봐 무서운 거다. 수류탄의 꼭지가 빠졌을 때 우리가 통제할 수 없어서 두려워하는 것처럼 말이다.

혹은 감정을 표현했을 때, 이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들었을 경우에도 우리는 감정 자체를 느끼거나 표현하는 데 거부감을 느낀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들었는데 그 행동을 지속할 경우 타인의 애정이 철회될 것이 분명하기에 표현하지 않는 것이다.

이외에도, 자신 가까이에 있는 누군가가 너무나 감정적인 사람이었을 경우.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너무 힘들고 지치기 때문에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감정 표현을 자제하게 된다.

각자 이유가 있고 이득이 있어서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지만, 표현하지 않았을 때 얻는 이득보다는 표현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비교할 수만큼 더 크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체험해봤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수없이 한다.

감정을 서로 공유할 수 있어야 상대방과 더 가깝고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신뢰가 쌓이기도 하다. 상대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표현하지 않은 채 상대를 어떻게 가까이 대할 수 있겠는가. 또한, 내가 어렵게 꺼낸 내 감정을 상대가 수용해주었을 때 그때만큼 우리가 가깝게 느껴지는 찰나도 없을 것이다. 관계에 있어서는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모든 면에서 이득이다. 단, 표현 방식에 있어서는 또 다른 문제이다.

그밖에 여러 가지 장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자신의 이전 경험을 토대로 여전히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쉽사리 내 이야기만 듣고 다르게 살아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익숙한 것을 편안한 거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지금의 방식을 고수하기에 그렇다.

편안한 것과 좋은 것은 다른 차원의 것이니, 한 번이라도 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용기를 내보았으면 좋겠다. 이때 또 중요한 것은 솔직하게 표현하는 데 있어서 나 스스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나의 솔직한 마음을 들어줄 상대에게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끔 미리 이야기해주자. ‘내가 너에게 서운했던 것을 표현하려고 해. 하지만 너를 비난하거나 사과를 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야.’ 내 감정,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후에는 잊지 말고 꼭 물어봐야 한다. ‘내 이야기 듣고 너는 마음이 어때?’

혹은 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장면에 자신을 내몰아 봤으면 좋겠다. 만약, 당신이 지금 감정 자체를 표현하지 못함으로써 불편감을 느끼고 있다면 말이다.

* 필자의 블로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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