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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인 내가 보수 방송사 폭스뉴스에 출연하는 이유

대체 왜 우파 프로파간다에 나가냐고?

ⓒAndy Kropa via Getty Images

이번 달에 나는 폭스 뉴스에 출연해서 호스트 터커 칼슨과 함께 이민에 관한 최신 소식에 대해 토론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시장이 이민세관집행국(ICE)과의 정보 공유를 중단하기로 한 것을 주로 다루었다.

칼슨은 시장을 규탄하며, 그랬다간 무법 상태가 되고 연방 기관들이 무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ICE가 어떻게 일하는지를 칼슨에게 설명했고, 기소 당한 불법이민자나 중범죄자를 표적으로 삼기 위해 필요한 정보는 앞으로도 얻을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불편한 팩트를 마주했을 때 보통 그러듯, 칼슨은 내 발언을 공격하기 위해 재빨리 나의 이민 신분을 들먹였다. “당신은 여기에 불법적으로 와 있다!”라고 말하고는 웃었다. “‘대담하다’가 스페인어로 뭔지 나는 모르지만, 당신이 여기 불법적으로 앉아있는데 우리는 당신을 신고하지도, 강제로 끌어내지도 않고 있다.”

내가 폭스 뉴스에 출연했을 때 이와 비슷한 일이 전에도 자주 일어났다. 내 지능과 합법적 자격에 의문을 품거나 내가 미국 법률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등, 폭스 뉴스는 자신들의 부정직한 주장을 덮기 위해 꾸준히 나에 대한 인신공격을 사용해왔다.

폭스 뉴스와 인터뷰할 때마다 내 가족들을 포함한 지지자들은 내게 문자를 보내거나 페이스북에 댓글을 남긴다. 왜 계속 폭스 뉴스에 나가서 그런 모욕을 당하느냐는 것이다.  그들이 그러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너는 믿을 수 있는 증거를 댔지만, 터커나 인종차별주의자 시청자들은 절대 네 말에 설득되지 않을 것이다.” 한 친구의 문자다.

“대체 왜 폭스 ‘뉴스’ 프로파간다에 나가는가?” 내 페이스북 페이지에 누군가 남긴 댓글이다.

“[터커 칼슨은] 당신에게 무례만 범했다. 폭스에 나가지 말고 당신의 목소리가 의미를 갖는 곳으로 가라.”는 글도 보았다.

나는 전에도 환영받지 못하는 곳들을 찾아갔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는 드림법안(불법체류 청소년에게 영주권 신청자격을 주는 연방법안)에 반대하는 미트 롬니 후보에게 도전하기 위해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유세장을 찾아갔다. 텍사스에서는 첩보 기관에 의해 구류되기도 하고, 아이오와에서는 보수적인 아이오와 자유 서밋에서 이민 문제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를 포함한 2016년 대선 후보들에 맞서다가 체포된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떠밀리고, 욕설을 듣고, 퇴장 당했다.

나는 트럼프 같은 정치인들이나 칼슨 같은 호스트들, 그외 극우 인물들의 생각을 바꾸려고 폭스 뉴스 프로그램에 나가고 티 파티 유세에 가는 게 아니다. 내가 거기에 감으로써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간다. 모든 이민자들은 가장 적대적인 곳에서조차 존엄을 가질 자격이 있음을 전국에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간다.

법률(심지어 팩트와 통계까지도)에 대한 토론은 완전한 불화에 이를 때까지 고조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이야기는 다리 구실을 하기 충분할 만큼 강력하다. 우리의 이야기는 서로를 이어주며, 무당파, 온건파, 진보파, 심지어 비슷한 경험이 없는 일부 보수파까지도 자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불법체류 부모들에게 공감할 수 있게 해준다. 시간제 대학 과정 학비를 대기 위해 투잡, 쓰리잡을 뛰는 드리머들에, 아이와 떨어져야 한다는 끔찍함에 공감을 느끼게 한다.

트럼프가 이민자 가족들을 분리시키는 가혹한 정책을 계속 실시하고 있는 지금, 폭스 뉴스에 내가 등장한다는 사실은 대화의 역학을 바꾸고 미국인들에게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이슈의 인간성을 대면하도록 강제한다.

용감한 남녀들이 인종차별에 도전하기 위해 목숨까지도 걸고 백인들만 있는 레스토랑 카운터에 앉을 수 있다면, 혹은 투표권을 위해 행진할 수 있다면, 나는 우리의 이민자 이웃들 역시 우리 법률에 의해 평등한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미국에 일깨워주기 위해 얼마든지 폭스 뉴스에 나가서 모욕 몇 마디를 견딜 수 있다.

방송 중의 폭스 뉴스 호스트들은 시청자들의 극우 이념을 충족시켜줄 준비가 된 광적인 연기자들이다. 방송 중이 아닐 때는(그리고 정치 이야기를 빼면) 이들 대부분은 사실은 우리 나라의 정치 담론에 참여하는 한 목소리가 되기를 선택한 예의 바른 사람들이다. 나 역시 보수 뉴스 쇼에 나갈 때는 한 목소리가 되기를 선택한다.

내가 2급 시민으로 간주되고 대접받는 곳에 걸어들어가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가끔은 내가 좋은 영향보다는 나쁜 영향을 더 많이 미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때마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자 신분과 무관하게 우리 모두가 평등하다는 걸 전국에 보여주겠다는 내 의지는 확고하다. 나는 안전한 곳에만 머물거나 내 말에 찬성만 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려고 여기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있든 없든 그 프로그램들은 계속될 것이다. 나 같은 사람들이 폭스 뉴스를 보이콧한다면, 폭스는 그저 우리 대신 다른 게스트들을 불러 대신 앉힐 것이다. 그 게스트들은 아마 나보다 덜 솔직할 것이다. 폭스 시청자들이 내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이 우파 호스트들이 잘못 전하는 내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는 낫다.

앞으로 내가 터커 칼슨과 함께 있거나 다른 폭스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습을 보게 되거든, 내가 거기 앉아 있는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달라. 그러느라 모욕을 당하게 된다 해도 말이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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