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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은 왜 그런 세리머니를 선보였을까?

'조용히 하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 뒤 유니폼을 벗어 카메라 앞으로 내밀었다. 이 때문에 황희찬은 옐로카드를 받았다.

ⓒJUNI KRISWANTO via Getty Images

한국 축구 대표팀이 연장 끝에 우즈베키스탄을 제치고 4강에 진출했다. 약 120분의 시간 동안 총 7골이나 터진 혈투였다. 한국 대표팀의 4골 중 중 3골은 황의조(감바 오사카)에게서 나왔으며, 결승골은 황의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찬 황희찬(잘츠부르크)의 발끝에서 만들어졌다.

황희찬의 골은 연장 후반 12분 터졌다. 황의조가 페널티킥 찬스를 만들어냈고, 황희찬은 킥을 준비하던 손흥민(토트넘)에 양보를 요청했다. 손흥민의 양보에 황희찬이 찬 공은 골키퍼의 손을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천금같은 결승골이었다.

그러나 황희찬은 경기 후 여전히 인터넷에서 비판받고 있다. 골을 넣은 후 선보인 세리머니 때문이었다. 황희찬은 곧장 카메라 앞으로 달려가 입에 손가락을 대며 ‘조용히 하라‘는 세리머니를 취했다. 곧이어 상의를 탈의한 뒤 자신의 유니폼을 카메라 앞으로 내밀었다. 마치 ‘내가 황희찬이다’를 보여주는 듯한 세리머니였다.

ⓒAllsport Co. via Getty Images

이 세리머니로 인해 황희찬은 옐로 카드를 받았다. 축구경기에서 유니폼을 벗으면 무조건 경고가 주어진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를 철저하게 금하고 있다. 이미 월드컵 무대까지 밟았던 황희찬이 이를 몰랐을 리 없다. 물론 준결승부터는 그간 받은 카드가 소멸된다고 하지만, 황희찬이 골을 넣은 때는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아 100%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황희찬은 왜 이런 위험천만한 세리머니를 선보인 걸까? 그 이유는 황희찬 본인만이 알 것이지만, 28일 여러 스포츠매체들은 여기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내 놨다. 아래 모았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황희찬은 이번 대회에서 팬들에게서 가장 공격받는 선수다. (...) 황희찬이 행여 이 세리머니를 통해 그저 외부의 비판에 대한 억하심정을 내비치려 했다면, 이는 대단히 쓸데없는 행동이었다. (...) 이 귀한 찬스를 내준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먼저 했어야 했다. - 베스트일레븐

황희찬의 심정도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간다. (...) 그러나 황희찬이 간과한 것이 있었다. 그 골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다. 단순히 골에만 열광하는 시기는 지났다. 경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골이 그 동안의 부진을 지워주지는 못한다. - 스포츠투데이

ⓒAllsport Co. via Getty Images

그동안 자신을 비난한 이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보여준 것은 ‘나는 황희찬이다’라는 자신감과 비난세력에 반격을 한 것이다. (...)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비난을 모두 날릴만한, 예를 들어 월드컵에서의 김영권같은 활약을 보여주고 그런 세리머니를 했다면 모두가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정도는 아니었다. - 스포츠한국

세리머니는 얼마든 할 수 있다. 사전에 준비했을 수도, 기쁨에 겨워. 경고야 어차피 준결승가면 소멸된다. 그러나 이런 행동도 적절한 때가 있다. 많은 축구 팬이 지켜본 경기다. 고지가 눈앞인데 사사로운 개인의 감정을 드러낸 건 분명 옳지 않았다. - 스포탈코리아

대부분의 매체가 그간 팬들에게 비난을 받았던 황희찬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 세리머니가 전혀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경기를 해설하던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옷을 입어야 한다”고 황희찬을 지적했으며 유튜브 ‘꽁병지TV’를 진행하던 김병지와 송종국 역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황희찬은 과연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 발자국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안정된 경기력과 개인적인 감정에 휩싸이지 않는 태도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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