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18년 08월 30일 15시 02분 KST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은 가톨릭이 지금도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첫 응답은 훌륭했지만...

Alessandro Bianchi / Reuters

바티칸이 논란으로 대격동을 겪고 있다. 보수적, 반 동성애적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적인 대주교는 교황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런 와중에 교황이 기묘하고 걱정스러운 발언을 하여 바티칸이 수습에 나섰다.

가톨릭 고위층이 사제들의 성적 학대를 은폐했다는 고발이 다시 이는 가운데, 아일랜드에서 돌아오던 교황은 기자에게 게이라고 커밍아웃한 자녀를 둔 아버지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교황은 아버지는 기도해야 한다고 말문을 뗀 뒤, 아이를 피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비난하지 말라. 대화하라. 이해하고, 자녀가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라.”

첫 응답은 이렇듯 훌륭했고, 미국 미디어는 여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이에 묻힌, 혹은 생략된 교황의 두 번째 발언을 유럽 미디어는 크게 다루었다.

가디언의 보도에 의하면 교황은 “그것이 어렸을 때부터 드러난다면 정신 의학을 통해 살펴보고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20년 후에 나타난다면 그건 다른 문제다.”고 답하고 “동성애적 성향”을 보이는 아이를 무시하는 것은 “아버지나 어머니의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LGBTQ 및 인권 단체들은 이 발언을 규탄했다.

“교황은 젊은 게이는 바뀔 수 있다는 말을 한 것이다. 이는 여러 번 논박된 바 있는 케케묵은 생각이다.” 국제 앰네스티 아일랜드의 콤 오고먼의 말이다.

바티칸이 후에 발표한 대화 녹취록에서 정신 의학에 대한 부분은 삭제되어 있었다.

왜 이 언급이 삭제되었느냐는 AFP의 질문에 바티칸 대변인은 “교황이 ‘정신 의학’을 언급한 것은 ‘할 수 있는 일’의 예를 강조하기 위함이었음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황은 그 단어를 통해 [동성애가] ‘정신병’이라고 말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교회 내에서 반 LGBTQ 세력들에게 공격받고 있는 교황이 그들을 달래려 해보았다가 너무 멀리갔음을 깨닫고 다시 무마에 나선 것일 수 있다. 어찌 되었든, 동성애는 정신병이 아님을 강조했다는 점은 교황의 발언에 대한 해명에서 중요한 첫 걸음이다.

그러나 이를 명확히 밝힘으로 인해 상황은 더 혼란스러워질 뿐이며, 교황이 정신 의학을 언급한 것이 어떤 의미였는지는 해명되지 않는다. 게이 어린이가 퀴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을 정신과 의사가 도울 수 있다는 뜻이었을까? 그렇다면 20년 후에 커밍아웃하는 사람은 왜 다른가? 동성애 혐오적 세상에서 사람들은 몇 살에 커밍아웃하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을 것이다.

교황이 ‘할 수 있는 일’을 강조하며 예를 들었다는 바티칸의 주장은 사실은 동성애는 억제할 수 있다, 억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신병’은 아니라 해도 말이다.

이는 사실 동성애 이슈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공식적 입장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게이인 사람은 타고난 것일수도 아닐수도 있지만, 그들은자신의 성적, 감정적 욕구에 따라 행동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 바티칸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교리 문답서에 따르면 동성애의 “심리학적 기원은 아직 대부분 설명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적 행동을 심각한 타락 행동”으로 묘사하고 있다.

누군가 게이라고 해도 “내가 어떻게 심판할 수 있겠는가”라던 교황의 몇 년 전 발언 역시 이와 양립할 수 있다. 무언가로 고생하며 그것을 억제하려고 애쓰면서도 심판 받지 않을 수 있다. 그들을 괴롭게 하는 것이 파괴적이라고 여겨지는 것이라 해도 말이다. “죄를 미워하되 죄인을 사랑하라”는 건 교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있던 말이다.

교황이 칭송받긴 했지만, 이는 LGBTQ를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건강한 사람으로 포용하는 발언이 결코 아니었다.

교황의 이번 발언과 바티칸이 수습에 나서면서도 온전히 해명하지 않는 것을 보면 교황과 가톨릭은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려 해왔음이 분명해진다. 일찌감치 알아차린다면 어린이의 동성애를 통제할 수 있다는 발상에 실낱같은 정당성이라도 부여한다는 것은 종교적 동성애 전환 치료나 회복 치료 지지나 다름없으며, 누가 봐도 굉장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